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 2021 BIB 황금사과상, 2021 볼로냐 라가치상 픽션부문 우수상 모두를 위한 그림책 60
엘함 아사디 지음, 실비에 벨로 그림, 이승수 옮김 / 책빛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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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한 해를 마무리 할 시기이다.

따뜻한 아랫목에 배 깔고 엎드려 할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 속으로 빠져드는

상상만으로도 벌써 포근해지기 시작하는 계절이 돌아오고 있다.

새해 첫날과 첫눈이 주는 설레임은 세계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

 

책빛출판사에서 나온 신간 <첫눈>

이란을 비롯한 중앙아시아 국가들에서 봄을 시작하는 첫날이자 새해인

노루즈라는 명절과 관련된 나네 사르마와 노루즈의 사랑이야기다.

압도적으로 크고 길쭉한 판형과 정말 눈이 내리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한

모노타이프 판화 기법이 도드라진 아름다운 책이다.

 

첫눈이 내린 날의 기억을 더듬어

사각거리는 눈 밟는 소리와 하얀 담요를 덮은 듯한 모습을 묘사한 장면과 그림은

정말 눈이 내리는 마당에 내가 서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내리는 눈을 받아 먹기 위해 나도 모르게 입을 벌리고픈 충동도 느꼈다.

 

사람들이 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한 유래를 얘기해주시는 할머니의 얘기를 통해

알게 된 나네 사르마와 노루즈의 이야기는 한 편의 애니메이션 느낌이 나기도 한다.

구름 위에서 살며 자신을 세상 밖으로 데려갈 노루즈를 기다리는 나네 사르마는

집안 청소를 하며 먼지를 털어내고 날아간 그 먼지를 세상 사람들은 이라 부른다고 했다.

그리고 식물들에게 주던 물뿌리개에서 나온 물은 가 되었다지.

또 나네 사르마의 아름다운 목걸이가 풀려 떨어진 구슬은 우박이 되고...

 

드디어 321일 노루즈가 봄과 함께 찾아오는 날,

나네 사르마는 그만 사르르 잠이 들어 버리고

노루즈는 나네 사르마의 손가락에 장미 한 송이를 남기고 조용히 떠났다.

그리고 나네 사르마의 기다림은 아직도 계속 되고 있을거다.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단다. 기다리는 행복만으로도 이미 충분하거든

이야기를 마친 할머니의 대답 속에서 많은 것들이 들어 있음을 깨달았다.

노루즈를 만나지 못했다는 슬픔을 이기고

다시 노루즈를 기다리는 설레임과 행복을 택한 나네 사르마를 보며

오늘을 사는 우리들은 새로운 결말을 꿈꾸며 또 다른 이야기를 상상해 나갈 수 있다.

그래서 이야기 속에서 나네 사르마로 변신한 나는 특별한 노루즈와의 만남을 기다리며

오늘을 정성껏 준비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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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삐르와 커다란 김밥 쭈삐르
현민경 지음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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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삐르와커다란김밥

#현민경__그림

#한울림어린이

 

맛있는 음식이 가득한 뷔페에서도 빼놓지 않고 챙겨오는 음식이 김밥이다.

아이들 현장학습 갈 땐 이십 줄씩 말아 아이와 선생님 도시락 싸서 보내고

온가족이 종일 김밥으로 식사를 하곤 했다.

그래서 김밥은 언제 먹어도 물리지 않고 늘 맛있게 먹는 음식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요즘은 다양한 재료를 넣어 김밥의 종류도 많이 달라지고 있다.

 

<쭈삐르와 커다란 김밥 뱃속에서 > 책은 친구들보다 몸집이 몇 배는 큰 쭈삐르에게

꼬마 친구들이 만들어 준 커다란 김밥 이야기다.

쭈삐르와 친구들은 숲 속으로 소풍을 가서 놀다가 점심시간이 되자 도시락을 열어 먹는다.

아이들이 쭈삐르에게 김밥을 나눠 주지만 큰 몸집의 쭈삐르는 친구들이 주는 김밥으로는 양이 차질 않는다.

배부른 친구들은 놀거리를 찾다가 어디선가 울려오는 천둥 같은 소리에 깜짝 놀라는데

알고 보니 배고픈 쭈삐르 뱃속에서 나는 소리였다.

 

미안해진 친구들은 쭈삐르를 위해 함을 합쳐 커다란 김밥을 만들었다.

쭈삐르의 체구에 어울리게

김도 여러장을 겹쳐 펴고 밥도 넉넉히,

오독오독 도토리랑 상큼한 풀을 넣고

마지막으로 새콤달콤한 산딸기 듬뿍 넣어

돌돌돌 말고 나면 김밥이 뚝딱 완성!

친구들이 힘을 합쳐 함께 만든 쭈삐르의 김밥을 맛있게 나눠 먹으니

모두모두 행복한 소풍이 됐다.

 

나와 다른 친구의 형편을 돌아보고

서로 배려하며 협동하는 모습이 살며시 미소짓게 하는 그림책이다.

그리고 쭈삐르의 노란 털의 질감은 꼭 한 번 만져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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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꽤 마음에 들어 바람동시책 2
박혜선 지음, 정수현 그림 / 천개의바람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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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마음에 드는 제목의 시집을 만났다.

바로 천개의바람에서 출간된 박혜선 작가의 시집, <나는 내가 꽤 마음에 들어>.

작가님은 세상에서 나를 제일 잘 아는 사람은 바로 나이고

내가 언제 행복한지, 언제 속상하고 아픈지 아는 사람도 나 자신이라며

그럴 때 내 마음을 위로해주고 토닥거려줄 사람도 나라고 얘기한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이 동시집은 내가 내 마음에게 말을 걸어주는 동시들로 채워져 있다.

