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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놀이 ㅣ 웅진 우리그림책 90
나명남 지음 / 웅진주니어 / 2022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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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같이 가자.
며칠 뒤면 조카들과 함께 추석을 보낼 생각에 긴장 반 설렘 반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아무래도 조카들을 보면 귀여우면서도 사랑스러운 모습에 현실을 잊게 되지만 막상 에너지 넘치는 친구들을 상대하려면 체력적으로 많은 부담이 된다. 동전의 양면과 같은 조카들이 보고 싶으면서도 두렵다.
올해 추석은 그나마 정적으로 보내야겠다는 생각으로 그림책 읽기를 나름 목표로 정해서 하나하나 읽고 있다. <해파리 버스>에 이어서 두 번째로 읽게 된 책이다. 그림자 놀이는 알지만 햇빛 놀이는 뭔가 익숙하면서도 낯설다. 아마 의미는 비슷하지 않을까. 조카들과 함께 읽을 만한 책으로 딱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정했다.
주인공인 한 여자 아이가 등장한다. 엄마께서 잠깐 나간다고 아이를 안는 모습으로부터 시작해 쇼파에서 혼자 뒹굴뒹굴 시간을 보내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다 나비 문양을 보고 무언가를 하는 고양이의 모습을 보고 같이하자고 한다. 그렇게 여자 아이와 고양이는 햇빛을 가지고 재미있는 놀이를 즐긴다.
여자 아이의 모습이 참 천진난만하게 보였다. 생각은 잘 모르겠지만 고양이 역시도 재미있게 즐기는 듯했다. 그림을 보고 있으니 내 기분마저도 밝아졌다. 읽는 내내 기분 좋게 읽었다. 뭔가 창문에 햇빛이 비친다면 조카들과 그림책의 모습처럼 재미있는 놀이를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정적인 놀이를 하기 위해 그림책을 읽는 것인데 동적인 놀이로 가면 물론 금방 지칠 것 같다는 게 약간 걱정이기는 하다.
그림책만 보면 한 아이와 고양이의 놀이로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 이상의 많은 생각을 주었다. 특히, 마지막에 실린 작가의 말이 시발점이 되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크게 와닿는 부분이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소설에서 보던 작가의 말을 그림책에서 보니 새롭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내용이 더욱 집중하면서 읽게 되었다. 살아가면서 생각보다 주위에 있는 사소한 것들을 잊고 살아간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하늘을 올려다 보거나 꽃을 숙여서 본 적이 희미해지고 있다. 얼마 전에 했던 독서 모임에서 이러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는데 새삼스럽게 떠오르기도 했다. 어린이들을 위한 그림책에서 성인들을 위한 해석도 준다는 점에서 작가의 배려도 느껴졌다.
아이들에게는 동심을 지킬 수 있는, 성인들에게는 일상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그림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음의 울림까지 기대하지 않았지만 그림책으로 말랑말랑한 감성을 건들일 수 있어서 좋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