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빠한테 물어보렴 - 신비한 어른 말 사전 ㅣ 모두를 위한 그림책 28
다비드 칼리 지음, 노에미 볼라 그림, 황연재 옮김 / 책빛 / 2020년 4월
평점 :
엄마, 아빠랑 말로써 소통하고 교감할 수 있는 아이들 마음에 딱 들 법한 그림책을 만났다.
책빛 출판사의 <<아빠한테 물어보렴>>이다.
노랑 빨강 파랑 초록 등 알록달록 원색의 색감이 정말 예쁜 그림책이다.
색깔에 매료되어 뽁이랑 보고 또 보고 했다.
그림책 속 글들은 또 어찌나 아이들 마음을 잘 대변하고 있는지!
이런 생각들을 할 수 있는 나이의 아이를 둔 부모라면
무릎을 탁 치며 이거 완전 내 이야기네 할 수 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0/0509/pimg_7289731622539332.jpg)
스위스에서 태어나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 사는 다비드 칼리의 글은,
한국에서 살고 있는 독자에게 "전 세계 사람은 다 똑같구나~."하는 느낌을 준다.
문장 속 함의를 이렇게 잘 파악하고 있다니.
겉과 속이 다른 문장들을 우리는 얼마나 많이 사용하고 있을까?
그것을 듣는 아이는 얼마나 답답하고 헷갈릴까?
부모의 언어사용습관이나 육아태도는 자녀에게 평생에 걸쳐 영향력을 행사하므로,
우리는 늘 괜찮은 부모가 되기 위해 수양해야 한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0/0509/pimg_7289731622539333.jpg)
이 수양이라는 것이 참 어렵지만,
오늘도 뽁이랑 책빛 그림책 한 권 읽으며 마음을 달래어본다.
아이가 부모에게 (부모가 대답하기 껄끄럽거나 곤란한) 질문을 하면,
어른들은 "그건 엄마한테 물어봐라."라고 하곤 한다.
내가 어릴 때 엄마에게 "엄마, 아기는 어떻게 생기는 거에요?"라고 질문하자,
엄마는 "아빠한테 물어봐라.",
뉴스 기사를 읽다가 처음 보는 궁금한 단어가 있어서 아빠한테,
"아빠, 콘돔이 뭐에요? 콘도에요? 집?"하자,
엄청 당황하며 "엄마에게 물어봐라."라고 황급히 자리를 박차고 나가던 모습.
우리 문화에 익숙한 모습이지 않은가?
나는 정말 궁금해서 물어보았다.
부모를 수치스럽게 한다거나 당황하게 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
그저 정말 알고 싶었다.
인간으로서 알고 싶은 욕구를 표현했을 뿐인데,
그걸 그다지 좋지 않은 방법으로 거절당했을 때,
내가 오히려 당황했다.
질문을 많이 하면 좋다던데,
알고 싶은 걸 물어볼 곳이 부모님밖에 없는데,
다른 질문들은 별로 떠오르지 않다가 오랜만에 생긴 질문인데,
그걸 부정당하니 의기소침해지더라.
나의 어릴 때의 단 몇 초사이의 경험이지만,
이렇게 어른이 된 뒤에도 내 기억 속에 정확히 살아남아있다.
나는 성에 관한 것이든, 그 무엇에 관한 것이든,
아이가 이해할 수 있도록 정확한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
빙빙 둘러서 전혀 이해할 수 없게 말해놓고는,
다 이해했지?라고 되묻는 행동은 되도록이면 피하고 싶다.
나는 이제 한 아이의 부모가 되었고,
그 아이에게 내가 가진 세계의 빛깔을 보여줘야하는 역할을 부여받았다.
나는 어떻게 창의적으로 아이의 질문에 답하고, 아이에게 질문할까?
나의 육아월드가 더욱 기대된다.
엄마가 더 멋진 엄마가 되어있을게, 아가!
아가랑 책 읽으면서 말이야.
한동안 어른으로 살다보니,
아이가 어른들을 어떤 눈으로 바라볼지를 잊고 산 것 같다.
어른이 되면 다 알게 된다는 둥, 넌 나중에 크면 어떤 사람이 되고 싶냐는 둥(사실 무슨 직업을 택할지가 부모의 관심사아니었던가!)
어른에겐 평범한 말들을 아이들은 수시로 들으며,
어떤 생각과 느낌, 감정을 가질까?
자기 속내를 들어주는 부모,
내 감정에 공감해 주는 부모,
내 말을 이야기하고 싶게 경청해 주는 부모.
나는 이런 부모가 되고 싶다.
나는 과연 미래의 뽁이에게 이 책에 적힌 어른 말 중에, 몇 개나 말하고 있을까?
전부 다? 이것보다 더 많이?
Oh no~
아이의 호기심, 궁금증, 질문에 자상하고 친절한 관심과 배려를 보이며 답하는 부모가 되고 싶다.
주변에 5살 전후 아이를 둔 엄마들 보니,
아이들 질문이 너~무 많아서 일일이 답하려니 죽겠다는 하소연들을 하던데...
아이의 호기심에 엄마의 윽박이 따라선 안 되기에,
부모로서 늘 자기수양, 수련에 힘쓰며
오늘도 아멘하며 살아가겠습니다.
아기랑 함께 알록달록 그림책 보며,
이것저것 가리키며 대화하는 행복한 시간이 되었다.
아기에게 좋은 시간이 되길 바라며 시작했는데,
이 책 부모에게도 여러가지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책 구매 사은품인 엽서와 포장지까지 예뻤던(방문이나 벽에 붙여두면 알록달록 예쁘겠다!) 책빛 출판사,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