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치와 나
알리시아 아코스타 지음, 메르세 갈리 그림, 김혜진 옮김 / 명랑한책방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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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많은 누군가와 늘 이별하며 산다.

사랑하는 가족일 수도 있고,

애정을 쏟아부은 반려동물이나 반려식물일 수도 있고,

친구나 또는 나와 직접적인 상관없는 그 누군가와도...

 

그 애정의 정도와 깊이에 따라

이별 후에 느끼는 아픔도 각양각색일 것이고...

 

<뭉치와 나> 책 속에서 뭉치를 떠나 보낸 주인공은

그 슬픔을 머리 위에 내려 앉은 먹구름,

눈에 비누가 들어간 것 같은 눈물남,

그리고 숨조차 쉴 수 없도록 칭칭 감은 문어의 다리로 표현한다.

 

생각해 보니 정말 딱 맞는 비유인듯하다.

 

그럴 때 주인공은 아빠, 엄마, 할머니를 통해 그 감정들을 공감 받는다.

그리고 뭉치와의 즐거운 추억들을 떠올리며 그 슬픔의 무게를 줄여 나간다.

 

슬픔과 우울의 감정을 치유하는,

의외로 쉬운 방법을 깨달은 주인공은

머리 위 먹구름, 비누 같은 매운 눈물, 문어의 답답함이 조여올 때마다

마음 속에서 늘 자신의 곁을 지키는 뭉치를 떠올릴 수 있다.

함께 한 추억 속의 뭉치는 주인공에게 여전히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친구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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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 바닷가 - 1992 칼데콧 아너 상 수상작
페이스 링골드 지음, 조은 옮김 / 딸기책방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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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 위,아랫부분에 아름다운 퀼트천이 그려져 있다.

미국의 조지 워싱턴 다리 위를 날아다니는 작가의 어린 시절을 모습과 상상이 담긴

<옥상 바닷가>는 작가인 페이스 링골드의 퀼트 작품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다리 위의 여자들]이라는 5연작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이며 현재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그래서 각 페이지의 아랫단에도 계속 퀼트 그림이 나오는구나!’

 

<옥상 바닷가>의 주인공인 캐시는 여덟 살이지만 가고픈 곳 어디든 자유로이 갈 수 있다.

물론 상상으로...

아파트 작은 옥상에서 보이는 조지 워싱턴 다리는 캐시가 태어난 날에 개통되었고,

아빠는 그 다리를 세울 때 그곳에서 일하셨다고 해서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다리였다.

캐시는 조지 워싱턴 다리 위도 날아보고, 아빠 일터에도 따라가 보았다.

피부가 검다는 이유로 아빠는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못됐지만

캐시의 상상 속에선 아빠께 노동조합의 건물도 선물하고,

아빠의 일자리도 구하며, 아무 걱정 없이 늦잠 자는 엄마도 있다.

또 매일 후식으로 아이스크림도 먹을 수 있고...

 

캐시의 상상 속 여행을 가능하게 해준 아파트 옥상.

할렘가 사람들은 검정색 방수페인트, 타르가 발라진 옥상을 해변이라 불렀다.

<옥상 바닷가>는 가난과 불평등에 서러움을 받던 캐시의 가족과 이웃들이 자유롭게 상상하며

미래의 희망을 꿈꿀 수 있었던 유일한 곳이기도 했다.

특히 캐시는 작가가 꿈꾸는 영웅적이고 창조적인 일을 하는 흑인 여성의 모델로서

흑인 노예들의 간절한 소망인 자유의 몸이 되는 장면을 날아다니는 장면으로 표현하고 있다.

 

가난하지만 옥상 바닷가에서 꿈꾸는 곳으로 자유롭게 여행을 떠나는 캐시의 모습 속에서

자유를 갈망하던 사람들의 마음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렇게 꿈꾸던 소녀는 결국 자신의 소망을 이루는 멋진 삶을 살아냈다.

