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이란 무엇인가 - 행운과 불운에 관한 오류와 진실
스티븐 D. 헤일스 지음, 이영아 옮김 / 소소의책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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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신의 선택에 만족했다고 한다. / p.15

신은 없다고 노래를 부르고 다니지만 막상 중요한 순간에는 외부의 힘을 빌릴 때가 많다. 보통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없는 순간에는 보이지 않는 누군가의 존재가 내 운명을 결정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게 된다. 이 또한 운에게 맡기는 것이다. 특히, 복권을 구입할 때에 더욱 자주 찾는 편이다. 이것은 아무리 봐도 모순일 테지만 말이다.

이 책은 스티븐 D.헤일스의 운에 대한 책이다. 행운과 불운에 대한 진실을 언급한 책이어서 관심이 갔다. 신년이 되면서 운세나 사주를 기웃거리게 되는데 이러한 생각이 거짓이라는 것을 조금 인지하고 싶었다. 아마 이 책이 그런 부분에서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읽게 되었다.

운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사례, 심리 등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저자가 철학자이기 때문에 플라톤과 니체 등의 철학과 운의 연관성, 타로의 역사와 유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운에 대한 의문들이 생각보다 상세하게 설명이 되어 있었다. 그밖에도 운이라고 믿는 일들에 대한 통계와 과학적인 주장 등이 흥미롭기는 하지만 너무 다양한 분야의 이론이었기에 다소 어렵게 느껴졌다. 전체적으로 운에 대한 이야기 자체는 좋았다.

개인적으로 두 가지 이야기가 참 인상 깊었다. 첫 번째는 제비 뽑기에 대한 내용이었다. 흔하게 자리 뽑기, 순서 정하기 등에서 자주 이용되고 있어서 참 친근하다. 예전에는 제비뽑기가 명예와 이익의 분배 또는 처벌과 위험을 부과하는 것이었다고 하는데 아퀴나스는 왕이 제비뽑기로 선출이 되었다고 기록하였으며, 요나서에는 폭풍우를 만난 배의 원인을 가리고자 희생양의 수단으로서 사용했다고 한다. 또한, 군대 진격 또는 배우자 선택이라는 나라와 개인의 중요한 순간에 제비점으로 결정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가볍게만 느껴졌던 제비뽑기가 무겁게 와닿았다.

두 번째는 운에 대한 시각이었다. 처음부터 저자는 운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과학, 심리, 역사에서 발견된 운에 대한 이론과 주장을 반박하는 내용처럼 느껴졌다. 특히, 갈릴레오의 경우에는 세 개의 주사위를 던졌을 때 다른 숫자보다 10이 더 많이 나오는 경우를 수학적으로 증명했는데 저자의 시각을 가장 잘 보여 준 예시처럼 보였다. 자신이 어떤 마음에서 이를 해석하는지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인식시켜 주는 듯했다. 

이외에도 운을 생각하는 세 가지의 시각과 도덕적 운에 대한 예시 등의 내용도 재미있었다. 운을 믿지 않는다고 하지만 사람이라는 게 불확실한 미래를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기대게 되는 것은 어쩌면 본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도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래서 운은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저자의 이야기가 정신을 번쩍 들게 만들기도 했다. 어쩌면 내가 가지고 있는 미래에 무책임한 태도로 운에 맡겼던 것은 아닐까. 조금은 어렵게 느껴졌던 책이었지만 그만큼 흥미로운 시각도 많이 발견하게 되었던 시간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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