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은 내가 결정합니다 - 내 감정의 주인이 되는 자기결정권 연습
정정엽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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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요즘 심취해 있는 심리학 분야의, 그것도 내가 좋아하는 종이질의 책이 나왔다.

정정엽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쓰신 다산북스의 <<내 마음은 내가 결정합니다>>다.

재생종이까진 아닌데 나 이런 종이재질 좋아.

뭔가 꺼끌꺼끌한 날것의 재질.

우리나라 책들도 서양의 책처럼 재생종이로 만들어서 아주 가벼우면 좋겠다.

나의 경우, 책이 가벼우면 가방 안에 휴대하기가 더 편해지고, 그럼 책을 펼쳐보는 기회가 더 자주 생길 거고,

그러면 책을 지금보다 더 많이 구매하게 될 것이다.

서점 가면 심리학, 철학 서적코너에 신간이 어떤 책이 나와있고, 베스트셀러가 어떤 책이 있는지 꼭 둘러보는데,

요런 책들이 있네.

다미 샤르프의 <<당신의 어린 시절이 울고 있다>>, 사이토 사토루의 <<나는 왜 나에게만 가혹할까>>는 이 시기에 만난 것이 다행스럽고 감사한 책이었다. 천천히 매일 읽는데 감정이 북받쳐 오르거나 분노가 생기거나 연민이 생기는 등 다양한 감정변화를 수용하며 읽어갔다.

30대 중반에 심리학 서적에 빠지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까?

이 쪽으로 더 유심히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길일까?

그래서 정정엽 선생님의 <<내 마음은 내가 결정합니다>>도 꼭 읽어보고 싶었다.

심리학 서적을 읽어보면 분명 공통적으로 나오는 내용들이 있고, 근본적인 위로와 힘이 되기에,

다산북스의 이번 신간에서는 내가 어떤 내용들과 마주할 수 있을지 기대되는 것이 당연했다.

 

정정엽 선생님 또한 형의 벽이라는 일종의 트라우마가 있었고, 그것을 극복하는 내용은

선생님도 같은 인간으로서 고민이 있으셨구나, 모든 인간은 각자의 짐을 지고 묵묵히 살아가는 것이구나 싶었다.

결국 트라우마나 성장 과정에서 겪은 상처나 아픔은, '생각의 뿌리를 바꾸는 교정적 경험의 힘'으로 극복해낼 수 있다.

항상 부족하다고 비교만 당하던 내가 반복해서 사랑받는 경험을 하자 다른 사람으로 변화한 것처럼 말이다. 물리적인 나는 그대로지만 세상을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주체로서의 나는 이전의 내가 아니게 되었다.

내가 괴로운 것은 내 주위를 둘러싼 상황 때문이 아니었다. 머릿속 생각의 뿌리 때문이었다. 내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생각의 뿌리가 스스로를 억압하게 만든 것이다. 우리를 괴롭히는 주체를 알았으니 솔루션도 간단하다.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만드는 생각의 뿌리를 바꾸면 된다. 67쪽


<저자에게 궁금한 점>

Q. 책의 96쪽을 보면,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크고 작은 우울감과 불안감을 조금씩 가지고 있다는 부분이 나오는데,

고대사람들, 아니 거기까지 아니더라도 근대 사람들도 이러한 우울감과 불안감을 모두들 안고 살았을까?

아니면 자연을 멀리하게 되고, 인간관계가 소원해지고 디지털 세계에 탐닉하는 환경을 가진 현대인들의 고유 특징일까?

이러한 감정은 심리학이 발달하면서 발견해낸 인간의 근원적인 감정일까, 아님 현대에 갑자기 생긴 감정일까?

Q. 98쪽에 나오는 감정을 잘 받아들이고 감정에 잘 반응한다는 것의 의미란? 그를 위한 방법이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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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한중일 세계사 7 - 흥선대원군과 병인양요 본격 한중일 세계사 7
굽시니스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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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만화로 읽는 경험은 재미난 경험이다.

