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립 기린과 달팽이
알렉스 쿠소 지음, 자니크 코트 그림, 윤경희 옮김 / 창비교육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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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나를 닮은 그림책을 만났다.

그게 무엇이냐 하면 정리 정돈을 못 한다는 점.

짝꿍 말이 집 안에 온통 당신 물건들이라고...

난 정말 정리 정돈을 잘 못한다.

창비에서 나온 <슬립> 책의 제목은 주인공인 캥거루 이름이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캥거루는 앞주머니가 있지 않은가?

이 주머니 속에 뭔가가 들어있다면 과연 어떤 것들일까?

 

면지 가득 채워진 한여름의 이글거리는 바다!

슬립은 이 바다에서 해수욕하는 것이 단 유일한 소원이다.

물에 들어가기 전, 슬리퍼를 벗어 던진 슬립이 주머니를 뒤진다.

도대체 무얼 찾고 있는 걸까?

물총? 양동이? 모래삽? 갈퀴?

도마뱀 폴로가 묻지만 그건 아닌 것 같다.

슬립 주니어를 꺼내지만 그것도 패스~~

슬립의 주머니 안에 든 물건들을 알아 맞추느라

많은 동물 친구들이 상상력을 발휘해 보지만 슬립은 여전히 찾고 있다.

결국 곰 파자마가 슬립을 거꾸로 들고 흔들자

주머니 속 물건들이 모래밭에 다 쏟아진다.

그 속에서 마침내 슬립이 찾던 물건이 나왔는데...

그리고 그 물건이 쓰이는 용도도 반전이다.

그리고 마지막 면지엔 슬립의 주머니 속 물건들로

만물상점을 연 슬립의 모습이 또 한번 웃게 만든다.

 

슬립의 주머니 속 물건들의 이름만 알아도

아이들과 단어 놀이가 가능할 정도다.

주머니 속에 뭐가 들었을까? 상상하며 페이지를 넘기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난 마른 풀 더미에서 바늘 찾기라는 표현도 새로웠다.

슬립의 정리 정돈 생활이 필요한 것처럼

나에게도 정리 정돈을 잘 할 수 있는 능력이 추가되면 좋겠다.

허둥지둥 여기저기를 찾아 헤매는 내 모습을 안녕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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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추는 거야? - 2025년 북스타트 보물상자 선정도서 페이퍼독 우리 그림책
기묘은 지음 / 페이퍼독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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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제일 자신 없는 것 중 하나가 춤추는거다.

내 몸이 내 몸이 아닌 경험을 하게 되는 상황이 춤추기인데

마치 마법에 걸린 것처럼 부자연스러운 행동에

늘 쭈뼛쭈뼛 거리게 된다.

막춤이라도 추라지만 그 막춤도 어려운 사람이 바로 나다.

 

돌맹이 위에서 까치발로 덜덜 떨며 식은땀을 흘리고 있는

초록도마뱀의 사연이 궁금한 책, <어떻게 추는 거야?>는 내가 하고픈 질문이다.

 

눈에 잘 띄지 않는 꽃이며 풀, 그리고 달팽이들이 천지인 들판을 가다가

무심코 밟을뻔했던 아찔한 순간 뒤로 발밑을 살피며 걷는 도마뱀의 이야기인데

그 동작이 마치 춤을 추는 동작처럼 친구들에게 비쳐졌다.

그리고 춤을 가르쳐달라는 친구들의 요청에 시범을 보이는 도마뱀의 동작은 이렇다.

하나, 제일 먼저 발 밑을 확인하고

, 확인했으면 한쪽 발을 들어 올리고

, 다음 발을 옮길 때도 발밑부터 확인하고

, 작은친구들이 밟히지 않게 발을 살짝 내린다.

그리고 발끝을 조심할수록 더 멋진 춤을 추게 된다는 사실!

 

도마뱀의 춤 레슨은 효과 만점이었다.

