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비하인드
변종필 지음 / arte(아르테) / 2017년 5월
평점 :
품절


<아트 비하인드>는 '변종필의 미술 대 미술'이라는 제목으로 2년간 칼럼 연재한 것을 39가지 이야기를 골라 수록한 책이다. 틈나는대로 전시회를 다니고 도록을 구입해서 소장하기도 했지만 미술 관장이 직접 들려주는 얘기라면 뭔가 서프라이즈에 나올법한 이야기들이 많지 않을까 궁금했다. 이책은 예술가 대 예술가, 작품 대 작품, 미술계의 키워드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예술가 대 예술가에서 뭉크와 앤디워홀의 죽음에 대처하는 자세를 읽으며 내가 그림만 보러 다녔지 그들의 뒷얘기는 아무것도 몰랐었구나 싶었다. 뭉크와 앤디워홀은 잘 알고 지낸 여자와의 총기 사고로 여자를 두려운 존재로 인식하게되었는데, 이는 작품활동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앤디워홀은 도전 정신이 꺽여 창작에 대한 열정을 사그라들게 한 반면 뭉크에게는 죽음과 공포라는 주제에 깊이 빠지게 했다고 한다.


얼굴을 감싸고 겁에 질린 표정을 그린 뭉크의 그 유명한 <절규>만 보더라도 죽음과 공포가 그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쳤는지 단적으로 알 수 있다. 그런데 반전인건 <절규> 작품만 보면 젊은 나이에 요절한줄 알았는데 80세까지 장수했다고 한다. 


비슷한 환경에 놓였던 뭉크와 앤디워홀이 있는가 하면 전혀 상반되는 환경에 있는 작가들도 볼 수 있다. 살바도르 달리는 심한 노출증에 쾌락을 즐기는 여인을 사랑한 반면, 르네 마그리트는 아내를 신뢰하고 특별한 스캔들 없이 결혼 생활에 충실했다고 한다. 그런 그들이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영감을 주는 기상천외한 상상력과 기괴하고 환상적인 작품을 보여주었고, 그림만 보고는 스승과 제자 사이일꺼라고 생각못했던 구스타프 클림트와 에곤 실레는 스승과 제자 사이를 넘어 서로의 재능을 인정한 예술적 동지로 발전하기도 했다.

 

2장 작품 대 작품에서는 누드화로 논란이 많았던 두 작품을 소개한다. 그동안 많은 작가들이 그린 누드화가 많았음에도 마네의 <올랭피아>와 모딜리아니의 <붉은 누드>는 그 시대에 엄청난 스캔들을 불러왔다고 한다. 마네의 <올랭피아>는 그 모델이 매춘부라서, 모딜리아니의 <붉은 누드>는 여자의 음모가 그대로 드러나서라고 한다. 사실 누가 설명해주지 않았다면 <올랭피아>의 여인이 매춘부인지 귀한 집의 아녀자인지 누가 알까, 매춘부란걸 알게 되면서 작품이 외설로 변한 순간이 된 것이고, 누드화를 그릴때 음모를 그리는 것이 금기시 되었다는걸 몰랐는데 그 전의 누드화를 살펴보니 그랬었구나 깨닫게 된다. ^^;


여자의 누드는 힘의 상징으로 표현된 남자의 누드와는 달리 남성의 욕망을 채워주는 객체로 표현되어서 가슴과 성기를 모두 드러낸 남자 누드와는 여자 누드는 옷이나 손으로 중요 부위를 가려 부끄럽고 수줍어하는 모습으로 연출했다고 한다. 모딜리아니의 <붉은 누드>의 여성의 음모가 논란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을 3장 미술사의 키워드로 다시 한번 살펴볼 수 있었다. 그리고 미술계의 고질병이라고 할 수 있는 미술품 위조에 대해서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로 유명한 작가 베르미어의 작품을 철저히 연구하여 베르미어의 화풍으로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낸 판 메이헤런의 이야기는 반전까지 더해져 영화를 보는 것처럼 재밌었다.


