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핍의 사건 파일 - 샐 싱 미스터리 편 여고생 핍 시리즈
홀리 잭슨 지음, 장여정 옮김 / 북레시피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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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그걸 증명해 보일 거고요. / p.14

청소년기에는 지금보다는 조금 더 과감하고 조심성이 없는, 어떻게 보면 말보다는 행동이 빠른 사람이었던 것 같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무모한 일을 아무렇지 않게 도전해 수확을 올릴 때도 있었는데 반대로 실패를 경험할 때도 많았다. 그러나 그게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었다는 점에서 지금 생각해 보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이 책은 홀리 잭슨의 장편소설이다. 여고생이 살인 사건을 조사한다는 내용이 꽤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서두에 언급했던 것처럼 이제 어른이 된 입장에서 보면 조금은 무모하고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주인공인 핍이라는 인물이 어떻게 이를 헤쳐나갈지, 그리고 독자에게 어떤 여운을 줄지 그 지점이 궁금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입장이지만 혈기왕성한 청소년의 도전 이야기를 보면서 스스로 자극을 받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핍이라는 이름의 여고생이다. 학교에서는 나름 명문대에 도전할 수 있을 정도로 모범생인 그녀는 학교 수행평가에 과감하게 5년 전 일어났던 살인 사건을 주제로 하기로 한다. 담당 선생님은 가족과 접촉을 하지 말아야 한다거나 힘을 빼고 하라는 등의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지만 핍은 이미 마음을 굳히고 마을의 살인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초반부터 핍은 범인으로 의심을 받았던 샐 싱의 형제를 찾아갔고, 나름의 사건 파일을 만들어 마을 사람들을 인터뷰하는 등 사건의 진실에 다가간다.

읽으면서 핍의 결단력과 용감함이 대단히 와닿았던 작품이었다. 과연 그 시기의 나였다면 마을 사람들마저도 쉬쉬한다거나 모두가 회의적으로 받아들이는 이 과제를 선택하고 해낼 것인가 스스로 자문자답을 했었는데 부정적인 답변을 외쳤다. 겁이 많은 입장에서는 이러한 상황 자체를 애초에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조금은 다른 스타일의 핍의 살인 사건 이야기와 깊이 생각할 지점들이 하나하나 모이다 보니 몰입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한 가지 지점의 인상적인 면과 또 다른 한 가지의 생각거리가 있었다. 우선, 인상적인 면은 소설의 구성이었다. 핍이 실제로 존재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이는 내부를 보면 알 수 있다. 실제로 탐정이나 형사가 조사한 다이어리처럼 인터뷰 내용이 실감나게 실려 있으며, 자신이 조사한 내용의 사진과 도식화 구조가 너무나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핍이 된 듯한 착각까지 경험했는데 이는 범인을 찾아가는데 몰입도를 높였던 지점이었다.

생각거리는 청소년의 범죄에 대한 문제이다. 주제에서 보다시피 한 여고생의 살인 사건을 다루고 있는데 그 안에서 범죄들이 너무 적나라하게 펼쳐져 있다. 청소년의 강간이라든지, 마약 등이 그렇다. 사실 어른들에게도 중범죄 중 하나인데 어린 나이에 이러한 범죄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점이 조금 씁쓸하게 다가왔다. 또한, 이를 바라보는 마을 주민들을 비롯한 어른들의 시선은 답답하게 느껴졌는데 그런 지점이 핍을 더욱 돋보이게 하지 않았을까 싶다.

단순하게 사건을 파헤치는 내용의 소설보다는 조금 더 크게 와닿았던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페이지를 넘기는 게 너무 아쉬웠고, 다음으로 출간되는 2편에서는 핍이 어떤 사건을, 어떻게 해결하는지 궁금해지는 포인트가 되었다. 당차고 능력 있는 핍의 다음 이야기가 기대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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