동물 친구들과 들판의 모든 친구들이 한바탕 신나게 춤을 추는 시간은

모두가 하나 되는 시간이었다.

나보다 약한 존재들을 배려하며 친구들과 함께 신나게 노는 놀이터에서는

차별도 없고 누구나 자신의 개성대로 춤을 추는 시간이 된 것이다.

 

오늘부터 발밑을 잘 살피고

발 끝에 힘을 주며

왼쪽으로 쫘악, 오른쪽으로 쫘악

허리도 쭉쭉 늘려

나만의 춤동작을 만들어 봐야될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건

기묘은 작가님이 날 설득 시킨 것인가?

비록 춤은 못추더라도 도마뱀의 거리낌 없고 당당하며

작은 것을 사랑할 줄 아는 마음이라도 따라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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띵띵이가 그랬어 바람그림책 133
윤진현 지음 / 천개의바람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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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앞에 서 있는 개구쟁이 녀석 한 명을 만난 듯한 책,

<띵띵이가 그랬어>를 읽고 나면 내 안에 숨어 있는 장난꾸러기 비밀 친구를

살살 꺼내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윤진현 작가 특유의 디테일이 살아있는 <띵띵이가 그랬어>에 등장하는 띵띵이를

작가는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띵띵이는 무엇이든 상상하고 놀 수 있는 또 다른 자기자신이에요.

우리 모두에게는 띵띵이같은 비밀 친구가 있어요.

비밀 친구가 없다고요? 어쩌면 마음 속에서 쿨쿨 잠들어 있을지도 몰라요.

여러분의 띵띵이를 깨워서 함께 신나게 놀이 여행을 떠나 보아요.]

 

그리고 어릴 때 윤진현 작가님을 주위 분들이 띵띵이라고 부르기도 했다니

역시 자신의 경험이 작품에 반영되는 게 작가의 삶임을 다시 깨달았다.

 

띵띵이라는 비밀 친구를 등장시켜 자신의 잘못한 행동을 정당화 시키려는

주인공의 행동이 밉다기 보단 오히려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이유는

공상하기 좋아하는 아이들의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는 엄마의 마음으로 읽어서일까?

그래서 엄마의 대처가 공감 가고 마치 나와 내 아이의 이야기 한 장면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잘못에 대한 핑계는 대면서도 자신의 정말 소중한 물건은 지키고 싶어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정말 사랑스럽다.

내 자식이 아니니까....ㅋㅋㅋ

 

누구에게나 마음속에 한 명쯤 키우고 있을 띵띵이

이 책을 읽으며 꺼내 보면 어떨까?

각자의 띵띵이를 소개하다 보면 서로를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그리고 띵띵이가 만든 세상 속에는 나름대로 하나의 주제로 묶여진 소재들이 있다.

그것들을 찾아내는 즐거움도 쏠쏠하다.

블랙홀 장면에서는 아이들이 자주 잃어버리는 물건들이 등장하는 것처럼...

 

책을 다 읽고 나니 생긴 부작용이 있다.

자꾸 천연덕스러운 목소리로 띵띵이가 그랬어~~~”라고 말하는

아이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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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살 친구 우리 그림책 41
루치루치 지음 / 국민서관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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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살 연이와 76살 순이 할머니의 특별한 우정 이야기가 담긴 <여섯 살 친구>!

70살 차이 나는 아이와 어른이 친구가 가능할까요?

이건 남자와 여자가 친구가 가능할까? 라는 질문과 같은 질문 같아요.

물론 제 대답은 예스입니다.

 

살던 곳을 떠나 이사를 오게 된 연이는 친구들과 헤어지는 게 너무 속상했어요.

그런데 이사 온 곳이 엄마가 옛날에 살던 동네라네요.

하지만 동네가 연이의 마음에는 들지 않았어요.

그 동네에서 혼자 사시는 순이 할머니는 저녁이면 텔레비전이 유일한 낙이지요.

