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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는 길 ㅣ 나의 그림책방 8
박서연 지음 / 딸기책방 / 2022년 10월
평점 :
‘어른’이 된다는 것.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하루라도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한다.
물론 나도 한때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
어른이 되면 뭐든지 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막상 어른이 되고 보니 참 어렵더라.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 된다는 것은 많은 희생과 절제를 필요로 했고
자유롭기만 할 것 같았던 ‘어른의 세계’는 무한 책임이 따르는 막중한 자리였다.
<어른이 되는 길>을 떠나는 아이는
“왜 어른이 되고 싶어?”라고 묻는 나무늘보에게
“아직은 잘 모르겠어.”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어른이 되는 길에 다다른 후,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난 아직도 어른이 아닌가 봐….”라며 자책하고 있는 아이에게
“넌 꼭 어른이 아니어도 돼. 넌 언제나 그대로였어”라고 곰이 대답해 준다.
사회적 통념으로 정해진 ‘어른’의 기준대로 살아가기 위해
자신을 다그치며 지나오는 과정과 순간들을 그대로 받아들일 여유가 없었던
보통의 어른들에게 깨우침을 주는 곰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꽃밭도 걷고 숲속도 걷고
물웅덩이도 지나고 사막도 지나다가
가끔씩 찾아오는 오아시스의 황홀함도 누릴 줄 아는 길이었다면
그 길 끝에서 만난 거울 속 아이는 충분히 행복했을거라는 확신이 있다.
그래서 낭떠러지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도 겁내지 않고 도전하여
바다를 온전히 품을 수 있는 진정한 ‘어른’이 되지 않을까?
오직 목표만을 향해 한 길로만 달려가기를 바라는 부모들의 바람 속에서
가끔씩 한 눈 팔며 노닥거리는 것 같은 또 다른 삶도 있음을
그리고 그 길이 틀린 길이 아니라는 생각도 가질 수 있는 아이들이면 좋겠다.
어른이 되는 길은 한 가지로만 정해진 코스가 아니기 때문이다.
<어른이 되는 길>이 누구에게나 다양한 색깔이 녹아 든 파레트 같은 길이었으면 좋겠다.
나의 <어른이 되는길>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