마치 나는 내가 꽤 마음에 들어라고 계속 말하는 것처럼 들린다.

그리고 너도 그렇지?” 라고 나에게 물어보는 것 같다.

그러다가 더 생각하면 지금 너 잘 살고 있어.” 라는 응원을 받은 느낌도 든다.

 

사람이 다 똑같을 순 없다.

아니, 그럴 필요가 없다.

내가 못하는 것은 다른 사람이 잘하면 되고

다른 사람이 못하는건 내가 잘하면 된다.

그래야 세상이 둥글둥글 맞물려 채워가며 돌아가지 않을까?

내가 다 잘해야 할 필요가 없다고 얘기해주는 책.

내가 잘하는 것만 열심히 해도 충분하다고 말해주는 책.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살고 있는 강지유를 만날 수 있는 책.

 

<나는 내가 꽤 마음에 들어>

아이들이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

혼자 말고 엄마, 아빠랑 함께.

 

강지유의 느낌이 살아 있는 시 한편 소개한다.

 

[넌 꿈이 뭐야?]

하나씩 찾아오지

한꺼번에 찾아와서는

 

왔으면 그냥 있지

들락날락 왔다 갔다

 

그래서 지금은 꿈이 없어

그냥 즐거운 내가 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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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모를걸? 햇살그림책 (봄볕) 53
심은지 지음 / 봄볕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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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

잔소리~~

또 잔소리~~

잔소리만 안하면 최곤데...”

 

혹시 이런 얘기 안듣나요?

아이들 키우다 보며 잔소리를 안할 수가 없잖아요.

손 씻어라.

장난감 정리해라.

뛰지 말아라....

 

심은지 작가의 첫 책, <엄마는 모를걸?>

언니와 조카의 일상을 지켜보며 만든 책이라고 합니다.

아주 리얼하고 현장감을 살린 유쾌한 책이예요.

작가님의 싸인본을 받았는데 싸인이 어찌나 사랑스럽던지요.

 

예쁜 엄마의 모습을 그려와 자랑하려던 유진이 마음도 모르고

엄마는 폭풍 잔소리를 합니다.

엄마 잔소리에 마음이 쪼그라진 유진이는 상상속에서 몸도 개미만큼 쪼그라져

엄마 눈에 띄지 않게 되자 하고 싶었던 대로 온갖 말썽이 부리다가 그만

강아지에게 쫓겨 여전히 엄마의 잔소리가 넘쳐나는 현실로 돌아와요.

 

그리곤 반전이 일어나는데 엄마는 할머니의 폭풍 잔소리를 듣게 됩니다.

이 장면에서 너무 공감이 가고 감정이입 100%였어요.

다음엔 어떻게 될지 상상이 가시죠?

 

일상의 장면을 소재로 해서 만든 책이여서 그런지

공감하기가 너무 좋았고 마치 제 모습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했어요.

오늘 혹시 아이와 잔소리 때문에 속상하신 분 계신가요?
이 책을 펼쳐 보시면 기분이 사르르 풀리실 거예요.

표지의 아이, 너무 귀엽죠?

우리집 아이도 엄마 립스틱 몇 개 부러뜨려 망가뜨렸다고요?

, 바로 여러분과 아이의 이야기가 들어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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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더더 먹고 싶은 고양이 그림책봄 23
케이티 사호타 지음, 나오미 티핑 그림, 강수진 옮김 / 봄개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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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더더 먹고 싶은 욕망을 가진 고양이라면 그 결말이 어떻게 될까?

가볍고 귀여운 고양이 책이라고 생각하며 펼쳐든 책,

<더더더 먹고 싶은 고양이>는 단순히 먹보 고양이에 관한 책이 아니었다.

작가는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시대를 풍자하며 쓴 이야기라고 했지만

이 한 권의 책 속에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환경의 문제까지도

다 담고 있는 상당히 무게감 있는 책이었다.

 

팬데믹 시대에 유럽 사회를 강타한 사재기 열풍,

재택 근무 및 원격 수업으로 인한 일상의 변화,

클릭으로 완성되는 온라인 쇼핑의 신세계,

그리고 온라인을 통해 만들어지는 가짜 뉴스와 정보들의 홍수 속에서

진실의 모습을 찾기 어려운 사람들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해줬다.

 

사람들과 함께 팬데믹 상황을 겪으며 변화 속에 동참하는 고양이, 까만 쥐, 하얀 쥐들을

등장시켜 사람들의 일상을 바라보게 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사람들이 앉았던 줌 화면 앞에 고양이들이 모여 회의를 하고

사람들이 잠든 사이에 클릭으로 음식들을 주문하여 쌓아두는 고양이들의 모습 속에는

사재기를 하던 사람들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있는 장면이었다.

또한 가짜 뉴스로 서로를 이간질 시키며 그 이슈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이용하는 고양이들의 모습도 현 시대에 너무나 자주 보게 되는 일이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방법은 무엇일까?

하얀 쥐와 까만 쥐들의 소통하고 연대하는 모습을 통해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배부르게 먹고도 쌓아두며 배고픈 척 했던 고양이와 달리

쥐들은 자신들에게 필요한 만큼만 챙기는 모습을 보여주며 악한 것들에 대해 저항하며 응징하는 태도를 보여 줬다.

마치 까만 쥐와 하얀 쥐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민주시민으로서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는 것 같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여전히 변화를 통해 진화한다고 생각한다.

아이러니 하게도 마지막 장면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빌런 강아지의 모습을 통해

이 사회는 늘 새롭게 대두되는 문제들을 만나게 될 것이고

시민들은 또 참여와 소통, 연대의 힘으로 그 문제를 극복하게 될 것이라는

희망을 던져주는 듯한 묵직한 고양이 그림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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