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1
마치다 소노코 지음, 황국영 옮김 / 모모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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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게 바로 사랑일까? / p.15

사실 편의점보다는 마트를 더 선호하는 편인데 요즈음 편의점을 이용할 때가 많다. 아무래도 집 근처에 있기에 더욱 발길이 닿는 이유가 있기도 한데 그것보다 콜라보 상품이나 세일 상품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편의점에서만 판매하는 새로운 상품들은 나도 모르게 눈길이 가고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듯 퇴근하는 길에 들러 그것을 꼭 구매하고 만다. 물론, 보기만 할 뿐이다. 사서 구매해서 먹는 일은 거의 없다.

이 책은 마치다 소노코의 장편소설이다. 표지가 마치 미니어처를 만들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들어서 선택한 책이다. 베스트 셀러에 꽤 오래 올라와 있는 소설 중 하나가 편의점을 소재로 한 내용이기도 한데 비교를 하면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또한, 출판사의 장편소설들을 나름 만족하면서 읽었던 터라 더욱 기대가 컸다.

소설의 배경은 기타큐슈 모지항이라는 곳에 위치한 텐더니스 편의점이다. 그 편의점은 뭔가 이상하다. 꽃미남 점장은 마치 아이돌 그룹보다 더 많은 팬층을 두고 매일 그를 보려는 손님들도 북적이게 만든다. 또한, 팬들을 보고 고함을 치는 특이한 복장의 할아버지가 있다. 거기에 조금은 독특하게 보이는 괴짜 손님까지 그야말로 이해가 안 되는 것투성이인 편의점의 이야기, 그리고 비밀들이 펼쳐친다.

읽으면서 현실적이지만 판타지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편의점처럼 사람들이 드나들지만 시골이라는 공간적 배경의 특성상 이웃들끼리 알고 지내는 구멍 가게처럼 편안한 모습들이 그려졌다는 점에서 평범하고도 가까운 이웃들처럼 느껴졌다. 반대로 비현실적인 점장의 외모와 향기, 인물들의 비밀 등은 보통 편의점에서는 보기 힘들다는 점에서 소설처럼 거리감이 있었다. 전반적으로 흥미롭고 술술 읽혀졌다.

개인적으로 딱 하나의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바로 사람 냄새가 난다는 것이다. 인물들이 서로에게 관심이 많으면서 이들을 끌고 끌어주는 모습들이 많이 보였다. 그런 점에서 볼 때 공간이 편의점이기는 하지만 언급했던 것과 같이 시골의 구멍 가게처럼, 또 북적북적 사람들이 넘치는 시장처럼 보이기도 했다. 단순하게 인물들이 많이 보여서가 아닌,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기에 특유의 정겨움이 느껴졌다.

이웃의 아픈 신호를 느끼지 못해 죄책감을 가지고 있는 직원에게 이를 위로해 준다거나 유도를 포기한 또 다른 직원에게 다시 꿈을 찾을 수 있는 말을 건넨다거나, 무심한 척 손님들을 챙기는 등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들 간의 끈끈한 유대가 참 인상 깊게 와닿았다. 점장이 페로몬 향기를 내뿜으며 사람을 홀리는 것처럼 소설에서 풍기는 사람 냄새가 독자들을 홀리는 듯했다. 그 지점이 좋았다.

요즈음 자주 읽고 또 선호하는 힐링 소설들이 떠올랐다. 또한, 그런 마음을 느꼈다. 공간을 두고 고민이나 걱정을 가진 사람들을 말 또는 행동, 능력 등으로 이를 해결해 준다는 점에서 흔하고도 뻔한 소재로 느껴질 수 있겠지만 알면서도 위로가 되었던 작품이었다. 하나 의견을 덧붙인다면 바다와 푸른색의 표지 때문인지는 몰라도 여름과 참 잘 어울리는 듯한 느낌을 주어서 시원하고 또 만족스러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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