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론 저택의 비밀 클래식 추리소설의 잃어버린 보석, 잊혀진 미스터리 작가 시리즈 2
해리에트 애쉬브룩 지음, 최호정 옮김 / 키멜리움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죽는 건 만날 때까지 참아주시죠. / p.13

어렸을 때부터 고전 추리 소설에는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특히, 동양이 아닌 서양 작가의 경우에는 더욱 거리를 두었다. 주변의 지인들 중에는 애거서 크리스티를 포함한 서양 추리 작가들의 소설에 매력을 느끼고 권하기까지 했지만 내 손에 들어오지 않는 이상 읽을 일이 없었다. 그나마 생일 선물로 받았던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라는 작품만 그것도 겨우 완독을 했었지만 이후로도 고전 추리 소설에는 재미를 보지 못했던 것 같다.

이렇게 리뷰를 적기 시작하면서부터 조금씩 읽기 시작하고 있는데 아직까지도 조금 힘들다. 일본 작가의 경우에는 계속 읽다 보니 흥미를 느껴 골라서 보고 있는 편이다. 서양의 추리 소설은 거의 현대 작품들로 수렴이 되었다. 아마도 지금 시기의 정서나 문화, 분위기 등을 피부로 체감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더욱 선호하게 되는 듯하다. 

이 책은 해리에트 애쉬브룩의 장편 소설이다. 그동안 클래식이라고 일컫는 고전 추리 소설을 거의 읽지 않은 탓에 고르게 된 책이다. 추리 소설을 이제 맛을 들이고 있는 독자로서 이 정도 읽었으니 고전도 도전해 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다. 페이지 수도 다른 고전 추리 소설에 비해 얇은 편이기도 하고, 제목부터도 흥미로웠기 때문에 서양 고전 추리 소설의 나름 입문작으로서 읽게 되었다.

소설은 스파이크라는 인물이 등장하면서부터 시작된다. 버몬트 시골 동네에서 차가 고장이 난 상황에서 지나가는 질이라는 여성에게 무언가를 묻는다. 단순하게 차를 고치기 위한 질문을 던졌는데 질은 스파이크를 자신의 가족 이야기를 하더니 집으로 데리고 간다. 차는 헨리라는 자신의 정비사가 고쳐 줄 것이라면서 말이다. 스파이크는 매혹적인 질에게 끌려 집으로 향한다. 질은 샤론 저택에서 살고 있었으며, 그곳에서는 샤론 박사와 자매인 메리, 가정부와 샤론의 간호사 등이 거주했다. 질은 고장난 차의 부품 조달이 생각보다 오래 걸릴 테니 자고 가라고 권유한다.

스파이크가 샤론 저택에 머물던 중 벌어진 샤론 박사의 살인 사건으로 소설은 절정에 이른다. 아마추어 탐정인 스파이크와 보안관은 거주하는 사람들과 주변 사람들을 탐색하고, 시체와 집을 관찰하면서 샤론 박사를 살해한 인물을 찾아 나선다. 가정부와 간호사, 질과 메리, 의사 선생님 등 주변 인물은 하나같이 의심스러운 구석이 있었으며, 무언가 숨기는 듯한 느낌까지 준다. 거기에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사건이 난항에 빠진다.

개인적으로 스파이크의 추리 능력과 무엇을 숨기고자 하는 주변 인물들의 태도가 인상적이었다. 사실 초반에 스파이크가 상당히 건방진 성향의 인물이라고 보였다. 보안관과 의사의 말을 끊고 자신의 추리를 펼치는데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전문적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역할이 아니었기에 결말에 이르러서는 누구보다 뾰족하고도 정확한 추리로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마추어'라는 이름에 갇혀 능력을 알아보지 못한 부분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주변 사람들의 태도는 계속 의심을 하면서 읽었는데 조금 석연치 않았다. 스파이크와 보안관의 인터뷰에 비협조적이거나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점이나 알면서도 숨기는 점을 보면서 범임을 보호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실 결말을 보면서 굳이 범인을 가릴 필요는 없었을 텐데 말이다. 스파이크와 보안관이 넘보지 못할 그들 사이의 끈끈한 무언가가 가장 인상적으로 보였다.

짧은 페이지 수가 후루룩 읽혀진 책이었다. 작은 단서를 찾는다거나 인물들의 행동 하나하나 의심하는 재미와 사건을 풀어가는 스파이크의 추리, 스파이크와 보안관의 케미스트리 등 추리 소설로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고전 추리 소설에 벽이 있는 독자들이라면 이 책으로 입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현대 추리 소설과 다른 매력이 보일 것이라고 자신할 수 있는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