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동무 꼭두 우리아이들 우리 얼 그림책 3
김하루 지음, 김동성 그림 / 우리아이들(북뱅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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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겨울, 제주 여행 중에 본태박물관을 방문했다가 이색적인 전시를 봤었다.

꽃상여와 함께 다양한 모양의 꼭두를 보았는데 그때 처음 꼭두의 용도에 대해 알게 되었다.

 

어릴 적, 동네에서 초상이 나면 철모르던 아이들에겐 잔치집 분위기였다.

사람들도 북적이고 음식도 풍성하고 만장을 휘날리며 꽃상여 나가는 것도 볼 수 있었으니

이별의 슬픔보다는 노는 즐거움이 컷던 기억이 남아 있다.

<길동무 꼭두>는 김하루(김숙) 작가님이 우연히 꼭두조각가 김성수 작가님의 전시회를 보고

영감을 얻어 만든 스토리에 김동성 작가님의 그림이 더해져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고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우리 조상들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책이 되었다.

 

꼭두는 사람들이 하늘나라 갈 때 길을 열어 주고 같이 가는 길동무 인형을 일컫는 말이다.

이 책의 추천사를 쓰신 김옥랑 꼭두박물관 관장은 꼭두를 이렇게 설명해주고 있다.

 

[ 꼭두는 저마다 하는 일이 다르기 때문에 종류가 다양합니다.

길을 안내하는 꼭두가 있고,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해 주는 꼭두가 있습니다.

그리고 여행자가 불편하지 않게 시중을 드는 꼭두가 있고, 노래 부르고 춤을 추어

즐겁게 해 주는 꼭두가 있습니다. 그리고 용 꼭두와 봉황 꼭두도 있습니다.

꼭두가 다양한 일을 하지만, 그 밑바탕에는 위로와 보살핌의 자세가 깔려 있습니다.

이름 없는 백성의 문화인 꼭두는 조상이 남겨 준 아름다운 우리의 전통문화입니다. ]

 

내가 제주에서 만났던 다양한 꼭두들의 존재 이유를 이 글을 통해 알 수 있었고

망자를 기억하고 배려하며 남은 가족들에게도 위로를 전하는 메신저로

꼭두가 쓰임을 받았다는 것이 다행이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우리 선조들의 이러한 풍습의 중심에는 늘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는

마음이 담겨 있음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망자에게나 살아있는 자에게나 친구로 다가가 위로와 돌봄을 전하는 꼭두를 소재로

지금은 거의 사라져 버린 전통 장례 문화를 알려주고 그 속에 담긴 선조들의 태도를

보여준 <길동무 꼭두>를 아이들에게 꼭 소개해 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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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리 헵번 이야기 - 나의 어머니, 오드리를 기억하며, 2024 행복한 아침독서 선정도서 그림책 숲 30
션 & 카린 헵번 페러 지음, 도미니크 코르바송 외 그림, 이현아 옮김 / 브와포레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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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일생을 후대 사람들이 기억하고 기록하는 일의 주인공이 된다는 것은 참 멋진 일이다. 더군다나 자신의 자녀가 부모를 추억하고 기리며 그 삶을 기록한다는 것은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지만 누구나 하지 못하는 일이기도 하다.

 

<오드리 헵번 이야기>는 오드리 헵번의 아들 내외인 션과 카린이 어머니의 삶을 기억하며 글을 썼고, 헵번의 고향인 브뤼셀에서 활동 중인 도미니크 코르바송과 프랑수아 아브릴 부부가 삽화를 그려 완성했는데 도미니크 코르바송 작가의 마지막 유작이 된 책이라고도 한다.

 

내가 알고 있는 오드리 헵번은 연기 잘하고 미모가 뛰어난 배우였다.

나중에는 유니세프 대사로 활동하며 열심히 봉사활동을 했던 모습,

그리고 우리에게 영감을 주는 7가지 명언을 통해 그녀의 삶이 아름다웠음을 알고 있었다.

 

벨기에에서 태어나 네덜란드로 이사를 가면서 발레리나의 꿈을 키우던 오드리는 2차 세계대전 동안 지하실에 숨어 지내며 연합군과 레지스탕스 사이를 오가며 비밀 쪽지를 전하기도 했다니 놀랍기도 했다.

