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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크 팔로우 리벤지 ㅣ 스토리콜렉터 105
엘러리 로이드 지음, 송은혜 옮김 / 북로드 / 2023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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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마도 죽어가고 있는 것 같다. / p.7
주변 사람들은 원래 휴대 전화에 크게 집착하지 않는 성향이어서 크게 들을 일이 없지만 라디오나 매체로 요즈음 디지털 디톡스라는 신조어를 자주 듣게 된다. 휴대 전화 중독이 되어 가고 있다는 경각심에 SNS 알림을 끈다거나 휴대 전화를 최대한 멀리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을 말하는데 듣다 보니 나에게도 필요하다는 생각도 든다.
지인들과 연락하는 카카오톡을 제외한 다른 SNS는 거의 하지 않다가 책 리뷰를 시작하면서부터 인스타그램을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단순하게 기록 용도로만 사용할 생각이어서 크게 부담을 가지고 있지 않았지만 점점 책을 읽는 시간보다 인스타그램 다른 리뷰나 팔로워들의 피드를 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부터 요즈음 휴대 전화 중독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이 책은 엘러리 로이드의 장편 소설이다. SNS와 관련된 스릴러 장르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눈길이 갔다. 물론, 시대를 반영해 요즈음 이슈나 사회적으로 대두가 될 소재를 가지고 나오는 소설이 많기는 하지만 SNS를 소재로 다룬 소설은 많이 읽지 못했다. 물론, 많이 나왔겠지만 그렇게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덜 읽었을 것이다. 소설에서 보는 사회적 문제를 경험하는 게 개인적으로 경각심을 준다는 측면에서 인상 깊었기에 읽게 되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댄과 에미 부부이다. 에미는 과거 직장 생활을 하다 댄과 결혼해 아이를 낳은 이후 주부로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단순한 주부가 아닌 마마베어 라는 인스타그램을 운영한 인플루언서로 100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다. 팬들의 이야기를 너무나 공감하고 조언해 주는 심성을 가지고 있으며, 아이들과 생활하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 주고자 노력하는 진실된 사람이기도 하다. 그러나 남편은 그녀를 무엇보다 잘 꾸며낼 줄 아는 사람으로 생각하는 듯하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안한 가족에게 갑작스러운 일이 발생한다. 댄과 첫째 자녀인 코코가 쇼핑을 가던 중 사라지는 일이 발생하고, 외부인으로부터 침입을 받는다. 댄은 이러한 상황에서 도를 넘는 에미의 행동과 일에 조금씩 불안감을 느낀다. 소설의 내용은 에미의 인플루언서로서의 삶과 그로부터 벌어지는 하나의 일들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읽으면서 두 가지 생각을 깊게 하게 되었다. 첫 번째는 인플루언서의 삶이다. 처음부터 에미는 무엇보다 진실된 삶을 살고 있다고 주장한다. 인스타그램으로 자신의 사생활이 보인다고 해서 억지로 꾸미거나 이를 정리하는 등의 행동이 아닌 있는 그대로 아이들과 자신의 모습을 보여 준다고 믿는다. 아이들이 있는 집에서 벌어지는 난장판 거실이라든지 끼니를 먹이는 전쟁같은 상황 등이 그렇다. 그러나 그것 또한 꾸며진 허울에 불과했다. 억지로 어지럽히지는 않지만 아이들을 키우면서 힘든 양육자, 또는 그런 힘든 와중에도 자신을 잃지 않고 당당하게 나아가는 엄마의 이미지를 만들어가고 있다. 댄도 그 부분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경험하고 있는데 보는 나의 입장에서도 갈수록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돈이 좌우하는 일이기에 어쩔 수 없다는 점도 이해한다.
두 번째는 양육자로서의 삶이다. 에미는 엄마라는 위치를 이용해 돈을 벌고 있는 인플루언서인데 그것보다 그녀를 따르는 엄마들이 눈에 들어왔다. 자녀 양육에 대한 소소한 고민들을 에미에게 털어놓으며 해소하는 엄마 팬들을 보면서 참 마음이 아팠다. 양육의 현실이 가장 잘 느껴지는 이야기이기도 했는데 어쩌면 그들이 에미를 친구이자 신으로 추앙하게 되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미는 실제로 경험해 보지 않았기에 대충 공감해 주는 척하는데 이러한 허울뿐인 말들이 누구보다 진정성 있게 다가왔을 것이다. 작은 위로가 크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는데 아무래도 에미의 이미지가 있기에 자신을 믿어 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그 안에서 양육이라는 큰 짐을 지고 있는 엄마들의 이야기가 참 와닿았다.
어느 누가 읽어도 공감이 된다거나 현실성 있게 느낄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플루언서나 연예인들의 사생활 문제, 가족의 양육 돌봄, SNS 인플루언서 등 현재를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알고 있거나 익히 들었을 내용이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스릴러라는 장르는 조금 약하게 느껴지기는 했다. 그러나 세상을 관통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현재 이슈를 깊이 생각할 수 있는 무거움을 주었던 소설이어서 좋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