이사 떡을 돌리러 온 연이를 순이 할머니가 잠깐 돌봐주기로 했어요.

무슨 말을 해도 시큰둥하던 순이는 그림을 그리며 혼잣말로 놀이터에 가고 싶다고 말합니다.

그 말을 들은 할머니도 새로 생긴 동네 놀이터에 가보고 싶어서

연이에게 놀이터에 가자고 하니 연이는 얼른 나가자고 앞장서요.

그런데 뒤따라 나온 사람은 순이 할머니가 아니라

연이 나이의 순이가 나타나지 않았겠어요?

너무너무 놀라 믿을 수 없었지만 6살 연이와 순이는

바다 슈퍼에 들러 아이스크림도 사 먹고 보물 창고도 발견하고

골목길 따라 고양이와 산책도 하며 드디어 햇살 놀이터에 도착했어요.

사실 놀이터라는 곳에서 처음 놀아 본 6살 순이와

이사 와서 속상해 있던 6살 연이는 놀이터라는 공간과

또래 친구로서의 유대감으로 금새 마음을 나누는 친구가 되었지요.

 

6살 연이의 속상한 마음을 꿰뚫어 본 76살 순이 할머니는

마음만은 6살 순이만큼 순수하고 예뻐서 금방 연이와 친구가 되었다고 생각해요.

나보다는 상대를 배려하고 이해할 때 친구가 될 수 있는 거잖아요.

함께 즐길 마음의 준비만 됐다면 누구나 친구가 될 수 있어요.

70살의 나이는 장애물이 되지 않는답니다.

연이와 순이 할머니처럼요.

벚꽃이 활짝 핀 벚나무 아래 벤취에 나란히 앉아 봄바람을 느끼는

6살 연이와 순이할머니의 모습이 너무 행복해 보이는 책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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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는 길 나의 그림책방 8
박서연 지음 / 딸기책방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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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된다는 것.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하루라도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한다.

물론 나도 한때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

어른이 되면 뭐든지 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막상 어른이 되고 보니 참 어렵더라.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 된다는 것은 많은 희생과 절제를 필요로 했고

자유롭기만 할 것 같았던 어른의 세계는 무한 책임이 따르는 막중한 자리였다.

 

<어른이 되는 길>을 떠나는 아이는

왜 어른이 되고 싶어?”라고 묻는 나무늘보에게

아직은 잘 모르겠어.”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어른이 되는 길에 다다른 후,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난 아직도 어른이 아닌가 봐.”라며 자책하고 있는 아이에게

넌 꼭 어른이 아니어도 돼. 넌 언제나 그대로였어라고 곰이 대답해 준다.

 

사회적 통념으로 정해진 어른의 기준대로 살아가기 위해

자신을 다그치며 지나오는 과정과 순간들을 그대로 받아들일 여유가 없었던

보통의 어른들에게 깨우침을 주는 곰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꽃밭도 걷고 숲속도 걷고

물웅덩이도 지나고 사막도 지나다가

가끔씩 찾아오는 오아시스의 황홀함도 누릴 줄 아는 길이었다면

그 길 끝에서 만난 거울 속 아이는 충분히 행복했을거라는 확신이 있다.

그래서 낭떠러지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도 겁내지 않고 도전하여

바다를 온전히 품을 수 있는 진정한 어른이 되지 않을까?

 

오직 목표만을 향해 한 길로만 달려가기를 바라는 부모들의 바람 속에서

가끔씩 한 눈 팔며 노닥거리는 것 같은 또 다른 삶도 있음을

그리고 그 길이 틀린 길이 아니라는 생각도 가질 수 있는 아이들이면 좋겠다.

어른이 되는 길은 한 가지로만 정해진 코스가 아니기 때문이다.

<어른이 되는 길>이 누구에게나 다양한 색깔이 녹아 든 파레트 같은 길이었으면 좋겠다.

나의 <어른이 되는길>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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