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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와 잠수복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22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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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공유를 거부한다. / p.66
코로나가 지나가고 일상이 돌아온다고 생각했는데 요즈음 뉴스를 보니 코로나 확진자 추세가 심상치 않다. 새로운 전염병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무서움을 주기도 한다. 겨우 찾은 이 생활이 다시 꿈처럼 느끼면 어떻게 할까. 힘들게 찾은 일상이기에 놓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크다.
이 책은 오쿠다 히데오의 단편소설집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치유법이라는 문구가 가장 마음에 와닿았다. 그동안 집이 좋다고 살았지만 그동안 코로나 시대로 인한 감정들은 부정적인 면이 많았다. 마음을 따뜻하게 해 줄 수 있는 소설들로 많은 위로를 받았기에 이 소설집으로 또 다른 위로와 공감을 받고 싶어서 읽게 되었다.
총 다섯 편의 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바닷가의 집>은 휴가를 떠난 한 작가의 이야기이다. 주인공은 아내의 외도로 큰 충격을 먹어 다른 곳으로 휴가를 떠난다. 휴가지에서 조용히 글을 쓰기 위함이었는데 곧 새로 지어질 한 별장을 단기로 빌리게 되고, 그곳에서 어린 남자 아이를 보게 된다.
<파이트 클럽>은 퇴직을 거부한 직원들의 이야기이다. 퇴직을 거부해 경비 보조 일을 하게 된 직원들은 창고에서 복싱 도구들을 보게 된다. 그리고 갑자기 나타난 한 직원을 만나게 되면서 그에게 복싱을 배운다. 처음에는 절망으로 하루하루를 보냈지만 복싱을 배우게 되면서 스트레스뿐 아니라 자존감이 올라가고, 긍정적인 효과를 얻는다.
<점쟁이>는 한 아나운서의 이야기이다. 주인공은 인기 야구선수를 남자 친구로 두고 있으며, 프로포즈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남자 친구의 성적이 좋아지면서 불안감을 느끼게 되고, 우연한 기회에 점집에 들러 고민을 털어놓는다. 점쟁이는 아나운서의 소원을 그대로 이루어주었다. 그러나 아나운서는 프로포즈를 받지 못했고, 점집을 다시 방문해 다른 소원을 말한다.
<코로나와 잠수복>은 표제작으로 한 아이와 아버지의 이야기이다. 뉴스를 보던 아이가 알 수 없는 말을 하길래 보니 진행하던 앵커가 코로나 확진이 되었고, 아버지와 나갔던 곳에서 다시 들어가자는 말을 하더니 다시 집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것 또한 알고 보니 아버지가 앉으려고 했던 벤치에 코로나 확진자가 앉았던 것이었다. 그렇게 아이는 코로나를 감지하는 능력을 가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판다를 타고서>는 오래된 차를 구매한 한 사람의 이야기이다. 가지고 싶었던 오래된 차를 받아 오는 길에 내비게이션이 말썽이다. 소바를 먹고 싶어 딜러에게 부탁해 근처의 음식점을 내비게이션에 입력했으나 다른 음식점으로 안내했다. 그곳의 음식은 꽤 괜찮았다. 그렇게 내비게이션은 자꾸 알 수 없는 곳으로 안내했고, 그렇게 만난 사람들은 하나같이 차와 주인공이 오는 지역을 알아본다.
개인적으로 퇴직 위기에 놓은 아버지들의 이야기인 <파이트 클럽>라는 작품이 가장 인상 깊었다. 퇴사를 할 수 없는 가장들의 무거운 어깨가 직접적으로 피부에 와닿기도 했었고, 복싱이라는 매개체로 조금씩 달라지는 아버지들의 모습들이 너무 좋았다. 특히, 누군가에게 맞은 적이 없어서 처음 스파링에 당황했었지만 맞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풀린다는 말이 기억에 남았다. 물질만능주의와 사람의 인생, 부성애 등을 느낄 수 있었다.
이야기가 하나같이 기이하다. 반면, 전부 일상에서 볼 수 있는 흔한 인물들이다. 그들이 경험했던 조금은 특별한 경험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런 면에서 판타지 소설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너무 괴리감이 느껴지는 결말이었다면 거리감이 느껴졌을 텐데 자연스럽게 녹아든 환상들이 너무 따뜻하게 느껴져서 훈훈했던 이야기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