두꺼운 글로만 되어 있는 책을 꿋꿋하게 읽는 것보다

쉽고 흥미롭다.

우리나라 국사교육에서 어쩌면 놓치고 있는

동아시아사, 세계사 속에서 국사를 바라볼 줄 아는 능력을 <본격 한중일 세계서7>을 통해 배양할 수 있어 반갑다.

 

 

우린 어쩌면 '국사'와 '세계사'라는 교과과목의 이름 하에,

우리나라의 역사만을, 혹은 다른 나라의 역사만을 따로따로 배웠지,

큰 틀에서 함께 흘러가고 있었던 전체 시대상을 살펴보는 시간은 갖지 못했다.

그런데 책이, 그것도 재미난 만화책이 그런 시간을 가질 기회를 준다는 것이 고마웠다.

 

저자 굽시니스트(김선웅) 작가님의 한 땀 한 땀 그림 스케치가 얼마나 수고로웠을지,

만화 한 컷 한 컷에 표정과 대사를 삽입하는 과정이 얼마나 피로했을지 새삼 우리 주변 많은 분들의 노고를 느낀다.

아무래도 저자의 생각, 가치관, 판단이 개입되고 드러날 수 밖에 없는 것이 책이므로

읽다 보면 흥선대원군의 업적이라고 교과서에서 배운 부분을 '삽질'이라는 표현한 부분부분들에서

교과서에서 배운 것이 다가 아니라는,

학창시절에 배운 배움의 뒤편엔 더 큰 진실, 사실, 혹은 해석이 있을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저자 굽시니스트(김선웅) 작가님의 한 땀 한 땀 그림 스케치가 얼마나 수고로웠을지,

만화 한 컷 한 컷에 표정과 대사를 삽입하는 과정이 얼마나 피로했을지 새삼 우리 주변 많은 분들의 노고를 느낀다.

 

1860년대 중국과 일본이 교역과 관세 수입을 통해 이전과 차원과 다른 부를 일궈내고 있을 때,

흥선대원군은 전정, 환정, 군정 개혁을 추진하며 땅을 일구어 사는 모습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새삼스럽다.

동아시아에 서구 열강들의 자본주의 침투가 시작될 때,

우리는 우리만의 울타리 안에서 우리의 일상의 모습을 고요히 지키고 있었을 그 시대.

국민도 국민이지만, 실로 한 나라의 리더, 우두머리가 가진 그릇의 크기가 국운을 결정한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굽시니스트 님은 우리가 국사 교과서에서 배운 정책을 일목요연하고 짧게짧게 정리하며 넘어가는 것에서 더 나아가,

정책의 이면에서 영향받고 있었던, 때로는 고통받고 때로는 혜택받았던 서민들, 우리네의 모습을 그려나가는 것을 잊지 않았다.

교실에서 배운 왕 중심의 우리나라 역사에, 백성들의 모습을 나란히 비출 수 있는 시선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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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섭리건강법
예산 이상철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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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제, 치킨, 햄버거, 피자.

흙에서 나는 채소, 나물, 과일.

둘 중에 택하라면 응당 아래 것을 택해야 하건만,

특히 아기 낳고 매 끼니를 허겁지겁 때워야 하는 처지라 위의 것에 의존중인 아기엄마.

몸이 차서 위가 안 좋고, 위가 안 좋으니 몸이 찬 악순환을 반복중인 내 몸.

내 몸은 내가 안주하는 안식처임을 <<당신의 어린 시절이 울고 있다>>를 통해 절실히 느낀 바,

내 몸 건강 내가 챙겨야겠다는 생각을 해 봤다.

마침 적절하게 자연섭리건강연구원 이상철 원장님의 <<자연섭리건강법>>을 만나게 되었다.

나는 위암으로 발전할 수도 있는 위염을 달고 살고 있고,

아기 낳고는 체중이 더 불고 다리 부종도 더 심해져,

몸이 만신창이인 상태다.

