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매번 불행을 선택할까
뤄진웨 지음, 이효선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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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기를 바라면서도 변화가 두렵다. / p.164

몇 년 전 친한 선배와 행복에 대해 나누던 이야기가 지금도 기억에 선명하다. 태어나서 행복을 느낀 적이 없고, 아직까지도 행복하다는 게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는 말을 했었는데 너무 무난하고도 평탄한 삶을 살아왔기에 당시에 행복을 찾아야 한다는 많은 이들의 말이 공감이 되지 않아서 나도 모르게 솔직한 심정을 말했던 것이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나서 선배는 그때 당시에 내가 했던 이야기가 마음에 남았다고 한다. 

지금은 행복을 아느냐고 묻는다면 잘 모르겠다. 작은 일에서 행복을 느끼면 된다고 하는데 만족스러움을 많이 느끼기는 하지만 그게 곧 행복인지 잘 모르겠다. 대체 행복한 감정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아직도 답을 찾고 있는 것으로 봐서는 아마 꽤 오랜 시간이 지나 과거를 돌이켜 볼 때 행복이라는 것을 인지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은 뤄진웨의 심리학 도서이다. 스스로 불행을 선택한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는데 이상하게 제목에 눈길이 끌렸다. 굳이 고르자면 예상했던 시나리오와 다르게 흘러가는 상황에서의 불안함 때문에 불행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다. 관심을 가지고 보는 분야이면서 가장 좋아하는 분야인 심리 상담 관련 도서이면서 나의 오랜 물음인 행복력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싶은 마음으로 읽게 되었다.

애정결핍과 인정 욕구, 무감각 등의 심리적 문제를 내담자와 지인들의 사례로 찾아가면서 원인과 해결 방법을 실질적으로 제시해 주는 형태로 내용이 구성되어 있다. 그동안 내담자의 고민들이 곧 나의 고민과 이어져 있다는 측면에서 읽는 내내 하나하나 공감이 되었고, 많은 도움을 받기도 했다. 물론, 이는 이제 막 책을 완독한 시점이다 보니 행동적인 면보다는 심리적으로 받은 도움이겠지만 말이다.

두 가지 내용이 인상적이었는데 첫 번째는 행복력에 대한 개념이었다. 그 중에서도 행복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네 가지 방법은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저자는 책에서 총 4 단계를 제시했다. 인지력, 감수성, 감지력, 수용력 개념이었다. 인지력은 자신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는 것, 감수성은 자신의 감정을 이해해 주는 것, 감지력은 자신 자체를 인정해 주는 것, 수용력은 자신과 화해하는 것이다. 그동안 스스로에게 마음을 기울이라는 말을 많이 듣기는 했었지만 내면보다는 외면의 이야기에 휘둘릴 때가 많다 보니 와닿을 때가 없었다. 보다 자세하게 그리고 쉽게 설명해 주어서 좋았다. 다시 스스로에게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두 번째는 중심 특질이라는 개념이었다. 자신이 마음속에 의지할 수 있는 안정되고 견고하는 것이 존재하는지를 이야기하는 것을 중심 특질이라고 하는데 이를 가진 사람은 쉽게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을 수 있다. 반면, 없는 사람의 경우에는 다른 사람들에게 휘둘린다거나 자신을 희생하면서 안일하게 살아가고자 한다. 예전에 상담을 받으면서 스스로에게 부족했던 부분이 중심이 없다는 점이었는데 이를 찔러 주는 듯한 내용이어서 가장 와닿았다.

책에서는 과거가 안 좋으면 잊고 현재에 집중하라거나 무조건 치고 나가야 한다는 식의 내용은 등장하지 않는다. 그 부분에서 가장 큰 위로를 받았다. 부모님의 양육 환경으로부터 과거에 상처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해 주는 식의 내용은 큰 위안이 되었다. 가끔 과거에 받았던 상처로부터 스스로를 힘들 때가 많은데 마치 해결 방향을 찾아 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특히, 주변 사람들보다는 자신을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식의 내용은 더욱 공감이 되었다.

읽는 내내 행복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아직도 행복이라는 게 거창하면서도 알 수 없는 미로처럼 느껴진다. 행복이라는 것에 대한 확답은 내려주지 않지만 행복력을 키울 수 있는 실질적이고도 현실적인 방향을 배울 수 있기에 적어도 이렇게 실천하다 보면, 또 스스로에게 집중하다 보면 미약하게나마 행복의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은 확신이 생겼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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