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하는 아이 소원우리숲그림책 10
박종진 지음, 서영 그림 / 소원나무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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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마음을 그대로 들여다 볼 수 있는 그림책을 만났다.

<질문하는 아이> 속에는 엄마랑 외출 준비를 하면서도

끝없이 질문을 쏟아내는 아이가 등장한다.

뭐가 그리 궁금한 게 많을까 싶었는데

나중에 보니 그것이 두려움을 없애기 위한 한 방법임을 알게 되었다.

 

치과 가는 길이 두려운 아이는

걸어가는 동안 눈 앞에 펼쳐지는 모습에 대해 계속 질문하며

조금이라도 시간을 멈춰보려고 노력한다.

그 모습이 마치 오십이 훌쩍 넘은 내 모습이기도 하다는 걸 깨달았다.

 

끝없는 질문과 그 질문을 해결해가는 엄마의 대답이 무척 흥미롭다.

마치 어린 아들을 키울 때의 내 모습과 닮아 있었다.

마지막 도착지인 치과의 이름은 거인 치과다.

또한 주변의 상가 이름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도 비슷하다.

걸리버 헤어살롱

왕스푼 커피

헐크 안경원

거인 약국 등...

그리고 정말 거인처럼 아이 옆에 앉은 치과의사 선생님을 보며

아이가 느꼈을 두려움에 대해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된다.

 

아이는 그 두려움을 줄이기 위해 오히려 즐거운 상상 거리를 찾아

엄마께 질문을 했던 것 같다.

엄마도 그 마음을 알기에 재밌고 유쾌한 대답을 해주지만

마지막엔 단호하게 목적을 상기시키는 양육자로서의 모습도 보여준다.

엄마와 아이의 치과 가는 길을 통해 보여준 이야기를 통해

두려울 때 아이들이 두려움을 이겨내는 방법으로 오히려 재미있는 상상 거리를

찾아낸다는 것도 재미있었고 다정하게 불안을 없애주려는 엄마의 모습도 좋았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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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오 상담소 - 잘 보이지 않는 존재들에게 보내는 위로와 공감!
소복이 지음 / 청어람미디어(나무의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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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말 출판사에서 펀딩으로 제작한 소복이 작가의 책 <이백오 상담소>

[잘 보이지 않는 존재들에게 건네는 위로와 공감] 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절판되었던 <이백오 상담소>를 그대로 복간한 책인데

복간되기 전에 이 책에 대한 호평을 많이 들었던 터라 복간 소식이 무척 반가웠다.

지난여름 만났던 소복이 작가는 정말 수수한 이웃집 친구 엄마처럼 느껴졌었다.

그리고 그 소박함과 푸근함을 가득 담고 있는 책이 <이백오 상담소>였다.

 

세련된 그림도 아니고

잘나가는 주인공도 아니고

무대가 화려한 장소도 아니고

스펙타클한 주제의 내용도 아닌

이 만화책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이유가 뭘까?

난 부제의 제목이 답이라고 생각했다.

잘 보이지 않는 존재들에게 건네는 위로와 공감

 

예전 TV 프로그램 중 부채 도사로 분장한 강**이 나와

출연자들의 고민을 상담해 주는 프로그램이 생각났다.

작가의 청년 시절에 <이백오 상담소>를 썼던 장소를 무대 삼아

상담소를 열고 사람들의 고민에 명쾌한 해답을 내려주는 주인공이

부채도사의 강**과 오버랩 되었다.

 

사랑, 이별, 직장, 가족, 외로움 등 다양한 주제의 고민은

내 고민이기도 하고 내 주변 사람들의 일상적인 고민이기도 했다.

짝사랑하는 사람을 멀고 먼 섬에서 또다시 만난 것이

운명이냐고 묻는 주인공에게 짝사랑남은 운명이 아니고 우연이라고 했다.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는 일은 그저 자연스러운 일일 뿐이라며...

