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 아렌트 평전 - 경험하고, 생각하고, 사랑하라
사만다 로즈 힐 지음, 전혜란 옮김, 김만권 감수 / 혜다 / 2022년 9월
평점 :
절판



사는 게 더 좋다고 느꼈던 거야. / p.246

철학 도서로 스스로 되묻고 답을 찾는 과정을 좋아하는 편이다. 이러한 활동이 깊이 이어지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철학을 읽으면서 느낀 매력은 그렇다. 그렇다고 해서 철학에 대한 큰 관심을 가지고 찾아서 보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책에서 읽으면서 봤던 철학자의 이름만 인지할 뿐 깊이 연구하거나 조사해 알아보지 않는다. 그래서 철학 도서를 읽는 사람치고는 많이 부족한 지식을 가지고 있어서 앞으로 더 큰 이해를 위해 더욱 깊이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사만다 로즈 힐의 한나 아렌트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도서이다. 사실 철학 도서에서 종종 한나 아렌트 이름을 보았다. 소크라테스나 니체 등의 이름을 많이 보았고, 여성 철학자들의 이름은 거의 볼 수 없었다. 기억에서 몇 안 되는 이름 중 한 명이 한나 아렌트이다. 그래서 관심이 생겼다. 다들 어렵다고 해서 도전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평전이라고 하면 배경 지식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더 알아보고 싶었다.

한나 아렌트는 독일에서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다소 낯을 가렸던 한나 아렌트는 조용한 성향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그러다 아버지께서는 일곱 살 때 돌아가셨고, 나치 시대에 다른 나라를 떠돌면서 일생을 보냈다. 미국에서 국적을 인정받기 전까지는 무국적자로 살아간 시간도 있었다. 한나 아렌트는 많은 시인, 철학자와 교류하면서 자신의 이론과 다른 학자들의 주장을 정면으로 비판하거나 평론하는 삶을 살아왔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주장은 유대인의 나라 건설에 반대하는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유대인 사이에서는 유대인의 나라를 건설해 모여서 삶의 터전을 이루자는 시오니스트들이 있었다. 한나 아렌트는 그와 반대되는 입장으로 유대인들이 다양한 나라에 터전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보통 같은 민족의 사람들이 모여 하나의 터전을 이루는 게 맞는 말이지 않을까. 유대인이면서 전통적인 시오니스트가 아니라는 점은 의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부분도 정치적으로 봤던 한나 아렌트의 이야기를 읽어가면서 어느 정도 이해가 되기도 했다.

그밖에도 아이히만 재판을 보면서 악의 평범성과 사유의 불능성에 대한 이야기도 기억에 남았다. 아이히만은 나치 시대에 많은 사람을 학살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가 시키는대로 했을 뿐이라는 뻔뻔한 말을 남겼는데 이를 보았던 한나 아렌트는 사유의 불능성이라는 근거를 들어 개인적으로 그를 심판한다. 타인의 관점에서 사유하지 못한 무능력하다는 사유의 불능성이라는 내용 자체가 조금 어렵게 느꼈다.

서두에 적었던 것처럼 한나 아렌트에 대해 이름만 인지할 뿐 이론이나 철학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한나 아렌트의 국적이나 배경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한나 아렌트가 주장하는 이론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조금 어려움을 겪기도 했었는데 비교적 지금까지 읽었던 철학 도서에 비해 쉬운 내용이어서 전기 정도로 생각하면서 읽을 수 있었다. 하이데거나 알베르 카뮈 등 익숙한 이름들도 보여서 나름 반가운 마음도 들었다.

눈으로는 쉽게 글자가 인지가 되는 반면에 페이지는 쉽게 넘기지 못했던 책이었다. 하나하나 깊이 생각하느라 넘겨야 된다는 사실마저도 잊었다.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완벽하게 한나 아렌트의 삶을, 그리고 이 역사를 온전히 이해했는지에 여부에는 의문점이 든다. 책을 보면서 옆에 자연스럽게 검색 사이트를 두고 읽었지만 앞으로 더욱 알아가고 싶은 이론이었다. 이는 공부하면서 채워가야 할 몫이다.

처음에는 낯을 가리면서 조용한 한나 아렌트라는 인물이 현실에 맞서 싸우는 행동이 동전의 양면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자신과 타인을 사유해 누구보다 분명하게 자신을 사랑하고 표현할 줄 아는, 누구보다 삶을 사랑할 줄 아는 한나 아렌트의 이야기는 큰 울림이 있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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