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의 마음속에는 길을 잃고 헤매는 이가 있다 - 심리학자 곽금주의 눈으로 바라본 우리 시대 내면의 초상
곽금주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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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실과 함께 가을도 반드시 올 것이라는 것을. / p.140


이 책은 곽금주 심리학과 교수님의 심리학 도서이다. 가장 최근에 읽었던 책 역시도 아들러의 심리학을 다루었을 정도로 평소 심리학 도서 자체에 관심이 많다. 사실 곽금주 교수님에 대해 잘 모르기는 하지만 제목 자체에 눈길이 갔다. 위에 서술한 것과 같이 나 또한 마음속에 길을 잃고 있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기에 관심이 생겨 읽게 되었다.

크게 4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차례만 보면 1 장은 마음의 우물 들여다보기, 2 장은 상처도 받고 위로도 받는 관계, 3 장은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는 길을 잃고 헤매는 이가 있다, 4 장은 갈등은 어디에나 있다 라는 주제이며, 사람들이 흔히 고민하고 있는 문제들과 감정, 더 나아가 사람과의 관계,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 사회적인 문제나 이슈들에 대한 이야기도 같이 다루고 있다.

1 장은 두려움과 미래에 대한 불안, 나르시시즘, 분노, 혼란 등의 개인이 느끼는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 중에서도 분노의 나의 힘이라는 주제를 가진 파트가 가장 인상이 깊었다. 분노가 인간의 성취 욕구를 자극시키고 목표를 달성하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한다. 그 예시로서 람보르기니와 페라리의 한 일화를 소개했다. 실제로 분노가 공격성을 드러내는 건 10 % 정도에 불과하다는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분노를 긍정적인 관점에서 볼 수 있다는 게 새롭게 느껴졌다.

2 장은 사람과의 관계에서 받는 상처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비단 사람과 사람뿐 아니라 반려동물과의 이별까지 크게 다루고 있었는데, 과거 다른 리뷰에서도 다루었던 것처럼 개인적인 경험이나 후회가 있기 때문에 펫로스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가지고 있다. 미국 일리노이주의 한 어린이 치과에서 아이들의 불안을 경감시키는 리트리버 강아지의 일화를 소개한다. 또한, 반려동물과 사별한 사람들이 우울증 등의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일 때 조금이나마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소개되었는데, 어떻게 보면 흔한 방법이기는 하다. 그러나 심리학적인 면에서 다루었다는 점에서 더욱 신뢰감이 들었던 부분이었다.

3 장은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솔직히 잘 모르지만, 내 나이 또래의 젊은 사람들에게 조금 공감이 갈 수 있는 내용이라는 생각이 든다. 동학 개미와 영끌이라는 신조어가 생긴 이유와 학업 및 취업 비리에 분노하는 젊은 사람들 등 현대 사회의 문제들과 그속에서 살고 있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심리학적으로 풀어낸 파트이다. 개인적으로 자이가르니크 효과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는 미완성에 대한 기록을 말하는데, 인간은 완성되지 못한 과제를 더 잘 기억한다는 연구 결과를 통해서도 증명이 된다고 한다. 나 역시도 용기가 없어서 가지 못한 길에 대한 후회가 더 많은 편인데, 이게 나만 하는 후회는 아니라는 생각에 큰 위로가 되었다.

4 장은 인간이라면 필수불가결하게 겪을 수밖에 없는 갈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세대 갈등부터 시작해 직장 내에서 이루어지는 사람과의 갈등, 성별에 대한 갈등, 더 넘어서 갑질과 폭력 등 갈등이라는 이름 하에 이루어지고 있는 많은 부딪힘과 사회적 문제에 대해 이야기한다. 특히, 데이트 폭력 파트에 관심이 갔다. 미국에서의 케이티법과 영국의 클레어법을 예시로 데이트 폭력을 두 사람의 일이라고 간주하는 현대 사회의 인식을 바꾸어야 한다는 내용이 크게 와닿았다.

사실 저자의 시각으로 보는 관점이 내 견해와 다르기도 했다. 이는 경험한 세대의 차이에서 나오는 결과물이자 괴리감이었을 것이다. 부모님과 자녀 사이에서도 서로 의견이 맞지 않아 싸우기도 하기에 어쩌면 읽고 의문이 드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 당연한 감정이기도 하다. 무조건적으로 젊은 세대를 설득하거나 사람의 탓으로 돌리는 내용이 담겼다면 거부감이 들었을 텐데 젊은 세대의 부정적인 감정을 같이 고민하는 과정에서 등장하는 내용이면서 그렇게 생각하게 만든 사회의 책임도 짚어 준다는 측면에서 세대이자 견해의 차이 정도로 이해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심리학과 교수님의 치유 에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용을 보니 나의 예상과 다르게 심리학 연구나 실험, 다양한 일화를 소개하면서 사람의 감정과 관계를 들여다보는 심리학 도서에 가까웠다. 아마 공감만 해 주는 에세이였다면 한순간의 감정으로 끝났을지도 모르겠다. 미처 알지 못했던 심리학 용어를 습득할 수 있었으며, 심리학의 눈으로 보는 사회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볼 수 있어서 내 생각의 폭과 깊이도 더욱 넓어지는 느낌도 들었다. 특히, 설득력 있게 '너만 그런 고민하는 거 아니야. 남들도 다 하고 있어.' 라는 합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책이어서 좋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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