코로나19로 집콕중이기까지 해, 몸을 생각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 필요하다!

자연섭리건강법은 기초체온, 소화, 숙면 및 안정, 해독, 조혈, 청혈, 말초 림프 순환, 혈류 개선, 육체적인 비움, 정신적인 비움(무위)으로 면역 기능을 강화하여 만성 질환과 대사성 질환을 극복하는데 원리가 있다.

자연섭리건강법은 자연의 섭리에 따르는 것이 최적의 건강법이라는 철학에 바탕한다.

모든 사람은 자연 치유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건강을 다루고 있으며

자연 치유력을 현대의학의 면역 시스템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다.

현대인들은 머리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화기가 주로 머리에 머문다. 특히 지나친 경쟁과 스트레스 등으로 아랫배로 내려가야 할 화기가 오히려 머리로 올라가게 된다.

몸에 찬 기운이 들어오고 체온이 떨어지게 되면 면역력도 저하되므로 체온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최고의 명상은 청소이며, 특히 화장실 청소는 나를 돌아보는 최고의 명상이다. 내가 사용하는 공간을 청소하지 않고 명상센터를 찾아 명상을 하는 것은 시간 낭비일 뿐이다. 내가 사용하는 공간을 청소하면서 나를 돌아보고, 생활습관을 돌아보고,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과 감사를 느낀다면 몸도 마음도 건강하고 행복해질 것이다. 청소가 즐겁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숙면을 위한 습관

- 해가 지면 2시간 이내에 자고 해가 뜨면 일어난다.

- 잠자리에 들기 30분 전부터는 준비해야 한다. 컴퓨터 모니터, 스마트폰 화면 불빛은 수면을 유도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를 억제해 숙면을 방해하기 때문에 밤에는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 잠자리 들기 전에 10분 정도 몸을 이완하고 천천히 호흡하면서 정리 명상을 하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자연섭리건강법>>은 우리가 현대사회에서 바쁘게 살지 않았다면 동물로서 당연히 했을 기본들,

즉 현미 잡곡밥, 나물 위주로 천천히 꼭꼭 씹어 식사하고,

매일 30분 정도 햇빛을 보며 가벼운 산책을 하고,

반신욕 등 하체를 따뜻하게 하는 혈액순환시간을 가지고,

밤에 스마트폰 같은 거 보지 말고 일찍 자고,

해뜨면 일찍 일어나는 행동들을 알려준다.

이렇게 기본에 충실하면 각종 질병들을 예방할 수 있고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다.

어쩌면 우리가 이미 다 알고 있으나 실천은 미루고 있는 건강챙김법들을 복습하는 느낌일 수 있다.

그러나 책을 통해 내가 응당 신경써야 할 내 몸에 대해 다시 한 번 주의를 기울이고,

진짜 중요한 건, 내 몸, 내 건강이란 생각을 해보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

소중한 깨달음 감사합니다. :)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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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쉬운 독학 베트남어 단어장 가장 쉬운 독학 시리즈
홍빛나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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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어에 욕심이 생기기 시작한 나.

베트남어 단어를 많이 빨리 습득해야 겠다고 결심한 나.

베트남어 발음중에 내가 이미 공부한 중국어와 발음이 비슷한 단어들이 상당해서, 흥미롭게 공부하고 있다.

베트남어 쯔놈이 중국 한자에서 유래하였기에 당연한 것일 수 있다.

동양북스에서 나온 홍빛나님의 <<가장 쉬운 독학 베트남어 단어장>>은 아주 욕심내던 책이다.

그렇지 않아도 외워둬야 하는 베트남어 단어들을 모아 나만의 단어장을 만들어야지 하고 있다가,

15개월 뽁이 키우면서 진득하게 공부하기가 쉽지가 않은 만큼,

베트남어 단어장 책이나 사야겠다고 하던 차에,

괜찮은 책을 발견한 것이다.

