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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내공 - 이 한 문장으로 나는 흔들리지 않는 법을 배웠다
사이토 다카시 지음, 이지수 옮김 / 다산북스 / 2017년 4월
평점 :
모든 것을 의심하거나 모든 것을 믿는 것은 둘다 편리한 해결책이다. 어느쪽을 택하든 우리는 반성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 앙리 푸앵카레, 과학과 거설 중에서 / 38
All or Nothing
미성숙한 사람일수록 예스 아니면 노를 선택한다고 한다. 하나가 잘 풀리지 않으면 모두 망쳤다 생각하고 하나가 잘되면 온 천하를 얻은듯 착각한다고, 그래서 한가지만을 주장하면 반대되는 것을 무조건 부정하게 되는데 이는 복잡하고 다종다양한 정보들로 넘치는 이 시대에 살아남기 힘들다고 지적한다.
푸앵 카레의 말은 "All or Nothing" 둘 중 한쪽을 택하면 깔끔해지는 그 시점에서 사고를 멈추어버린다. 그래도 좋은가? 라고 우리에게 경고하는 듯 하다. / 40
이는 대선정국에 든 우리 투표권자에게도 하는 말 같다. 각자 취향대로 혹은 정책이 마음에 들어서 지지하는 후보자가 있는가 하면 그 반대되는 후보자의 이름만 튀어나와도 질색팔색하는 이들이 있어 안타깝다. (모두 그렇지는 않지만) 우리 부모님세대들이랄까. 그저 보여지는 이미지나 뉴스헤드라인으로 그들을 평가하는 것이 고질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한번은 정말 궁금해서 '그가 왜 싫어요?' 라고 물으면 '그냥 꼴보기 싫다. 사기꾼같다.' 이 정도의 답변이라 이해를 해보려고 대화를 시도해도 결국 납득을 못하고 서로 반대되는 곳으로 시선을 돌린다.
그러나 지금이 내 인생의 승부처라고 생각되는 순간이 있다면 관계를 끊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고독을 극복하면 오직 혼자서만 도달할 수 있는 경지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그로인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내공을 얻을 수 있다. / 65
사람과 사람이 부딪히면서 의지하기도 하고 오해하기도 하는데, 그러면서 문득 드는 의문을 풀지 않고 방치한채 몇년의 시간을 흘러보내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책에서 읽은 한 문장으로 지난일이 주마등처럼 떠오르고 '아 그래서 그랬구나' 그 의문에 대한 답이 느닷없이 튀어 나온다. 어쩌면 나보다 더했을 절박감에 그 사람이 처해 있었구나, 나는 나만 힘든줄 알고 그 사람이 힘든건 보지못했구나, 라고 깨닫게 된다.
책의 수많은 텍스트들 중에서 내 마음을 뒤흔드는 문장과 만나는 건 읽는 독자마다 다를 것이다. 그래서 저자가 엮은 그 한줄들이 외로웠던 시절, 자존감을 높이고 삶을 버티게 해주었다던 그 한줄들이 내게는 이렇다할 감흥을 주지 못했다. 그럼에도 책 중간의 그 한줄이, 누군가와의 관계를 다시 각성하고, 오랜동안 서운했던 감정을, 오해를 풀게해주었으므로 이책이 내게 해줄 일은 다한 것 같다. 이것이 저자가 말하고자 한 한줄내공이며 책을 끊임없이 읽어야 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