명화와 예술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도 좋을 책이나 명화를 반복적으로 등장시키고 재구성하여 편집한 건 명화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눈살을 찌푸리게 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 광주 5월 민주항쟁의 기록, 전면개정판
황석영.이재의.전용호 기록, (사)광주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엮음 / 창비 / 201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문재인 대통령의 5.18 연설이 화제다. 생방으로 그 모습을 보았던 나도 눈물이 어찌나 쏟아지던지,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았지만 며칠간의 그분의 행보를 보면서 내 마음이 일렁이는 걸 느낀다. 암튼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이 화제가 되고 인터넷 기사가 많이 쏟아지고 그에 달리는 댓글도 어마어마한데 그 댓글들 중에 '북한군 개입에 대해 설명하라'는 댓글이 눈에 띄었다. 한번씩 5.18을 관련한 영화나 유명인의 말에 달리는 댓글에 꼭 이런 댓글이 보였었는데 대체 이 말은 어디서 나온걸까, 내 지식이 짧아서 누군가 물어보면 자신있게 답해줄수도 없어서 답답하기도 했고 나 또한 궁금했다.


광주 5월 민중항쟁을 기록한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에서 북한군 개입에 대해 자세히 나온다.



최근 기밀이 해제된 1급 비밀문건에는 1980년 5월 9일 열린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미 중앙정보국(CIA)이 "북한은 한국의 정치 불안 상황을 빌미로 한 어떠한 군사행동도 취하는 기미가 없다."고 보고했다. 또한 6월 2일의 미국 국가정보위원회 극비문서에는 "현재까지 북한은 남한의 사태에 대해 합리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김일성은 남한에 위협이 되는 북한의 행동이 전두환을 돕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북한은 남한의 사태에 결코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적혀 있다.

미국과 한국군의 주요 정보기관이 모두 첩보의 신빙성을 부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두환은 이를 무시한 채 '북한의 남침'을 5.17 비상계엄 전국 확대의 주요 근거로 삼았다. / 49

북한의 남침의 위혐이 사실이라면 휴전선에 병력을 증원 배치시키는 것이 상식적인데, 전북대, 충남대, 전남대, 광주교대, 조선대로 배치한 것 부터가 어불성설이라고 꼽는다. 이것만 보더라도 전두환이 주장하는 '북한의 남침'은 신빙성이 떨어진다.



나는 요란스런 군홧발 소리와 인기척에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40~50명의 공수들이 한꺼번에 나를 향하여 곤봉을 휘두르고 쫓아오고 있었다. '나는 학생이 아니다'고 황급히 소리쳤다. 그러나 공수들은 나를 에워싸고 군홧발로 차기 시작했다. 주먹으로 몸 전체를 두들겨 팼고 곤봉과 휴대하고 있던 M16 총 개머리판으로 집단 구타하기 시작했다. 이때까지도 내가 공수들에게 왜 맞아야 하는지 의문스러웠고 맞고 있다는 것 자체가 억울했지만 엄청난 공수들의 힘에 어찌할 수가 없었다. / 71

동료 직원 동생의 결혼식을 다녀온 공무원 김정섭(당시 나이 34세) 님의 위와 같은 증언만 보더라도 군인들이 북한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국민들을 짓밟았다는걸 보여준다. 수금하기 위에 사물실에 나온 사람도 배달 학생도 군인에게 무참히 짓밟혔다는 증언도 나온다. 5월 18일 하루동안 114명의 대학생, 35명의 전문대생, 6명의 고교생, 66명의 재수생, 184명의 일반 시민이 연행되었다고 한다.


실제 연행되어지고 부상당한 사람은 더 많다고 하는데 '북한군 개입'이라고 믿는 사람들은 이 많은 연행자들이 당신들이 말하는 빨갱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상식적으로 그게 가능해? 백번 양보해서 시위했던 학생들을 연행해야 한다고 치자, 그럼 왜 평범하게 일하는 사람들까지 얼굴을 걷어차고 다른 지역에서 온 신혼부부까지 끌고가 두들겨 패느냐는 거다.



