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한 날들 안전가옥 오리지널 20
윤이안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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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의 오지랖이 문제다. / p.29

지구 온난화가 많이 진행되었다는 것을 올해 여름을 겪으면서 새삼스럽게 느끼는 중이다. 폭염과 열대야로 하루하루 온난한 날씨를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온난한 것보다 불쾌하다는 말이 더 정확할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더위를 잊기 위해 씻고 나와도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등에 땀이 흐를 때를 느낄 때면 허무한 마음까지 든다. 

이 책은 윤이안 작가님의 장편 소설이다. 제목에서도 드러나듯이 환경과 관련된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환경에 대한 이야기는 사회학이나 과학, 환경학 등 비소설 계열의 서적으로 많이 접했다. 그래서 소설로 표현한 환경은 또 어떻게 와닿을지 궁금했다. 물론, SF 소설에서 자주 등장하기는 하지만 더욱 직설적으로 환경 문제를 드러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읽게 되었다.

소설의 주인공인 화음이라는 인물은 에코 시티 평택에서 카페 일을 하고 있다. 평택은 친환경과 관련한 도시로서 에코포인트제 등 다양한 정책을 실행하고 있다. 예를 들면 하루에 사용할 수 있는 전기량이 정해져 있어 이를 다 사용하면 가게 문을 닫아야 하는 정책 등이다. 카페에서도 분해할 수 있는 컵을 사용하고 있기도 하다. 그야말로 환경을 지키기 위해 누구보다 노력하고 있는 도시라는 뜻이다.

화음에게는 특별한 것이 있다. 우선, 자동차를 타면 멀미가 심한 탓인지 구토를 하게 되어 자전거로 이동한다. 그리고 능력이 하나 있는데 식물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식물 주변에서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식물을 통해 화음에게 들리는 것이다. 거기에 오지랖 넓은 성격까지 시너지를 보이면서 화음은 그렇게 주변 사람들의 사건이나 일을 처리해 주는 역할이 되었다. 그러던 중 식물학자이자 탐정으로 일하고 있는 이해준과 만나 사건을 해결하게 되면서 부업으로 탐정사무소의 일까지 떠맡게 된다.

소설이 각 다른 사건으로 등장하고 있지만 어떻게 보면 하나의 큰 사건 뒤에 하나씩 나온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론적으로 화음과 해준의 사건 해결이 주요 내용이라고 볼 수 있다. 어떻게 보면 단순한 사건이기는 하지만 읽다 보면 깊은 생각에 잠기거나 답답함을 느꼈다. 사이비 종교에 빠진 딸을 구하기 위해 조사하거나 잃어버린 반려동물의 유골함을 찾던 중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이유나 일들이 등장하면서 혼란스러웠다. 또한, 한 남자의 죽음을 찾을 때에도 그랬다. 그러나 읽는 내내 결말을 향해 갈수록 현실의 아픈 단면들이 하나하나 마음을 할퀴었고, 왜 안 좋은 결과들이 약자들을 향해 가는지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이것은 비단 소설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늘상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 문제에 대해서도 결국 피해나 고통을 받는 사람들은 에코 시티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아닌 변두리의 약자였다.

보통 환경 문제라고 하면 지구에게 초점을 맞추어서 이야기를 한다. 나 역시도 지구의 온도가 상승하면 온난화가 가속화된다거나 수면이 높아지는 등의 내용을 책을 통해서 자주 접한다. 이 작품을 보면서 환경을 파괴했을 때 인간에게도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물론, 여기에서 다루는 환경 문제가 자동차 매연이나 쓰레기 등 국민들이 행동하는 문제는 아니었지만 말이다. 오히려 환경보다는 정직에 대한 문제일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하나 단언할 수 있는 것은 환경을 파괴된다면 가장 먼저 이를 받는 것은 부자보다는 서민, 서민보다는 약자일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한 점에서 보았을 때 환경의 중요성을 다시 일깨울 수 있는 소설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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