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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의 건너편 ㅣ 작별의 건너편 1
시미즈 하루키 지음, 김지연 옮김 / 모모 / 2023년 5월
평점 :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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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희망이란 안내인이 말한 '마지막 재회'라는 것이다. / p.17
이 책은 시미즈 하루키의 장편소설이다. 어디까지나 취향이기는 하지만 모모 출판사의 일본 소설을 나름 흥미롭게 봤던 독자로서 출판사에서 발간된 작품들을 읽고 싶은 마음이 들어 서포터즈에 신청했다. 좋은 기회에 앞으로 발간될 새로운 소설의 가제본을 받게 되었고, 이 또한 기대감을 가지고 읽게 되었다.
죽은 이후에 작별의 건너편이라는 공간에 가게 된 등장 인물들은 안내인이 주는 커피를 마시면서 규칙을 듣는다. 이들에게는 스물네 시간이라는 시간이 주어지고, 현세에서 가장 보고 싶었던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만나고자 하는 사람은 인물이 죽었다는 사실을 몰랐을 때 가능하며, 알게 된다면 다시 이곳으로 돌아온다고 한다. 가제본 도서에서는 총 다섯 사람의 이야기 중 세 사람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읽으면서 어떻게 보면 전형적인 일본 소설의 이야기이지만 그 지점이 나름 인상 깊게 와닿은 면이 있다. 특히, 등장 인물들의 모습들을 보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된다. 적어도 가제본 도서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전부 이를 깨우쳐 주는 듯했다. 개인적으로는 세 번째 인물인 이세야 고타로라는 인물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내용도 내용이겠지만 마지막 반전이 생각하지도 못한 부분이어서 더욱 뇌리에 박히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읽으면서 내가 등장 인물이었다면 어떤 사람을 보고 싶어 했을지 상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첫 번째 등장 인물이었던 아야코나 두 번째 등장 인물이었던 히로카즈의 경우에는 어느 정도 상상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인물들을 만났다. 소설이기에 나름 규칙에 맞는 장치들이 보이기는 하지만 나라도 만나고 싶은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상황을 보자면 없거나 만날 수 없는 인물이기에 다른 인물들을 생각해야만 했다.
나름 상상했더니 아마 그냥 작별의 건너편에서 가만히 스물네 시간을 보내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었다. 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전부 내 죽음을 알고 있다는 것에 결론에 닿았다. 그렇게 인간 관계가 넓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가까운 가족에서부터 직장 동료들과 친구들에 이르기까지 소중한 이들은 전부 내 소식을 알았을 테니 말이다. 아마 현생에 다 알고 있기에 소환이 된다고 하더라도 다시 그곳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가제본 도서이기는 하지만 읽고 나니 옆을 지켜 주는 이들이 무엇보다 소중하다는 사실을 느꼈다. 작별의 건너편에 가더라도 못해 주어서 미안하다거나 후회하지 않도록 살아가는 매일매일 그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최선을 다하는 마음이 필요할 것 같다. 물론, 성향 자체가 낯간지러운 것을 못 견디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말로서 이를 표현하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행동으로 그 마음을 느낄 수 있게 다짐하게 되는 작품이었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가제본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