운명이라는 대답을 기대하며 질문했을 주인공의 맘과 달리

지극히 객관적인 모습으로 또 다른 상담사가 되어 준 짝사랑남의 대답이 멋졌다.

 

그 밖에도 깊은 공감을 하게 만든 주인공의 처방전이 곳곳에 숨어 있었다.

사는 장소보다 중요한 건 사는 태도다.’

다른 사람이 가진 걸 나도 다 가질 필요는 없지만 가장 중요한 건 사람이다.’

변명하지 말고 자학하지 마세요. 그냥 부족한 그 모습이 당신이에요.’

초등학생 때는 아무 고민이 없었지만 다시 초등학생이 되고 싶진 않다.’ 등등.

 

여기저기서 울고 있던 낯선 사람들을 만난 날 주인공은 이렇게 위로한다.

여기서(길 위) 실컷 울고 어두운 방에 들어가서 혼자 울지 말아요.’라고.

길 위에서 하늘과 땅과 나무와, 지나가는 사람들과 비둘기와 지렁이가

함께 울어 줄 것을 알고 있는 주인공이 건네는 위로에 책을 읽던 나는 울컥했다.

내게도 길 위에서 울고 있는 낯선 사람에게 내어 줄 마음이 있을까?

그리고 그 마음을 챙기고 싶다.

우리 모두 그 마음을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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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참방 보람 그림책 2
보람 지음 / 길벗어린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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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닥파닥 해바리기>로 만났던 보람 작가의 신작 <모두 참방>!

연약한 해바라기를 배려해주는 큰 해바라기들의 따뜻한 마음이 좋았던 기억 때문에

<모두 참방>도 공연히 친근한 느낌이 들었다.

보람 작가만의 밝고 귀엽고 포근한 느낌의 그림이

서사와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미에겐 바다

다람쥐에겐 호수

토끼에겐 연못

아이에겐 물웅덩이

그렇가면 호랑이에겐?

 

호랑이가 한번 넘어져 덮치면 흩어져 버릴만큼 작은 물웅덩이에서

아이도, 토끼도 다람쥐도 참방거리며 놀지만

개미는 너무너무 두려워 무섭기만 하다.

직면한 한 상황이 입장과 처지에 따라 이렇게나 다르다.

 

모두의 놀이터를 망친 호랑이가 가는 곳은

자기는 물론이고 모든 친구들과 함께 참방거릴 수 있는 숲 속 계곡이었다.

자기 등에 친구들을 태워 가고,

맛있는 수박 간식을 동물 친구들의 크기에 맞춰 잘라주며,

작은 체구로 물속에 들어가기 힘든 개미에게 맞춤형 퐁당 연못을 만들어 주는

호랑이는 몸집만큼 마음이 큰 어른이었다.

 

요즘 권력의 자리에 있으면서도 책임은지지 않으려는 어른들의 모습을 보며

호랑이 같은 어른이 얼마나 중요한지 감정이입을 시키며 책을 읽었다.

호랑이의 세심하고 따뜻한 배려에

작은 개미는 자기가 할 수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같이 한 동물 친구들을 즐겁게 해주었다.

 

세상이 이래야 살 맛나지 않겠는가?

서로서로 돌보며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들로 다른 사람들을 돕고 섬기는 세상 말이다.

힘 있는 호랑이는 그 힘을 자신에게만 쓰지 않았다.

권력만 가진 어른들에게 화가 나 씩씩거리는 내 마음에

오늘 처방해 준 이 책 <모두 참방>이 잠깐의 진통제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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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늑대처럼
에릭 바튀 지음, 양진희 옮김 / 우리들의행성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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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과 편견을 가진 독재자라면 그 최후가 어떠할지를 짐작할 수 있고

우리가 짐작한 대로 결말을 보여주는 책, <하얀 늑대처럼>

프랑스 작가 에릭 바튀의 작품이다.

검정과 빨강이 이루는 그림의 강렬함 만큼 글의 서사도 강력하다.