책을 후루룩 살펴보고, 책의 구성을 파악한 후,

내가 제일 먼저 한 것이 mp3 파일 다운로드다.

동양북스 홈페이지에서 mp3파일을 무료 다운받아 폰에 넣어 뽁이 유모차 끌고 산책하면서, 책 가지고 다니면서

수시로 공부하고 있다.

mp3 파일이 신통한 것이, 베트남어와 한국어 번역이 함께 실려 있는 버전과 베트남어만 실려 있는 버전이 따로 있어,

본인이 원하는 파일을 활용할 수 있다.

똑똑한 동양북스 mp3 파일, 고마워요 :-)

풍부하고 똑똑한 외국어 학습 자원들, 똑똑하게 활용해서 제2외국어 똑똑이 되자!!

아침에 자고 일어나서 잠들 때까지의 일상을 2,000여개의 베트남어 단어로 표현할 수 있다는 학습 목표가 맘에 든다.

그래요, 나는 일어나서 잠들기 전까지 모든 상황을 내 입으로 베트남어로 말하고 싶어요!

독학하다 헷갈리는 부분이, 6개의 성조, 그리고 베트남어의 알파벳의 발음인데,

mp3 파일 들으면서 언어의 느낌을 뇌로 기억해 본다.

책 구성이 신통한 것이,

침실의 침대, 이불, 베개, 휴대전화,

욕실의 화장지, 칫솔, 티슈, 비누,

옷 입기의 옷, 단추, 지갑, 가방, 치마, 옷걸이,

외출준비의 스킨, 로션, 마스카라, 아이섀도 같이,

내 몸의 가장 가까이 있는 것부터 생활 반경을 넓혀 새 단어들을 익히도록 되어 있어,

아주 흥미로웠다.

한국어로는 당연히 알고 있는 생활 속 단어들을 베트남어 문장까진 아니더라도, 베트남어로 말해보고 싶었고,

실제로 말해보는 건 외국어 공부를 좋아하고 잘 하는 나로서는 재미있을 수 밖에 없다.

그림과 단어를 공부하고 나서는

단어를 활용한 문장들을 공부할 수 있다.

단어도 소화해내기가 어려운 베트남어 입문 단계이지만,

한국어 번역문과 베트남어 원문을 1대 1로 대조해 보면,

문장 구조를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다.

이건 이런 단어구나, 접속사 역할을 하구나, 이럴 때 이 단어 쓰면 되구나.

재밌다!

<<가장 쉬운 독학 베트남어 단어장>> 하나만 가지고 다니며 수시로 펼쳐도,

곧 베트남인 친구랑 제법 기본 회화는 할 수 있을 것 같노!

감사합니다,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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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집 짓기 - 이별의 순간, 아버지와 함께 만든 것
데이비드 기펄스 지음, 서창렬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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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포함한 누군가의 죽음이 왔을 때 당황하지 않으려면 '죽음'에 대해서 미리 배워두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비단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의 비상시국때문도 아니고, 내 나이가 응당 그럼직한 나이가 된 것 같다.

<<영혼의 집 짓기>>란 책은 언뜻 제목만 보면, 무엇에 관한 이야기일까 싶다.

저자 데이비드 기펄스는 기자, 작가, 교수로, 현재 애크런대학에서 문예창작을 가르치며 글을 쓰고 있다.

시인 오은님은 삶뿐 아니라 죽음도 함께 나누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역설하는 책이라 쓰고 있다.

저자의 어머니의 '첫 페이지가 재미있어야 한단다.'라는 말씀대로,

저자의 책은 처음부터 흥미롭게 서서히 진행된다.

저자와 여든 하나인 저자의 아버지가 내 손으로 직접 '관'을 짜면서 시간을 보내고, 누군가의 죽음을 맞이하고, 관을 함께 만들던 시간을 추억하는 이야기는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하기도 전에 내 마음을 아리게 했다.

