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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보그 가족의 밭농사 - 조기 은퇴 후 부모님과 함께 밭으로 출근하는 오십 살의 인생 소풍 일기, 2023년 국립중앙도서관 사서추천
황승희 지음 / 푸른향기 / 2023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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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은퇴 후 부모님과 함께 밭으로 출근하는 오십 살의 인생 소풍
일기
어느 시인의 싯구가 생각난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노라고 말하리라.
소풍같은 삶
꽃길만 걸을거 같지만 겪어야하는 삶의 무게는 짊어지고 간다.
물컵에 물을 보고 물이 반밖에 없다, 물이 반이나 있다 하는 것처럼 같은 무게를 지고 가도 가시밭길이었다 할 수도 있고 꽃길이라고 할 수도 있는거 같다.
출판사에서 책표지 투표를 했었는데 내가 선택했던 표지는 아니었는데 이게 낫었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밭에 있는 부모님과 저자, 고양이 두마리 나뷔랑 벙벙이
발랄하게 들려진 다리 한쪽
밭일을 마치면 부모님과 함께 기념사진 찍는다는데 찰칵했던 그 순간같다.
그리고 글 전체에 흐르는 작가님의 문체가 저 발랄함을 닮아있는듯 하다.
부모님과 함께하는 밭농사 이야기, 부모님의 인생 이야기, 자신의 삶이야기
웃음도 있고 찡한 감동, 애틋함도 있고 공감도 되어 좋았다.
50대의 비혼의 1인 가구 여성으로서의 삶에 대해 비슷한 연배나 성향은 아주 다른이의 삶의 모습이 공감도 되면서 웃프기도 하면서 자기삶에 대해 방향키를 쥐고 살아가려는 노력들에 박수를 보내고 싶기도 하다.
고미숙님 좋아하신다고 해서 반가웠고 두 고양이와의 동거 또한 재밌다.
책속에서 만나는 삶의 모습과 마음, 생각들이다.
벼는 농부의 발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말이 있는데, 밭농사도 다르지 않다. ㆍㆍ흙은 땅은 농사는 진짜 거짓말을 안 한다.
나의 밭농사는 부모님을 안아드리는 아침인사로 시작한다.
엄청난 수확을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올 한 해 무사히 아무 변고 없이 재미나게 먹고 일하고, 늙어가는 엄마 아빠를 볼 수 있으면 그저 바랄 게 없겠다.
얼마 전부터 밥 먹다가 그냥 노래가 하고 싶어졌다. 맺힌 응어리를 풀겠다는 것도 아니고, 음치를 극복하겠다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나도 못 듣겠는 내 노래를 즐기고 싶어졌다고나 할까.
퇴사하고 부터는 떠나고자 하는 욕구가 없다. 이제 우리는 공항 대신 푸른 하늘 아래 우리 텃밭으로 간다. 말하지 않아도 그게 여행인 것을 우리는 서로 안다. 텃밭이 그 비행기 날던 하늘을 가지고 있다. 파란 이파리, 파란 벌레, 여러 때깔의 열매는 여행 볼거리로 부족함이 없다. 원두막에서 먹는 밥이 현지식인 것이다. 마침 우리 밭 저만치에 기차가 지나간다.
평소 철없다는 말을 듣는 편이다. 나는 그게 좋다. 철들지 않아서 좋다. 철들지 않은 어른이 나의 취향이다. 감탄사를 잘할 줄 아는 어른,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아는 어른, 입꼬리 올라갈 장치릏 주위에 둘 줄 아는 어른이고 싶다.
우리 아버지가 달라지셨다. 내가 여기 보시라고 하면 보고 웃으시라고 하면 웃는다. 사실 이 모든 게 내가 좋아하는 모습에 맞춰주시는 거다. 딸을 사랑하고 딸이 좋으면 아빠도 좋으니까.
외로우면 외로운 대로 나 자신을 아끼고 위하면서 밝게 살다 보니
내 삶이 무척 사랑스러워지는 마법의 순간이 금방 찾아왔다.
"이만하면 나는 너무 괜찮은 사람"
퇴사를 간절히 꿈꾸되 실천할 수 없는 수많은 한반도 직장인들이여, 그대들의 꿈을 내가 대표하여 대리 실천한다는 사명감으로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한가하게 살겠습니다.
(요즘 말?로 개부러워~~~~)
@prunbook 도서협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