 

키가 크고,

기다란 수염을 가졌으며,

번득이는 새빨간 눈을 가진 하얀 토끼는

자신의 조건과 맞지 않는 다른 토끼들을 다 내쫓고 홀로 독재자가 된다.

하얀 토끼가 정하는 것은 모두 법이 되는 세상을 만든 것이다.

 

다양함을 인정하지 못하고

평화로운 조화를 꿈꾸지 못한 채

독재와 독선으로 무장된 하얀 토끼는 결국

자신을 닮은 좀 더 힘 센 또 다른 독재자에게 죽임을 당하고 만다.

 

그릇된 이념과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고 편협한 생각에 사로잡힌

지도자를 만난다는 것은 국민들에겐 재앙일 수 밖에 없다.

독재자 하얀 토끼 때문에 삶의 터전에서 쫓겨난 일반 토끼들은

하얀 토끼가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도 말이 없다.

 

독재자의 횡포가 평화를 깨뜨리고 사회를 위험에 빠뜨렸다면

그 횡포에 저항하지 않고 순응하기만 했던 일반 토끼들의 책임은 없는 걸까?

깨어 있는 시민 의식과 행동하고 실천함으로 저항하는 시민의 자세도

함께 고민하게 되는 책이었다.

아이들과 함께 진정한 민주주의 사회와

시민의 역할을 주제로 토론하기 전에 읽어주면 토론할 거리가 많을 것 같다.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생활 방식으로 살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꼭 필요한 덕목이라면 존중과 협력이 아닐까?를 생각하게 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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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도에서 보내요 내 손을 잡아 줘요 1
김흥식 지음 / 씨드북(주)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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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식 작가의 [그렇게 나무가 자란다]를 읽고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충격적인 소재의 그림책이었지만 엄연하게 현실에 존재하고 있는 상황들로

가정폭력의 무서움과 위험성 그리고 대물림되는 폭력 상황에

적잖은 마음의 울림을 느꼈던 책이었다.

 

김흥식 작가는 <무인도에서 보내요> 그림책에서도 가정 폭력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

무인도에서 혼자 생활하는 아이 주변에 널려있는 쓰레기들을 보며

환경문제를 다룬 책인가? 싶었는데 괴물의 등장 장면부터

가정 폭력이 주제임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

 

밤만 되면 나타나 지독한 악취를 풍기고

손에 잡히는건 다 던져 버리며, 발에 걸리는 건 다 차 버리는 괴물.

얻어 맞을까봐 절대 눈에 띄면 안되고

숨소리조차도 내지 않고 지새던 밤을 보내는 아이는

이런 곳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손을 내민다.

 

수없이 외쳤지만 외면 당하던 아이는

괴물이 먹고 난 술병 속에 쪽지를 넣어 바다에 던진다.

구해 줘. 부탁이야.”

 

화목한 집을 꿈꾸며 가족 여행을 떠나고

아빠 힘내세요외치고 싶은 무인도 속 아이에게

우리가 해 줄 수 있는 화답은 무엇일까?

책장 속에서 술병 속 편지를 꺼내는 아이의 모습이

뒷면지에 담긴 이유는 그 아이가 우리의 모습이 되길 바라는 작가의 마음 같았다.

 

도와달라는 아이의 외침이 그대로 메아리로 되돌아오지 않게

반응하며 귀 기울여주고 손잡아 주는 사회가 그 아이에겐 절실하다.

우리의 관심을 경험한 아이가 비로소 대물림되는 가정 폭력의 고리를

단호하게 끊어낼 수 있도록 힘을 주는 사회가 되고 있나?

이 책을 읽고 난 후 한동안 마음이 무거웠고

내가 모르는 상황 속에서 소외되고 방치되어 있는 아이들은 없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폭력으로부터 안전한 사회,

충분히 사랑받고 자라나야 할 아이들의 시간,

사랑과 정성으로 책임을 다하는 부모,

우리에게 모두 필요한 것들이다.

아이들이 더 이상 무인도에서 떨며 시간을 보내지 않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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