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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마인드
이성민 지음 / 스윙테일 / 2023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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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짜증나는 인간에게 남자가 시원하게 한 방 먹이는 짜릿한 카타르시스의 순간을. / p.8
프로파일러와 범죄자의 두뇌 게임을 다룬 스토리는 설레게 한다. 악몽에 시달릴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꾹 참고 시사 프로그램을 보는 이유도, 잔인한 장면이 나오지만 눈을 가리면서까지 영화를 보는 이유도, 활자로 표현된 소설에 열광하는 이유도 다 그 마음에 있다. 그만큼 그 소재에 큰 관심과 흥미를 가지고 있다. 조금만 더 어렸다면 꿈이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이 책은 이성민 작가님의 장편 소설이다. 관련 소재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한 마리의 독자 참새로서 어쩔 수 없는 방앗간 같은 느낌으로 관심이 갔다. 그동안 읽었던 프로파일러와 범죄자의 두뇌 싸움을 다룬 작품들이 해외 소설이었기에 한국 작가님의 작품이 궁금했다. 그래서 더욱 기대를 가지고 읽게 되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박수진이라는 여성으로 한 범죄자로 남편과 아들을 잃었으며, 그 사건으로 경찰이라는 직업도 잃었다. 생계를 위해 마트 아르바이트로 일하게 되었다. 딸이 있기는 하지만 그렇게 사이는 좋지 않은 듯하다. 그런 수진에게 딸과의 여행을 가던 중 낯선 남자들이 찾아온다. 프로파일러로서 연쇄살인마를 맡아 달라는 부탁과 함께 경찰에 복직할 수 있는 제안을 해오고, 그렇게 수진은 엔트힐이라는 곳으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만난 마스터라는 이름의 연쇄살인마는 다른 사람의 몸으로 갈아탈 수 있는 신비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이야기는 그 엔트힐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고 있다.
흥미 있는 소재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어서 꽤 두꺼운 페이지 수임에도 술술 읽혔던 작품이다. 수진과 마스터 사이의 두뇌 싸움과 수진의 과거 이야기는 참 흥미로웠다. 또한, 엔트힐에 있는 인물들도 매력적이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모두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는 듯하지만 현실에서도 빌런이 등장하는 것처럼 다른 꿍꿍이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 누구인지를 추리하는 재미도 꽤 쏠쏠했다.
사실 읽으면서 다른 느낌으로 흘러가는 스토리는 조금 당황스럽게 했다. 프로파일러와 범죄자의 심리 게임 정도로 예상했었지만 이야기는 생각보다 스케일이 크게 흘러갔다. 영화로 말하면 할리우드에 비견될만한 큰 사건과 배경이다. 우선, 엔트힐이라는 배경부터가 SF 소설에 등장할 법한 여러 시스템이 들어간 곳이었다. 또한, 마스터라는 인물 역시도 다른 사람의 육체로 들어갈 수 있는 판타지 요소를 가지고 있었다. 인물의 심리보다는 스토리 위주로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다.
프로파일러와 범죄자의 숨 막히는 심리전보다는 서로 쫓고 쫓기는 추격전으로 와닿았다는 점에서 영화를 보는 듯 실감이 났다. 또한, 등장 인물인 수진의 서사가 가장 공감이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예상과 다르게 흐르는 이야기이지만 신선한 설정이라는 점에서 색다른 재미를 주었던 작품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