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랏소에
달시 리틀 배저 지음, 강동혁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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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존재가 모습을 드러내는 데는 노력이 필요했다. / p.11

취향을 보면 현실성 있는 이야기를 참 좋아하는 편이다. 영화를 예로 들면 로맨틱 코미디나 드라마 장르를 좋아하는 편이고, 반대로 SF나 판타지 장르는 불호에 가깝다. 그래서 해리 포터를 비롯한 영화는 아직까지도 본 적이 없다.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완벽한 타인이라는 작품인데 누가 봐도 공감이 될 수 있는 지점이 있어서 지금까지도 자주 보는 편이다.

독서 취향 또한 마찬가지인 듯하다. 판타지나 SF 장르를 꽤 오랫동안 거리를 두고 지냈으며, 지금까지도 현실적인 내용의 작품을 잘 읽는 편이다. 같은 SF나 판타지라고 하더라도 와닿는 주제 하나가 관통한다면 좋아하는 편이다. 특히, 한국 작가님들 중에서 SF 장르를 집필하시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어서 더욱 많이 읽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달시 리틀 배저의 장편 소설이다. 사전 정보도 없이 인디언 소녀의 판타지 이야기라고 해서 관심이 갔다. 사실 언급했던 것처럼 판타지 장르 자체는 불호이지만 등장인물이 판타지 세계에서 역경을 이겨내는 과정이지 않을까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장이라는 키워드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이 지점을 예상하고 읽게 된 책이다.

소설은 주인공 엘리의 사촌 오빠가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그렇게 사촌 오빠의 죽음을 알게 된 날, 엘리의 꿈에 오빠가 등장한다. 오빠는 자신을 죽인 범인의 이름을 언급하면서 엘리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아무런 증거도 없이 오빠의 꿈만으로 범인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부모님께서는 엘리의 말을 이해할 리가 없다. 그렇게 엘리는 친구인 제이와 함께 오빠의 죽음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실 처음에 생각했던 분위기는 송중기 배우와 박보영 배우 주연의 영화인 '늑대 소년'이었다. 물론, 그런 이야기는 따로 듣거나 보지는 않았지만 인디언 소녀라는 설정 자체가 야생이나 조금은 척박한 곳에서 사는 인물일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그게 머릿속에서 나름 상상력을 구현한 결과가 늑대 소년의 이미지였던 것이다. 그러나 소설을 읽으면서 늑대 소년과 거리가 멀다고 보여졌다. 어디까지나 나의 착각인 듯했다.

그런 지점에서 현실 세계와 시공간적으로 거리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기도 했었는데 그것 또한 전혀 달랐다. 인물이 하는 행동이나 주위 환경 자체가 이질감이 없었다. 휴대 전화를 비롯해 옆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물건들의 등장도 독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보면 낯설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신선했었고, 긍정적으로 몰입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평행우주라는 SF 소설의 느낌이 들기는 했지만 과학 지식이 필요하다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지점은 없었다. 오히려 엘리의 능력이라든지 커비라는 강아지 유령이라는 존재가 판타지 장르에 더 가깝다고 보여졌다. 그래서 어디 현실에 있는 또 하나의 특별한 세계를 구현한 듯했다. 또 하나의 세트장에서 흘러가는 작품이라는 착각까지 들 정도였다. 아마 청소년 판타지 소설이기에 쉽게 읽히지 않았을까 싶었다.

판타지에 부담을 느끼거나 불호인 사람도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개인적으로는 참 만족스러웠다. 엘리와 제이의 모험 스토리 또한 읽는 내내 흥미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청소년 문학에서 많은 것을 얻었던 어른으로서 이번 독서도 성공했다는 생각을 들게 했던 작품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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