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완벽주의자를 위한 심리학 - 미루기의 악순환에서 벗어나고 싶은 당신을 위한 심리 처방 게으른 완벽주의자를 위한 시리즈
헤이든 핀치 지음, 이은정 옮김 / 시크릿하우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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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은 지금이 바로 기회다. / p.241

MBTI가 비교적 유동적으로 바뀌는 쪽과 고정이 되는 쪽이 분명한 편이다. 전자에 속하는 유형은 감정과 사고에 대한 부분인데 상황에서 사람을 얼마나 자주 만나는지에 따라 자주 바뀐다. 현재는 예전에 비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일이 그렇게 많지 않아 사고형이 약간 더 높다. 대략 사고 55: 감정 45 정도의 비율인 듯하다.

다른 부분은 비교적 고정이 된다. 특히, 아예 안 바뀌는 것 중 하나가 가장 앞의 내향과 외향, 가장 뒤의 판단과 인식이다. 내향과 외향의 부분은 누가 봐도 딱 드러날 정도로 명확하기에 크게 고민한 적은 없지만 판단과 인식 부분은 인식으로 바뀐 것 같으면서도 그대로일 때가 많다. 특히, 이것저것 미루고 있는 상황에서 그렇다. 요즈음은 "게으른 ___J" 유형이라고 불린다고 들었다.

이 책은 헤이든 핀치의 심리학에 관한 도서이다. 제목이 딱 나를 말해 주는 듯해서 해결책을 얻고자 선택한 도서이다. 계획을 세우고는 있지만 어떤 일은 바로 하는 반면 다른 일은 마감까지 미루는 경향이 있다. 게으르기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하는데 완벽주의 강박도 가지고 있다. 약간 어울릴 듯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의 조합이 와닿아서 읽게 되었다.

게으른 완벽주의자라고 칭하고 있지만 내용을 들여다 보면 어떠한 일을 미루는 사람들에 대한 안내서이다. 미루는 것이 의미하는 것부터 시작해 미루는 유형과 유형에 따른 대처 방법 등이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심리학 도서이기는 하지만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이야기를 풀어간다. 이러한 부분이 좋았다. 

개인적으로 가장 눈에 띄는 내용은 미루는 것을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한 것이었다. 보통 미루면 심리적인 이유 중 하나일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능동적과 수동적으로 나누어진다는 게 조금 의외라고 느껴졌다. 능동적은 일의 효율을 위해 의도적으로 미룬 것을 말하며, 수동적은 당장 이 일을 회피하고 싶어서 미룬 것을 말한다. 읽다 보니 어느 정도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분류였다. 

미루는 게 단지 게으른 것이 아닌 다양한 이유가 있다고 한다. ADHD, 상황 회피, 결과의 두려움 등 생각보다 세부적인 이유가 있는데 책에서는 각 이유에 따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주었다. 미루기가 다 같은 이유가 아닐 텐데 이렇게 아예 시작을 못하는 유형, 집중력이 흐려지는 유형, 회피하는 유형 등 스스로의 원인에 맞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들었다. 

읽는 내내 나는 과연 어떤 유형인지 생각했던 것 같다. 개인적인 상황에 빚대어 보면 회피하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수동적인 미루기를 하는 사람이며, 결과에 대한 걱정으로 아예 시작을 못하는 편이다. 그러면서 미루다 마감 기한에 쫓기는데 관련 챕터를 골라서 읽으니 확실히 이해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마감 기한까지 일을 미룬다고 해서 편안한 점이 아니라는 내용에 크게 공감했다. 미룬 일 자체를 잊는 것은 아니기에 마음은 불편한 상황으로 일만 회피하게 되는 과거가 필름처럼 스쳐지나갔다. 결과에 대한 부담감을 지우고 하나씩 덩어리로 처리한다거나 시간 단위로 쪼개서 한다든지 다양한 방법들이 제시되어 있어서 실천해야겠다는 다짐했다.

하나 더 좋은 부분은 설명하면서 독자들로 하여금 용기를 주는 부분이다. 게으른 사람이 아니며, 처음부터 읽고 행동에 옮긴다면 고칠 수 있다는 내용이 자주 등장한다. 할 수 있으니 해 보자, 당신은 잘하고 싶어서 그러는 것이다 등의 문장을 말이다. 이 부분이 뭔가 이러한 문제로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이해해 준다는 측면에서 마음의 위안을 얻었다.

심리학에 대해 아예 모르는 사람이라고 해도 미루는 게 습관이거나 이러한 습관으로 일상에 불편함을 느낀다면 크게 도움이 될 듯하다. 또한, 주변에 미루기로 고통을 받고 있다면 흔쾌히 이 책을 내어 줄 정도로 많은 도움을 받았다. 개인적으로는 전체를 쭉 읽는 것보다 필요하거나 해당이 되는 챕터만 하나씩 뽑아서 재독을 하게 된다면 오히려 유용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책에 나온 말처럼 미룬다고 해서 게으르는 것이 아니다. 어떤 이유로든 일을 더 잘 처리하고 싶은 마음에서 생긴 결과이다. 또한,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책을 읽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절반은 성공한 것이라는 뜻이다. 스스로 부디 미루기를 끝내고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나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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