공수부대 현장 지휘관조차도 당시 상황이 어느 정도 심했는지를 검찰조사에서 간접적으로 시인하고 있다.

당시 광주시민의 정서를 생각지 않고 게릴라전을 전문으로 심한 훈련을 받은 공수부대를 진압부대로 사용한 것은 군 수뇌부의 잘못이라고 생각되며, 저희로서는 훈련한 대로 시위진압을 하려 했으나 시위 주동자를 끝까지 추적해 제압하는 과정에서 많은 군중들의 저항을 물리치려다보니 과격해진 것이 아닌가 합니다. / 94


현장을 취재했던 AP통신 테리 앤더슨 기자도 "이는 사실상 군인들에 의한 폭동이었다"고 말했다. 공수부대는 시위진압을 위해 폭력을 쓴 게 아니라 체포를 위해 폭력을 쓴 것이다. / 99

내가 80년 9월 생이다. 우리 엄마가 나를 품고 광주 그곳에 있었다. 남편을 기다리다 공수부대의 총에 맞고 돌아가신 어느 임산부와 아기의 얘기를 듣고 그게 우리 가족의 이야기가 될뻔 했구나란 생각에 눈물이 그치지 않았던 적이 있었다. 어두운 공간에 있으면 가슴이 답답하고 숨쉬는게 힘들어 영화관에 가지 않았던 엄마가 영화 <화려한 휴가>를 보고 싶다고 해서 같이 보았던 적이 있다. 엄마는 그 심리적인 트라우마 때문에 관객석에 앉지 않고 사람이 드나드는 통로에 서서 그 영화를 관람하였는데, 영화에 나온 일들은 아무것도 아니라며 영화가 실망스럽다고 했다. 나는 5.18에 대해서 제대로 배워야겠다고 마음 먹었던게 이 영화 때문이었는데 말이다.


여전히 '계엄군에 의한 사살자는 단 한명도 없다' '도청에서 사망한 사람들은 시민군들끼리의 오인사격의 의한 것' '북한군 개입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5.18에 대해서 대법원이 어떻게 판결하였고, 그것이 어떻게 유네스코까지 등재되었는지 한번은 눈여겨 봐주었으면 좋겠다. 정말 속는셈치고 딱 한번은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이책을 통해 그들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는 어디에 - 좌뇌.우뇌 UP 컬러링북, 내 아이 두뇌 훈련 지구 마을 낙서책
로빈 제이콥스 지음, 카트린 제이콥슨 그림, 김수진 옮김 / 국일아이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학교 다닐 때 국영수는 담을 쌓고 ㅋㅋ;; 사회, 과학, 역사, 세계사를 좋아했어서 세계지리탐구 같은 책을 즐겨봤다. 내가 세계지리탐구를 좋아했던게 글 보다는 일러스트나 사진들이 많아서 지루하지 않았고, 한번씩 꺼내 볼때마다 미쳐 발견하지 못했던 이미지를 찾게 되어서 두고두고 보았던 것 같다. 그와같은 일러스트와 사진들을 <우리는 어디에>에서는 그림으로 옮겨놓았다. 그것도 선으로 이루어진 그림으로 옮겨놓아서 색을 채우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컬러링북 초등버전이랄까 ㅎㅎ



 

이책은 우리집에서 시작하여 점점 공간이 넓어진다. 우리집에서 우리가 사는 도시, 도시에서 나라, 나라에서 세계, 세계에서 우주로 점점 확대되어 간다. 우리 아이는 아직 어려서 집과 동네, 마을, 도시 정도까지 알꺼라 생각했는데 어느날 밤하늘의 달을 보며 달을 쫓으며 같이 놀자는 소리를 하더라. 내 아이의 시각이 더 넓어졌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요즘엔 달, 우주에 관한 책을 사서 보여주고 있는데 <우리는 어디에>가 그런 확장적인 면에서 심플하게 잘 소개되어 있다.

