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굿 칠드런 시공 청소년 문학
캐서린 오스틴 지음, 이시내 옮김 / 시공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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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최상이 아니다. / p.18

스스로 자랑하는 것은 아니지만 부모님께서는 어렸을 때부터 선한 아이라고 말씀하셨다. 정기적인 부모 상담을 제외하고는 선생님과 만날 일을 만들지 않았다. 말하면 알아서 했었다고 한다. 규칙을 어기는 것을 무엇보다 싫어하는 사람으로서 담을 넘는 땡땡이와 사고는 나와 어울리지 않았다. 무엇보다 가슴 졸이거나 혼나는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은 마음에 최대한 하라는 것만 하고 살았을 뿐이다.

부모님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왜 그렇게 재미없는 학창 시절을 보냈냐고 묻기도 한다. 그렇다고 누가 봐도 착실한 학생은 아니었다. 꾀병을 부려서 조퇴증을 끊는 합법적인 땡땡이를 치기도 했었고, 야간자율학습 중에 좋아하는 가수의 라디오를 듣기도 했다. 들키지 않았을 뿐 나름 그 안에서 반항적인 학창시절을 보냈기에 재미있었다고 대답하는 편이다.

이 책은 캐서린 오스틴의 장편 소설이다. 제목의 의미가 참 궁금했다. 한국어로 해석한다면 모두 좋은 아이들로 될까. 순종적인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같은데 줄거리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 지점이 나름 호기심을 자극했다. 마치 다른 사람이 내 학창 시절을 볼 때의 느낌이라고 할까. 

소설은 맥스라는 아이의 시점으로 전개된다. 맥스는 초반부터 학생과 마찰이 있어 교장 선생님께 찍히는 등 문제아로 보일 정도로 뉴 미들타운에서의 학교 생활이 순탄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맥스가 우리가 생각하는 문제를 일으킬 아이는 아니었다. 어떻게 보면 보통 그 나이 또래의 아이들처럼 친구와의 싸움이었을 뿐인데 어른들은 맥스를 그냥 두지 않았다. 맥스뿐만 아니라 다른 친구들 역시도 평범하게 생활하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그러다 우성 인자를 가진 아이들에게 주사 치료를 하면서부터 아이들의 모습이 조금씩 변한다. 맥스는 어머니의 반대로 주사 치료를 받지 않았으며, 치료를 받은 아이들 사이에서 티를 내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누가 봐도 어른에게 순종적인 아이들 사이에서 맥스와 친구의 모습을 보여 준다.

처음에는 학교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이와 트러블을 일으키는 모습은 조금 불편했다. 치료를 받으면서 착한 아이들로 변해가는 모습이 오히려 더 좋은 모습으로 비치기도 했다. 아이들이 활발하게 뛰어 놀고 경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학교 생활에 폐를 끼치는 건 조금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이는 규칙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성향에 대한 감정이었던 것 같다.

중반에 이러한 생각과 감정에 변화되었다. 언젠가부터 아이에게 어른스러움을 강조하는 사회를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되었는데 소설을 읽으면서 더욱 명확하게 그려졌다. 아이들에게 이러한 감정과 행동을 강요하는 게 올바른 일인가에 대한 의문이었다. 어쩌면 이 또한 어른들의 욕심이자 통제에서 비롯된 잘못된 것은 아니었을까. 과연 아이들에게 순종과 착함을 강요할 수 있을까. 내내 생각이 깊어졌다.

그동안 읽었던 청소년 소설과 다른 느낌을 받았다. 소설의 주인공과 인물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과거를 추억하거나 미래의 원동력을 삼았다고 하면 이 소설은 어른으로서의 반성을 느끼게 해 주었다. 청소년 소설의 또 다른 매력을 무겁게 닿았던 시간이었다. 과연 어른들의 바람을 채울 수 있는 제목처럼 올 굿 칠드런은 존재할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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