휴우- 난 이 엄청난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다 읽어내려갈 수 있을까?

저자의 추억이 담긴 집과, 그 집 안의 헛간과 같은 공간들, 그 공간들을 사용한 가족들, 그들이 함께 했던 일, 함께 했던 말들을 전해듣는 일이 단지 책을 읽어내려가고 있는 것일 뿐인데도, 생생하게 다가와서 어쩔 줄 몰랐다.

책의 끝부분에는 '장례식에서 재생할 곡 목록 20'과 '상실을 위로하는 곡 목록 20'이 목차만 QR코드로 나오는데,

제목만으로도 슬픈 노래들을 천천히 하나씩 보았다.

먹먹한 한편, 새로운 방식의 감성 공유에 신선함을 느꼈다.

책을 읽을 때 배경음악으로 한 곡씩 틀어서 들어봤는데,

그냥 들었으면 즐거웠을 법한 노래들도 있는데,

이 목록 속의 노래라고 알고 들으니,

마음이 이상해졌다.

노래만 들으면 경쾌하고 신나보여서(심지어 락 음악까지!) 그곳에선 이 곡이 장례식장에서 틀어도 되는 구나, 하는 곡들도 있었다.

내 손으로 내 관을 짠다는 소재의 평범하고도 독특한 경험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 그래서 네가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삶의 철학 혹은 삶을 살아가는 방법에 관한 내용도 한가득 담고 있었다.

이를 테면, 'Measure twice, cut once.' 등등.

책 도입부에 나오는 로리 앤더슨의 말이 우리네 인생을 축약해서 보여주는것 같아 마음에 와닿는다.

저자의 아버지는 80대에 접어들었고, 피부암이 있었고, 2년 전 종양 제거수술도 하신 상태다.

저자는 아버지의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격, 끊임없이 뭔가를 하려 드는 강박관념, 새로운 일을 하려 들고, 새로운 일을 하는 중에도 더욱더 새로운 일을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강박관념, 편안함을 불편해하는 성격이 자신도 물려받았다며 이를 '유전병'이라 부른다.

아버지를 생각하며 '관'을 짜는 프로젝트를 정말 실행하게 된 저자와 저자의 아버지.

집을 짓고 수리, 개보수까지 척척 하시는 만능 일꾼인 아버지가 이제 '천하무적'이 아닌 시기를 목도하는 저자의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시간을 묵묵히 지켜보았다.

 

그럼에도 관은 인터넷에 널려 있다. 월마트, 코스트코, 아마존, 그리고 오버스톡닷컴 등에서 관을 판매한다. 특화된 관들도 마찬가지다. '위풍당당 관', '운명 관', '백만장자 관', 그리고 '카우보이의 마지막 여행 관' 등이 다 그렇다.

<<영혼의 집 짓기>> 86쪽

사람이 죽어서 들어가는 '관'이 특화된 상품으로 유명 온라인몰에서 팔고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그러고 보니 평소에 살 만한 아이템으로 생각을 해본 적 자체가 없다. 쉽게 살 수도 있는 관을 그것도 아버지와 함께 만드는 작업을 선택한 저자는

사실 저자가 진짜로 원했던 것은 아버지와 함께 뭔가를 만든다는 행위 자체였다고 말한다.

네가 그 일을 잘했다는 말을 듣는 유일한 길은 네가 그 일을 했다는 걸 누구한테서도 듣지 않는 것뿐이다

139쪽

갑자기 '선택'이 '무한한 가능성'을 뜻하지 않게 되었을 때

카타 폴릿의 시 '서른에 들어서며'

내가 삶에 관해 배운 모든 것을 나는 다음과 같은 세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삶은 여전히 계속된다.

296쪽

질병으로 가족을 한 명씩 잃어가는 저자를 보며,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싶었다... ...

모두 평안한 곳으로 가셨기를.

그리고 나에게 이런 일이 닥치면, 나는 그때 어떡해야 하나 라는 문득 두려운 생각이 엄습했다. 슬펐다.

