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귀를 탄 소년 - 인생은 평온한 여행이 아니다
네스토어 T. 콜레 지음, 김희상 옮김 / 나무생각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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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에는 꿈을 꿀 거예요. / p.21


이 책은 어느 한 남자의 인생 여행에 관한 이야기이다. 제목보다는 문구가 눈에 먼저 보였다. 시련과 절망이 있더라도 이 소설을 읽으면 그를 이겨낼 수 있는 무언가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책을 읽을 때마다 용기와 교훈 등을 얻을 수 있기는 하나, 매번 주는 용기가 다르다. 이 책은 꿈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에 나귀를 타는 소년에게서 용기를 얻고 싶었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방황하고 있는 톰은 아버지의 유품인 에메랄드 돌을 가지고 차를 운전해 목적지 없는 여행을 떠난다. 여행 중 소나기를 피해 한 산장에 도착한다. 시키지도 않은 음식을 주고, 알 수 없는 말을 늘어놓는 노파를 보면서 이상한 생각이 든다. 특히, 이 산장에서는 편안하다는 말과 꿈을 꾸지 않는 톰에게 꿈을 꿀 것이라는 확신의 말을 건네는 노파의 말을 믿지 않는다.

노파의 말처럼 그날 밤 꿈을 꾼다. 다음 날 아침에 산장 주인에게 이러한 내용을 전한다. 산장 주인은 다른 노인을 소개해 주면서 꿈 해몽을 받으라는 말을 전한다. 주인의 말처럼 꿈 해몽을 하는 노인을 만나게 되고, 노인은 몇 가지 테스트가 있을 것이라는 알 수 없는 말을 한다. 그러면서 또 꿈을 꾸게 된다면 꿈 해몽의 비용으로 무언가를 요구한다. 노인의 말 역시 믿지 않았던 톰은 노인의 말에 응하게 된다.

톰은 아버지의 유품을 가지고 있으면서 늘 노심초사했다. 그리고 늘 생각을 달고 사는 인물이다. 사실 생각보다는 근심과 걱정, 원망에 가깝다. 톰이 살아갈 길을 고민할 때 그에게 해답이 될 수 있는 키워드를 던졌던 노파와 노인, 그외 다른 사람들의 말을 의심하면서 무조건 부정적으로 생각했다. 과거를 늘 후회하면서 한탄하고,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다. 이러한 모습들을 보면서 일부 나의 모습과 겹쳐서 보이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톰이 에메랄드 보석 상자로 비유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날카로워 톰에게 상처를 입히는 것을 보면서 외부의 상황으로 날카롭게 변한 톰의 마음을 떠올렸으며, 누가 상자를 가져갈까 노심초사 의심하는 모습에서는 자신의 마음 상태를 대변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아버지의 유물이기는 하나, 톰의 삶도 아버지께서 주셨기에 그것도 나름 일맥상통하다. 어디까지나 나의 추측이자 생각이겠지만 말이다.

톰의 자아성찰과 테스트에 절망하는 그에게 던진 노인의 물음은 참 인상 깊었다. 사실 문장 자체에 별 내용이 아니기도 했고, 바로 본다고 해서 이해가 될 이야기는 아니었다. 처음에는 솔직히 너무 뜬 구름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곱씹어서 소화시키고 다시 보니 나에게 큰 양분이 될 말이다. 이러한 부분에서 나에게 삶의 의미를 다시 돌아보게 했고, 큰 울림을 주었다. 마치 톰이 아버지의 죽음으로부터 벗어났으며, 열심히 일만 했던 자신을 조금이나마 내려놓을 줄 아는 마음도 생겼던 것처럼 말이다.

처음에는 청소년기의 어린 친구들이 읽는다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청소년 문학이라고 느껴졌다. 읽다 보니 나이를 떠나 삶의 방향을 찾지 못하는 내 또래의 독자도 읽는다면 나름의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전체적으로 철학적인 내용을 가진 소설이다. 그동안 철학적인 주제를 던져 주는 고전 문학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철학 도서들을 통해서 느꼈던 감정을 스토리와 서사를 가진 소설로 만나게 되어 새로우면서도 독특한 경험이었다. 덕분에 현재를 소중하게 여길 수 있는 감사한 마음과 나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었다. 읽으면서 톰이 하는 물음을 나에게 적용시켜서 자문자답을 했다. 단시간에 나올 수 있는, 정답이 있는 질문은 아니었기에 이번에 든 생각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나 그렇게 인생이 여행이라고 하는 이유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는 측면에서 나에게 큰 깨달음을 주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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