전쟁으로 무섭고 배고프고 두려운 시간 동안 오드리는 몇 시간이고 책을 읽으며 상상의 나래를 폈다. 사실 오드리가 상상한 모든 일들은 그녀의 삶을 통해 하나씩 하나씩 이루어지고 있었음을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어린 시절을 지나 화려한 영화 배우로 일하면서 전쟁 중에 봤던 영화의 기억을 떠올리며 많은 사람들에게 그녀의 영화가 즐거움과 위로를 주기를 바랐다.

그리고 누구보다도 아이들을 사랑했던 오드리는 아이들이 학교에 갈 즈음 영화배우를 그만두고 엄마의 삶을 선택했다. 두 아들을 학교에 데려다주고 요리와 빨래, 청소를 하며 가족을 돌보는 삶도 의미 있는 시간으로 살아낸 오드리의 삶에서 역시 엄마의 힘은 스타도 비켜갈 수 없구나를 느끼기도 했다.

 

영화배우로 사는 것은 재미있지만, 전쟁 중인 나라의 배고픈 아이들을 돌보는 것은 더욱 가치있는 일이야

이 생각이 그녀의 노년의 삶을 결정했다. 어둠 속에서 웃음을 잃고 살아가는 아이들이 웃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유니세프 대사로 지내며 어려운 지역의 아이들을 위한 봉사활동에 전념했던 그녀의 삶이 아들에게는 어떻게 비쳤을지는 모두가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어머니의 자랑스러운 삶을 바라봤던 아들이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어머니를 추억하며 써내려간 이 책은 내가 알던 오드리 햅번이라는 배우와 오버랩되며 잔잔한 감동으로 남았다.

 

무엇보다도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주고 받으며 살고 싶어 했던 그녀의 삶이 지금도, 아니 이후로도 계속 이어질 것 같아 이 책이 더 고마운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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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수염 공주 귀쫑긋 그림책
에브 마리 로브리오 지음, 오렐리 그랑 그림, 박재연 옮김 / 토끼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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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수염을 달고 팔짱을 낀 채 당당하게 거울을 바라보고 서 있는 공주!

그 당당함이 멋지게 느껴지는 <콧수염 공주>을 읽고 북토크에 참여했다.

 

만약 남과 다른 그 무엇을 가지고 있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을 콤플렉스로 여기거나 감추기 바쁠 것이다.

사회적인 통념이나 고정관념의 범주에서 벗어나는 일에 대해

용감하게 드러내놓고 맞서는 데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요즘 여성혐오, 남성혐오라는 말이 자주 이슈가 되는 걸 보게 된다.

남성과 여성에 대해 차별을 넘어 혐오라는 단어까지 사용하는 우리 사회가

무척 걱정되고 안타깝기만 하다.

남성과 여성이 적대적 감정을 가진 상대는 아니지 않는가?

서로의 존엄을 지키며 함께 협력해야 하는 사회의 구성원들이

비난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경쟁하듯이 쏟아내는 칼 같은 말들이

무척이나 걱정스러웠는데 <콧수염 공주>를 읽으면서

남성과 여성의 구분을 넘어 한 인간으로서의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용기와 당당함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을 가졌던 것 같다.

 

1학년 아이들과 콧수염 공주라는 제목과 그림을 보니 어떤 생각이 드냐는

내 질문에 이상하다는 대답을 한 남자 친구가 있었다.

이유를 물었더니 여자들은 콧수염이 원래 없는데 제목이 콧수염 공주라서 이상하다고 했다.

아마 이게 보편적인 생각일수도 있겠다 싶어 다른 생각이 있는 사람의 의견을 물었더니

콧수염이 중요한 건 아닌 것 같다는 대답을 한 친구도 있는데 자세한 이유는 말하지 못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처음 생각과 달라진 친구가 있으면 말해 보자고 했더니

한 친구가 자기만 가지고 있는 콧수염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공주가 멋있다는 말을 했다.

내가 부끄럽게 생각하는 나 자신은 다른 사람에게도 부끄러운 존재일 수 있고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나일 때 다른 사람들도 나를 당당한 사람으로 바라본다는 것을

기억하며 내가 나 스스로를 존귀하게 여기는 게 무척 중요하다는 얘기를 나눴다.

그리고 나처럼 소중한 친구들이기 때문에 내가 먼저 친구들을 존중해 주는 태도도 중요하다는 결론으로 수업을 맺었다.