 



이책의 가장 큰 장점이 모눈종이에 표시된 정보들이 아닐까 한다. 한눈에 볼 수 있고 이해가 쉽다. 내가 그렇게 가고 싶었고 동경했던 프랑스 '파리'가 저렇게 조그마한 도시인줄 몰랐다. 그리고 도쿄타워 밖에 몰랐던 일본의 '도쿄'는 뭔 도시가 이렇게 커? 라고 했을만큼 그 규모에 놀랐다. 그리고 가장 넓은 바다인 태평양에 버려진 쓰레기가 미국 수도가 아닌 미국 본토보다 거의 2배에 가까운 규모로 버려졌다는 것은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이렇듯 모눈종이에 단순하게 표현된 그림이지만 마음에 확 와닿는 것은 몇페이지 분량으로 세세하게 보고한 보고서보다 훨씬 그 정도가 크다.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생각보다 일본에 대한 정보가 자주 나온다는 거? 아마도 이걸 그린 작가분이 아시아에서 일본을 중점으로 두고 그리신것 같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아이가 직접 그려보며 비교하는 재미를 느끼게 해주면 되겠지? ㅎㅎ 암튼, 2400년 된 버섯이라던지, 지구에 인구가 그렇게 많음에도 사람의 발길이 닿은 곳은 고작 10%에 불과한다던지 책 중간중간에 서프라이즈에 나올법한 이야기들도 나와서 지루할 틈이 없다. 그래서 사회, 과학, 역사, 세계사를 좋아하는 초등아이에게 추천하고 선물해주고 싶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 줄 내공 - 이 한 문장으로 나는 흔들리지 않는 법을 배웠다
사이토 다카시 지음, 이지수 옮김 / 다산북스 / 2017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모든 것을 의심하거나 모든 것을 믿는 것은 둘다 편리한 해결책이다. 어느쪽을 택하든 우리는 반성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 앙리 푸앵카레, 과학과 거설 중에서 / 38


All or Nothing

미성숙한 사람일수록 예스 아니면 노를 선택한다고 한다. 하나가 잘 풀리지 않으면 모두 망쳤다 생각하고 하나가 잘되면 온 천하를 얻은듯 착각한다고, 그래서 한가지만을 주장하면 반대되는 것을 무조건 부정하게 되는데 이는 복잡하고 다종다양한 정보들로 넘치는 이 시대에 살아남기 힘들다고 지적한다.



푸앵 카레의 말은 "All or Nothing" 둘 중 한쪽을 택하면 깔끔해지는 그 시점에서 사고를 멈추어버린다. 그래도 좋은가? 라고 우리에게 경고하는 듯 하다. / 40


이는 대선정국에 든 우리 투표권자에게도 하는 말 같다. 각자 취향대로 혹은 정책이 마음에 들어서 지지하는 후보자가 있는가 하면 그 반대되는 후보자의 이름만 튀어나와도 질색팔색하는 이들이 있어 안타깝다. (모두 그렇지는 않지만) 우리 부모님세대들이랄까. 그저 보여지는 이미지나 뉴스헤드라인으로 그들을 평가하는 것이 고질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한번은 정말 궁금해서 '그가 왜 싫어요?' 라고 물으면 '그냥 꼴보기 싫다. 사기꾼같다.' 이 정도의 답변이라 이해를 해보려고 대화를 시도해도 결국 납득을 못하고 서로 반대되는 곳으로 시선을 돌린다.



 

그러나 지금이 내 인생의 승부처라고 생각되는 순간이 있다면 관계를 끊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고독을 극복하면 오직 혼자서만 도달할 수 있는 경지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그로인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내공을 얻을 수 있다. / 65


사람과 사람이 부딪히면서 의지하기도 하고 오해하기도 하는데, 그러면서 문득 드는 의문을 풀지 않고 방치한채 몇년의 시간을 흘러보내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책에서 읽은 한 문장으로 지난일이 주마등처럼 떠오르고 '아 그래서 그랬구나' 그 의문에 대한 답이 느닷없이 튀어 나온다. 어쩌면 나보다 더했을 절박감에 그 사람이 처해 있었구나, 나는 나만 힘든줄 알고 그 사람이 힘든건 보지못했구나, 라고 깨닫게 된다.


