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 삼촌 - 우리 집에 살고 있는 연쇄살인범
김남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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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쪽 집에서 살고 싶어요. / p.46

연쇄살인범과 함께 살게 된다면 어떤 느낌일까. 매일 죽음의 두려움을 가지게 될지,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낄지, 그것도 아니라면 순수한 궁금증이 들지 모르겠다. 평생 일어날 일도, 겪기 쉬운 일도 아니겠지만 막상 상상하면 소름이 끼치는 일이다. 경험하고 싶지 않다.

이 책은 김남윤 작가님의 스릴러 소설이다. 분명 경험하고 싶지 않은 일인데 호기심이 들어서 읽게 된 책이다. 연쇄살인범과 같이 사는 기분과 이야기가 궁금했다. 거기에 어떻게 하다 그런 소름 끼치는 일을 겪게 되었는지도 말이다. 아무래도 현실에서 일어나기 힘든 일이기 때문에 관심이 생겼던 것 같다.

주인공인 강력계 형사인 두일이다. 두일은 자녀 둘을 둔 가장으로 아내와 자녀는 다른 나라에 거주하고 있는 기러기 아빠이기도 하다. 경찰 소득으로 자녀 교육 뒷바라지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점점 비용이 많이 들다 보니 빚까지 지고 있다. 그와중에 10년 전 연쇄살인 사건과 비슷한 수법의 사채업자 시신이 발견된다. 그리고 두일이 일하는 강력계로 그 사건의 범인이라고 밝히면서 위험한 제안을 건네는 한 남자의 연락이 온다.

그는 철수라는 이름을 가진 남자로 두일의 약점까지 쥐고 있어 제안을 거절할 수도 없게 만든다. 결국 두일과 철수는 같은 집에서 동거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두일은 철수를 의심하면서 강력계 형사로서의 일을 하고, 철수는 수상한 행동으로 두일에게 의심할 거리를 준다. 과연 10년 전 연쇄살인사건은 어떻게 풀 것인가. 사채업자의 시신은 진짜 그 범인, 철수가 죽인 것인가.

두일의 사정이 너무 딱했다. 의지할 가족도 없고, 직장에서 인정을 받지도 못하고, 거기에 연쇄살인범에게 당할 정도로 약한 존재. 유학에 필요한 자금을 대면서도 가족으로부터도 외면을 당한다. 아들은 아버지와 전화 통화 자체도 하지 않고, 용돈 닦달을 하는 아내와 아버지에게 짜증 내는 딸까지. 과연 두일은 어떤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 어려움들을 토로할 수 있을까. 빚을 내면서까지 그렇게 발버둥치는 것은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이겠지만 말이다.

거기에 두일에게 딜을 하고 있는 뻔뻔한 철수의 모습을 보니 더욱 화가 났다. 마치 두일의 집을 자신의 집처럼 이용하는 모습. 애초에 갑은 두일이었고, 을은 철수다. 거래가 아니라 요청을 해야 맞다. 그러나 철수는 두일에게 미안함이라고는 단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두일의 약점을 이용해 집에 눌러 앉는 것도 모자라 두일의 가족들에게 신뢰를 얻고 가족으로서의 위치까지 넘보는 것처럼 보였다. 그나마 두일에게 하숙비를 내는 게 그나마 조금 낫다 싶었다.

중간에 낯선 남자를 집으로 들이는 두일의 모습을 보고 의심하는 딸의 태도가 재미있었다. 소설이라는 텍스트로 봤을 때에는 그렇게 오해할 수 있는 일인가,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 딸이라면 착각했을 수도 있겠다는 나름의 이해가 되었다. 그것이 장난이 아니라 진지하게 두일의 취향을 의심해 여기저기 묻고 다니는 게 안쓰러우면서도 유머 포인트였던 것 같다. 아마 다른 독자들에게는 통하지 않을 코드이겠지만 말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 덕후이기에 소설을 그런 맥락으로 재미있게 읽었다. 물론, 소설이기 때문에 독자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조금 허무맹랑하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다. 그것 또한 연결시키는 것이 또 소설의 매력이 아닐까. 의문을 가졌던 부분이 그렇게까지 재미를 반감하거나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었다. 아마 추리 스릴러 소설을 즐기는 독자라면 가볍게 읽을 수 있을 듯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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