 

<콧수염 공주>를 읽고 남자다움, 여자다움을 말하기 전에 남들과 달라도 자신만의 존엄을 발견하는 것, 그리고 그 모습 그대로 내가 속한 사회에 기여하며 당당하고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내면의 힘을 찾아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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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타기 한판 - 2023 대한민국 그림책상 대상, 2022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 선정작, 볼로냐도서전 어메이징북셀프 선정 글로연 그림책 31
민하 지음 / 글로연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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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아이디어가 한 권의 책이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과 노력이 뒤따르는지 알게 되는 책

<줄타기 한 판>을 받고서 감탄사를 연발했었다.

글로연의 제작과정 사전 공개 이벤트를 통해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들었지만

실물로 만나 본 책은 더 감탄스러웠다.

 

어릴적 용인민속촌에 가서 보았던 줄타기 공연도 떠오르고,

가랑이 사이로 줄을 타고 앉았다가 반동으로 줄 위에 서는 신기한 동작을 쌍홍잽이’,

줄 위에서 날아올라 방향을 바꾸는 동작을 허궁잽이라고 부른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공연을 보면서 위 두 동작을 하던 줄광대가 줄 위에서 떨어질까 봐 얼마나 마음을 조렸던지...

 

<줄타기 한 판>을 읽을 때

큐알코드를 찍어 삼현육각 연주와 김대균 명인의 공연을 곁들이니

어린 시절 보았던 줄타기 공연이 완벽히 재현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삼현육각 연주자들이 가운데 앉아 있고 줄광대와 어릿광대가 양 옆에 서서

얼쑤! 줄타기 한 판 놀아보세나~~”로 시작한 공연은

줄타기 한 판 재미나게 잘 놀았구나!”를 외친 후

모든 출연자들이 인사하고 총총히 퇴장하는 그림으로 완벽한 공연 장면을 재현해 내고 있다.

 

책 장을 넘기며 내가 줄을 팽팽히 당길 때

줄광대가 그 줄 위에서 신나게 뛰고 걷고 돌며 움직이는 모습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한 느낌에 내 손에도 힘이 들어가는 경험을 했다.

책 속에서 움직이는 빨간 줄은

이야기만 끌고 가는 게 아니라 이미 내 마음도 끌어가고 있었나 보다.

 

책을 덮고 나서도

귓가에 쟁쟁거리는 연주소리와

어릿 광대의 힘찬 사설 소리가 계속 들리는 듯한 착각은

다시 큐알코드를 켜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민하 작가님의 아이디어와 구현해 내는 상상력,

글로연의 무대뽀 실험정신(제작과정의 노력을 들어서 앎)의 콜라보가 멋진 책을 탄생시켰다.

독자로서는 그저 즐겁고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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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웨 -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도토리숲 그림책 7
루피타 뇽오 지음, 바시티 해리슨 그림, 김선희 옮김 / 도토리숲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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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웨>의 작가 루피타 뇽오는 [노예 12] 이라는 영화로 제86회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어스]로 뉴욕 영화 비평가협회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영화배우다.

멕스코에서 태어났지만 출생 1년 후 케냐가 고향인 아버지를 따라 케냐로 귀국했고,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성장했다.

그리고 첫 그림책으로 <술웨>를 만들었다.

 

술웨는 한밤과 같은 색으로 태어났어요라고 시작하는 첫 문장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엄마는 해뜰 무렵 색

아빠는 해 질 녘 어스름한 색

언니는 한낮처럼 환한 색.

유난히 피부색을 자세히, 그리고 감성적으로 표현한 이유가 뭐였을까?

 

그리고 언니처럼 환한 피부색을 갖고 싶어서

지우개로 자신의 몸에 있는 어둠을 지우기도 하고

엄마 화장품도 발라보고

색이 가장 연한 음식들만 먹기도 하는 장면에서

피부색에 대한 술웨의 간절함이 느껴졌다.

피부색이 곧 많은 친구를 사귀는 조건이라고 생각했던 술웨에게는

언니처럼 낮의 햇살 같은 피부색이 얼마나 부러웠겠는가?

 

엄마를 통해 자신의 이름인 <술웨>가 별을 뜻한다는 것과

별똥별이 전해 준 밤과 낮의 이야기를 통해

어둠 속에서도 빛이 빛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술웨는

비로소 나는 어둡고 아름다우며, 밝고 강하다라고 자신의 정체성을 바로 잡을 수 있었다.

자신이 속과 겉이 모두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것을 인식하서 살았던 술웨는

자신이 일하는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게 되었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이렇게 멋지게 세상에 내놓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외면의 아름다움뿐 아니라 내면의 아름다움을 위해 노력했던 루피타와

자기 자신 안에서 빛나고 있는 아름다움을 찾아낸 술웨는 쌍둥이처럼 닮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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