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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도시 여행 - 최신 개정판
박탄호 지음 / 넥서스BOOKS / 2023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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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달달한 파르페를 즐기는 것으로 구라시키 여행에 정점을 찍었다. / p.60
그동안의 일본 여행에서는 늘 아쉬움이 가득하다. 처음 대학교 선배와 떠난 북해도 여행에서는 오타루를 많이 보지 못한 것을, 가족과 떠난 오키나와 여행에서는 많이 돌아다니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 그것은 혼자 가지고 있는 아쉬움이 아닌 같이 간 사람들과도 공유된 느낌이었다. 선배와 만날 때마다 일본 오타루에서 하이볼 같이 마시지 못한 것을 두고두고 이야기를 나누었고, 어머니와도 오키나와 절경을 많이 보지 못한 점을 술안주처럼 꺼냈다.
그렇기에 더욱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지금까지 갔던 일부 여행들 중에서는 아직까지도 뇌리에 강하게 박혀 있는 곳이 북해도와 오키나와가 되었다. 하지만 다시 가고 싶은 마음은 없다. 다른 좋은 나라 여행을 통해 이러한 기억을 덮고 싶다는 생각이 더욱 강하다.
이 책은 박탄호 작가님의 여행 서적이다. 일본 여행에 대한 미련은 없지만 예전에 선배가 친구와 갔다던 일본 소도시가 참 좋았다는 말을 했던 적이 있다. 이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코로나와 반일 감정으로 결국 접었는데 이에 대한 마음으로 책으로 달래고 싶어 선택하게 된 책이다. 여행 서적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코스 안내를 해 주는 책보다는 여행기가 담긴 책을 더욱 선호하는 편이어서 기대를 가지고 읽게 되었다.
작가님께서는 십 년 이상 일본에 머물고 계시는 분이다. 이 서적에서는 도쿄나 오사카와 같은 대도시보다는 소도시를 돌아다니면서 먹었던 음식과 축제, 그때의 생생한 감정들이 담겨 있다. 특히, 서쪽 지방에 대한 내용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데 서른두 곳의 여행지 중 두세 군데를 제외하고는 아예 처음 듣는 도시였다. 일본의 여러 이야기들이 참 흥미롭게 다가왔다.
개인적으로 두 가지 구성이 참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첫 번째는 마지막에 수록된 팁 부분이다. 책의 구성이 도시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하고 마지막에 한 장 정도로 여행에 대한 팁이 실려 있다. 팁이라기보다는 여행 계획표라고 봐야 더 정확할 듯한데 지하철 노선부터 시작해 맛집과 명물들이 적혔다. 완벽한 J 성향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는 참고할 수 있는 부분이어서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는 현지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사진이 수록되었다는 점이다. 여행 서적에는 원래 사진이 많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유독 많은 사진이 실렸다는 느낌을 받았다. 언급하는 내용 전체의 사진이 있다는 생각마저 들게 했는데 그만큼 그곳에 있는 듯한 착각을 주었다. 사진을 보면서 일본 소도시의 매력을 진하게 느낄 수 있어서 그 지점이 참 좋게 와닿았다.
코로나 이후 해외 여행은 꿈을 꾸지도 못했는데 간만에 일본으로 대리 여행을 떠난 듯한 기분이었다. 물론, 가까운 시일 내 해외 여행을 계획하고는 있지만 이렇게 책으로 떠나는 소도시 여행이 참 좋게 느껴졌다. 일본 특유의 분위기를 좋아하는 여행자라면 이 책의 도움을 받아 조금은 낯선 소도시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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