나는 그 거대한 슬픔을 감당할 수 있을까.

저자의 아버지의 마지막 시로 눈가가 촉촉해졌다.

나는 가을날 떡갈나무 같다

떡갈나무 이파리 죽어서 땅에 떨어진다

내 몸 죽어서 땅으로 돌아가듯이

그러나 떡갈나무 여전히 살아서 봄을 기다린다

내 영혼도 그렇게 살아남아

영원한 봄을 손꼽아 기다린다!

2018년 5월

359쪽. 저자 데이비드 기펄스의 아버지의 마지막 시


. 나도 그 책을 좋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나에게 가져다준다. 나도 종종 그렇게 한다. 13

. 엄청난 능력을 지닌 탓에 자식들의 집수리와 주택 개량에까지 관여하는 아버지를 둔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암담하고 피할 수 없는 두려움에 맞닥뜨리게 된다. 아버지가 없으면 우린 어떡하지?

배관의 유속에 대해 누구한테 물어봐야 하지? 장선의 하중에 대해서, 나무 이름에 대해서 누구한테 물어봐야 하지? 21

. 나는 이렇듯 도구를 통해 부모님을 더 잘 알게 되었다. 나는 어머니와 나누었던 어떤 대화보다도 어머니의 조그만 십자말풀이 표와 그를 위한 광범위한 참고 서적을 통해 어머니를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아버지는 풍부한 증거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 보였다. 아버지는 내게는 두려움을 모르는 스키 점프 선수였는데, 내가 그걸 안 것은 내 눈으로 트로피를 보았기 때문이다. 37

. 시신은 관에 맞아야 하고, 관은 관실에 맞아야 하고, 관실은 무덤 구멍에 맞아야 한다. 그러나 그에 앞서 내가 편안히 쉬는 듯한 느낌이 들어야 했다. 그래야 어느 날, 생명을 잃은 나의 몸이 마치 내가 편히 쉬고 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관 속에 놓일 수 있을 테니까. 비록 한 존재가 그 시점에 이르렀을 때는 편안하다는 개념이 부적절해 보이긴 하지만 말이다. 122

. 어머니를 잃게 되자 죽음의 개념이 덜 추상적이고 한결 현실적인 개념이 된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생각이 점점 더 커져서 아버지와 함께 보내는 시간을 더욱 절박하고 더욱 소중히 여기게 되었다. 125

. 나는 내 관을 만드는 것이 죽음의 당혹스러움을 이겨내는 한 가지 방법일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내가 아버지와 단둘이 시간을 보내는 것의 진정한 의미는 인생의 다른 일들에 너무 압도되어서 이 일을 시급하고도 의미심장한 일로 여길 수 없는 우리가 각자 자기 자신을 찾는 것이었다. 우리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있었다. 동시에 각자 자신의 삶을 바쁘게 꾸려가면서 많은 시간을 따로 보내고 있었다. 245

. 나는 어머니의 죽음, 친구의 죽음, 그리고 내 젊음의 죽음이 내게 뭔가를 가르쳐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나는 그걸 기대했다. 나는 세상사를 정리할 수 있는 정신의 능력을 믿는다.

지금 내게 가장 진실하게 다가오는 것은 죽음은 산산이 부서지는 것이라는 깨달음인 듯 싶다. 슬픔은 부서진 잔해의 혼돈 상태다. 오직 삶만이 패턴을 찾을 수 있고, 그것도 나름대로 좋은 시절에만 가능하다. 그 오랜 상실의 계절로부터 내가 기억하는 것은 하루하루가 가능한 한 빨리 지나가기를, 상실의 시기가 지나가기를 바랐다는 것이다. 이런 바람 때문에 나 자신의 삶도 마구 흘러간다는 사실을 나는 간과했던 것 같다. 나는 결코 상실감을 넘어설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은 패턴의 일부가 될 뿐이다. 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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