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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지평선 - 우리가 우주에 관해 아는 것들, 그리고 영원히 알 수 없는 것들
아메데오 발비 지음, 김현주 옮김, 황호성 감수 / 북인어박스 / 2022년 10월
평점 :

우주는 유한할까, 무한할까? / p.17
라디오에서 가수 윤하 님의 '사건의 지평선'이라는 제목의 노래를 들은 적이 있다. 멜로디가 너무 좋아서 카카오톡 프로필 뮤직에 둘 정도로 참 자주 듣는 곡인데 나중에 뜻을 검색해 보니 생각보다 어려운 내용이어서 당황했었다. 가사 역시도 가볍게 듣고 넘기기보다는 깊게 해석이 필요했는데 뜻을 알고 보니 더욱 좋아하게 된 노래가 되기도 했다.
이 책은 아메데오 발비의 과학 도서이다. 좋아하는 노래 제목 덕분에 지평선이 가장 눈에 들어왔다. 대체 마지막 지평선이라는 제목의 뜻은 무엇일까. 과학 도서이기 때문에 내용 자체가 주는 부담감이 있기는 했지만 호기심과 관심이 이를 부담감을 이겼다. 걱정과 설렘을 안고 읽게 되었다.
책은 총 네 가지 파트로 이루어져 있으며, 첫 장은 물리학의 관점, 2 장에서는 물리학의 확신, 3 장에서는 혼란스럽게 하는 우주에 대한 한계, 마지막 4장은 과학의 권위에 도전하는 질문들에 대한 대답으로 이루어져 있다. 과학과 거리가 먼 독자의 입장으로서는 부제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에서부터 지금도 모르는 이야기, 앞으로도 모르게 될 이야기 등 우주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느껴졌다.
개인적으로는 두 가지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이는 가장 좋은 점이기도 했는데 첫 번째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야기로 쉽게 시작한다는 것이었다. 처음 도입 자체부터 그랬다. 우주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그리고 우주는 무한한 곳인지에 대한 물음으로부터 시작해 과학자로서 이를 설명해 주는 내용이 좋았다. 거기에 딸의 질문들이 등장한다. 이러한 부분도 참 인상적이었는데 아무래도 딸이 과학자가 아닌 일반 보통 사람으로서 던질 수 있는 질문이라는 점에서 공감이 되었다.
두 번째는 우주에 대한 몰랐던 정보를 알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 넓은 우주에서도 우리가 인지하고 있는 물질은 5 %로 구성되어 있으며, 95 %는 모르는 물질이라는 게 흥미로웠다. 거기에 한번쯤 들어보았던 빅뱅이라는 우주의 사건들과 익숙한 케플러와 아인슈타인의 과학 이론들과 조금은 낯설었던 허블상수 등의 과학적 개념들까지 전체적으로 많은 지식들을 공부할 수 있어서 좋았다.
학교 다닐 때부터 우주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세상을 살아가면서 이러한 질문이 허무맹랑하다고 느껴졌다. 지금 살고 있는 현실에는 필요가 없는 질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철학적인 답변을 얻은 듯했다. 우주의 무한함을 통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무언가를 얻은 듯한 느낌이 들었고, 완독을 한 것이 헛되지 않았다는 확신이 들었다.
우주에 대한 이야기를 다룰 것이라고는 생각했었지만 물리와 화학 등 과학적인 지식들이 전반적으로 나오기 때문에 이해하는데 조금 어려움을 겪기도 했었다. 약간 김상욱 교수님의 <떨림과 울림>이라는 책을 읽을 때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내용 자체는 너무나 방대한 지식을 필요로 했기에 전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우주의 경이로움이 주는 여운을 고스란히 받을 수 있는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