책의 수많은 텍스트들 중에서 내 마음을 뒤흔드는 문장과 만나는 건 읽는 독자마다 다를 것이다. 그래서 저자가 엮은 그 한줄들이 외로웠던 시절, 자존감을 높이고 삶을 버티게 해주었다던 그 한줄들이 내게는 이렇다할 감흥을 주지 못했다. 그럼에도 책 중간의 그 한줄이, 누군가와의 관계를 다시 각성하고, 오랜동안 서운했던 감정을, 오해를 풀게해주었으므로 이책이 내게 해줄 일은 다한 것 같다. 이것이 저자가 말하고자 한 한줄내공이며 책을 끊임없이 읽어야 하는 이유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공학은 세상을 어떻게 바꾸었을까?
황진규 지음, 박연옥 그림 / 어린이나무생각 / 2017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과학의 관점에서는 최초가 너무 중요하지만 엔지니어링(공학)의 관점에서는 최초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엔지니어링(공학)은 먼저 한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결과적으로 어떻게 얼마나 잘하는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 노벨상과 수리공, 권오상 / 18


수학을 통해 어떤 물건을 설계할 수 있고 과학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여 결과물을 만드는 것이 공학이기에 공학은 수학과 과학의 자식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 황진규는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기계를 설계하는 일을 하다가 글쓰기가 좋아서 전업작가가 되었다고 한다. <공학은 세상을 어떻게 바꾸었을까?>는 그의 전공을 되살려 공학에 관심있어하는 어린이를 위해 펴낸 책이다.


가볍게 웃자고 하는 말에 느닷없이 공식이라든가 전문용어를 들이애 '다음에는 문과생을 만날꺼야'라는 공대개그가 생겨날만큼 공대생에 대한 편견이 없지않아 있는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책이어서인지 이해하기가 쉬웠다. 그중에 아이들 사이에서 없어서 못팔았던 메카니멀의 변신의 원리가 '같은 극끼리 밀어내고 다른 극끼리는 잡아끈다'는 자석의 원리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게되면서 아이 엄마로서는 치를 떨던 ㅋㅋㅋ 메카니멀이 새삼 새롭게 보이기도 한다.



인간의 역사는 어떤 문제를 발견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려는 과정의 연속 (중략) 그래서 공학의 역사는 문명의 역사라고도 할 수 있어요. / 38


이책에서 소개된 공학의 역사들을 볼수 있는데 지금 우리가 편리하게 사용하는 도구부터 이용하고 타는 것들의 조상들을 알아가는게 재밌다. 손바닥만한 계산기가 옛날에는 톱니바퀴를 이용한 태엽 형태의 계산기라고 하고 내 책상위에 놓여있는 노트북의 조상이 아파트 한채 크기에 30톤을 육박하는 에니악에서 비롯되었다는 상상을 초월하는 얘기들이 재밌게 다가온다.



좋은 공학자는 자신이 만든 발명품이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끊임없이 질문해야 해요 / 143


공학의 역사에서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함께했던 거의 모든 것들이 공학으로 하여금, 그러니까 '호기심'이 세상을 뒤바꾼 원동력이었음을 초등학생의 시선으로 쉽고 간결하게 표현되어 있어, 꼭 공학자의 꿈을 가진 아이가 아니더라도 우리 주위에 있는 것들이 무엇으로 하여금 시작되었는지 알려주기에 좋은 책인 것 같다. 더불어 내 아이가 세상에 호기심을 느낄 수 있도록 복잡한 환경을 정리하고 흥미를 가질 수 있는 것에 노출을 해야줘야겠다는 마음을 다시한번 다져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