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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교육학자 박옥춘 박사의 미래형 자녀교육법
박옥춘 지음 / 예담Friend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세계적인 교육학자 박옥춘 박사의 <미래형 자녀교육법>은 일단 이 책의 저자가 미국 교육부 연구 프로젝트 책임자라는 사실에서 더 호감을 끈다. 이 땅에 사는 학부모라면 누구나 동경하는(?) 미국 교육, 바로 그 중심부에서 연구 프로젝트를 맡은 책임자라는 사실에 말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미국에 있는 사람이 우리의 현실을 알까? 혹은 너무 이론적인 것만 잇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는 저자의 솔직한 서문을 보며서 접었다. 저자 또한 두 아이를 키우면서 실수를 저질렀고 후회를 반복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시행착오를 통해서 성공적인 교육을 위해서는 이론적인 지식보다 사려깊은 지혜가 훨신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래서 이 책은 교육학자로서의 견해보다는 부모로서의 경험과 지혜로운 사람들의 교훈을 토대로 집필했다고 한다. 이런 서문을 읽고 있으니 이 사람의 글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감이 들었고, 빨리 읽고 싶은 충동이 강하게 느껴졌다.
목차를 훑어보니 목차부터 맘에 드는 제목들이다.
1부 현명한 부모는 자기 역할을 안다
2부 지혜로운 부모는 자녀를 존중한다
3부 영리한 부모는 진정한 공부를 가르친다
먼저 저자는 자신이 어떤 부모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자신이 어떤 유형의 부모인지를 알아야 앞으로 자녀에게 어떻게 대할 것인지, 취약점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고 말이다. 그래서 초반부에 간단하게 어떤 유형의 부모인지 알아볼 수 있는 테스트가 실려 있다. 그리고 각각의 스타일에 대해서 설명한다. 방목형, 허용형 부모 밑에서 자라면 어떤 아이로 자라는지, 그리고 권위주의형 부모밑에서는 어떤 아이가 자라는지를 이야기한 이후에 적극 추천하는 부모 유형은 민주원칙형 부모이다. 즉 자유로운 대화를 통해 아이들이 주어진 상황에서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돕고,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한 것은 반드시 지키게 하는 교육 유형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이다. 특히 일관성이 중요하다고 한다. 일시적인 기분, 잠깐 동안의 사정에 의해 좌지우지된다면 아이들이 혼란스러워하며, 또 부모가 다같이 일관되게 행해야 한다고 말이다.
이 책의 또하나의 강점은 교육학적인 기반 위에서 풍부한 사례들을 통한 교육의 지혜를 전달한다는 점이다. 아주 다양하고 실제적인 사례들을 들고 있어서 더 현실감이 있으며, 나 자신의 생활과 아이를 대하는 태도와 연결지어보면서 반성도 하게 된다. 그래서 막연히 이론만을 접할 때와는 다른, 구체적인 교육 방침을 생각해보게 된다. 권위형 부모로서 아이들을 양육했던 사례들이나 잔소리형 부모로서 아이를 양육했던 사례들을 보면서 나도 그런 실수를 많이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부모가 아이들과 대화할 때 꼭 유의해야 할 것이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결과보다는 그 결과를 얻기 위한 아이들의 노력에 관심과 대화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보여준 결과가 최선의 노력을 통해 얻은 것이라면 부모가 그 결과를 부족해도 받아들이고 아이와 함께 기뻐할 수 있어야 하며, 아이들이 스스로 자기 일을 해결해나갈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워주고 필요한 것들을 지원해주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말이다.
또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경험을 이야기해주며 이렇게 말한다."나도 교육학을 공부했고, 일생 동안 교육연구에 관한 일을 했지만, 어떻게 하는 것이 부모로서 아이들을 훌륭히 교육하는 것인지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다. 그래서 계속 부모가 노력하고, 배워야 한다“고 말이다. 사실 이 말이 정답이다. 교육이라는 것이 어떻게 획일적으로 적용되어질 수 있는가! 인간은 각자가 개성을 가진 존재이며 특별한 존재이니까 말이다. 그래서 더 많이 노력하고 더 많이 자신의 아이의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사실 아무리 많은 육아나 교육에 관련된 책을 읽어도 막상 내 아이에게 적용할 때는 책대로 되지 않거나 다른 식으로 반응이 나와서 당황스러운 적도 있었으니 말이다.
저자는 부모의 가장 큰 책임은 아이를 존중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자발적 동기를 가지도록 해주는 것, 결과보다는 과정을 칭찬해 주어야 한다고 말이다. 그래서 부모의 따뜻한 사랑과 정성스러운 지원, 결과보다 아이들의 노력에 가치를 두고 그것을 진심으로 기뻐하며 칭찬해주는 부모의 마음과 태도도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아이에게서 내적인 동기를 끌어내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충격적인 사례는 하버드대에서 수학과 박사과정까지 공부하던 저자의 딸 친구 로버트가 박사과정을 중단하고 다시 법대 대학원에 가는 결정을 내린 사례였다. 그래서 저자는 로버트를 보면서 무엇을 잘하느냐도 중요하지만 무엇을 즐길 수 있느냐를 발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고 한다. 이 부분은 나도 무척 공감이 된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알고, 그 일을 하는 사람은 인생이 풍요롭지만, 원치 않고 즐겁지도 않은 데 그 일을 하고 있다면 그 사람의 인생은 우울한 인생이 될 것이다. 이번에 본 EBS 스페셜 - 아이의 사생활 - 중에서도 그런 내용이 나왔었다. 원치 않는 대학에 입학해 자신의 적성이나 좋아하는 것과는 관련없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그들이 누구나 다 부러워하는 대학을 나왔고, 번듯한 직장을 가졌지만 정작 본인은 행복하지 않았다. 그런데 더 충격적인 사실은 이들이 이렇게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반대되는, 전혀 관련이 없는 학과를 택한 이면에는 부모의 무언중의 기대나 권유등이 압박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한 것이다. 어찌보면 부모는 그것이 최상이라 여기고 아이에게 권유를 했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아이들의 인생을 황폐하게 만든 원인 제공자가 된 것이다. 그래서 저자가 말한 것처럼 아이를 부모의 자존심으로 좌지우지하지 않고, 또 부모가 권위적으로 모든 일에 있어서 진두지휘를 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것같다.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하고, 자신의 가치를 알고 긍지를 가지고 자신감을 가지고 생활할 수 있도록 해주워야 한다는 것, 그리고 부모가 모델이 된다는 것에 대해서는 다시금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 저자의 사례 중 준욱이와 준욱이 아버지의 이야기는 정말 시사하는 바가 많았다!
마지막 3부에서는 어떻게 공부를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독서에 관한 시사, 디베이트에 관한 그와 그의 아들의 경험, 그리고 토론 챔피언을 만든 아버지의 비결, 제시카가 글을 잘 쓰게 되기까지 할머니가 제시카에게 어떤 도움을 주셨는지 등등 많은 사례들을 통해 좀더 실제적인 공부 능력에 대해서 저자는 짚어주고 있으며, 이 부분들은 핵심 중의 핵심을 뽑아낸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아주 좋은 방법들이었다.
나는 이 책을 자녀 교육을 위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나와 같은 부모들에게 적극 권하고 싶다. 단순히 세상적인 성공이 아닌, 풍요로움 속에서 아이가 행복하고 가치있고 성공적인 삶을 살기 원하는 부모라면, 좀더 좋은 부모, 아니 최고의 부모가 되길 원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일독하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