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나라 이야기 - cat country
라오서 지음, 이행선.왕방 옮김 / 바른북스 / 2022년 11월
평점 :
품절



그들이 고양이 얼굴을 한 사람임을. / p.15

인간들이 주로 소설의 등장 인물이 되지만 가끔 동물들이 인간의 모습처럼 등장하는 작품을 보면 색다른 느낌을 받는다. 특히, 인간들의 악행을 비판하거나 풍자할 때 동물들이 이를 대변하는데 묘하게 통쾌하다. 마치 내가 느꼈던 부조리함을 그들이 대신 질러주는 느낌이라고 할까. 비슷한 예로 영웅들이 등장하는 스토리 또한 그렇다.

이 책은 라오서의 장편소설이다. 제목만 보고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인기가 많은 한 프랑스 작가의 시리즈 소설이 떠올랐다. 사실 시리즈 전체가 아닌 마지막 시리즈만 읽었음에도 그 작품 시리즈에는 누구나 다 알다시피 고양이가 등장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고양이라는 동물을 대변해 사회의 부조리함을 알리는 소설이라는 생각에 기대를 하게 되었다.

주인공은 친구들과 함께 우주선을 타고 화성에 간다. 그런데 불시착하게 되어 친구 둘은 그대로 목숨을 잃었다. 결국 우주선 안에는 주인공 혼자만 남게 되는데 친구를 잃은 슬픔도 잠시 화성에 도착하자마자 고양이 탈을 쓴 이들을 보게 된다. 화성 안에 있는 고양이 인간들과 함께 지내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예상과 달리 전혀 언급했던 작품의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냥 고양이 나라에 대한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얇지 않은 페이지 수이기 때문에 금방 읽을 수 있었지만 사회적인 메시지를 풍기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술술 읽힌다거나 페이지 터너의 작품이기보다는 조금은 깊이 생각할 지점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중국 작가의 작품이기 때문에 당시의 시대를 반영했다는 측면에서 보면 조금 괴리감이 느껴질 수 있겠지만 고양이 나라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사회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아서 현실감을 느꼈다. 특히,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이기는 하지만 정치나 사회 기사를 보았을 때의 느낌을 이 작품을 읽으면서 많이 떠올랐다. 높은 지위를 가진 이들의 비리와 부조리함, 사람들의 이기심, 마약에 중독되어 스스로를 파멸로 이끄는 모습까지 전부 세계 어딘가, 아니 더 볼 것도 없이 대한민국에서도 나름 둘러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공감이 되었던 지점도 있었다.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도 소설의 내용과 비교해서 읽었으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러한 부조리함에 빠지지 않게 경각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역시 정치적인 메시지가 담긴 작품은 더욱 큰 생각거리를 안겨주는 듯하다. 사회 고발과 정치 소설의 이야기가 담긴 작품이어서 색다른 재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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