꿈꾸는 시간이 얼마나 우리 삶을 이끌어 가는 힘이 있는지 느낄 수 있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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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웜뱃 피아니스트, 월리 그림책 숲 29
로타 텝 지음, 카밀라 핀토나토 그림, 김여진 옮김 / 브와포레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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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의 최고보다 과정을 즐기고, 경쟁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책!

<세계 최고의 웜뱃 피아니스트 월리>를 소개하는 카피 문구다.

세계 최고가 되려면 얼마나 많은 경쟁을 이겨내야 했을 텐데

경쟁을 무의미하게 만든 책이라고?

그랜드 피아노 앞에서 인사하는 웜뱃 그림이 그려진 표지를 얼른 펼쳐 봤다.

 

월리는 피아노를 정말 좋아하는 웜뱃이다.

그리고 그는 세계 최고의 웜뱃 피아니스트가 되었다.

하지만 곧 더 뛰어난 웜뱃 피아니스트 와일리가 나타났다.

그래서 월리는 탭댄스를 추면서 피아노를 연주하는 세계 최고의 웜뱃 피아니스트가 되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와일리가 탭댄스를 더 능숙하게 추며 더 뛰어난 웜뱃 피아니스트가 되었다.

 

자신이 노력한 결과보다 늘 한 수 위인 와일리와 경쟁하던 월리는 어느날 이렇게 외쳤다.

더 이상 못 하겠어!”

월리는 피아노를 덮어버리고 땅속 집으로 들어가 버렸다.

최고가 될 수 없다면 피아노를 그만 치는 게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와일리가 월리를 찾아와서 예전에 함께 피아노 연주하는 때가 그립다고 했다.

그제서야 와일리 덕분에 피아노를 더 열심히 치게 됐던 기억을 떠올린 월리는

와일리와 둘이 함께 공연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둘은 열심히 연습한 결과 성공적인 공연을 마쳤지만 머지않아

둘보다 더 뛰어난 피아니스트가 나타났다는 것을 확인하고 난감해한다.

 

, 그래서 경쟁의 의미가 없는 책이라고 했나보다.

내가 노력해서 이룬 것보다 더 잘하는 누군가는 꼭 나타나게 되어 있으니까 말이다.

 

스포츠의 세계도 그렇지 않는가?

기록은 깨기 위해서 존재한다는 말처럼 목표가 되는 기록이 있기 때문에

그 기록을 갱신하려는 선수들의 노력이 있고 그 결과로 기록은 점점 좋아지니까 말이다.

 

월리와 와일리는 어떤 피아니스트가 됐을까?

월리가 와일리 덕분에 피아노 실력이 좋아졌다고 말할 때 고마운 마음으로 고백했듯이

월리와 와일리가 자신들이 잘하는 것들을 찾아 즐기며 공연을 하는 피아니스트들이 되면 좋겠다.

패배감을 가지고 공연하는 피아니스트가 아니라 자신들이 먼저 즐길 수 있는 행복한 공연을 만들어 간다면 그 공연을 보는 관객들에게 월리와 와일리는 최고의 웜뱃 피아니스트로 남을테니까 ....

월리와 와일리가 단순히 피아노만 연주하는 피아니스트가 아니라

탭탠스, 공굴리기, 눈 가리고 외발자전거 타기, 불꽃 내뿜고 훌라후프 동리기 등을

융합해서 공연할 수 있었던 것은 피아노 연주를 정말 사랑해서 더 재밌게 즐길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어떤 일을 할 때 더 잘하고 싶은 스스로의 기대가 있고 그 기대는 만족감을 채워주기에 충분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우리 동네에 월리와 와일리의 합동 공연 무대가 찾아오면 좋겠다.

1등으로 R석을 예매할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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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잃어버린 개가 아니야 국민서관 그림동화 257
카셸 굴리 지음, 스카일라 호건 그림, 정화진 옮김 / 국민서관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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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개를 찾는 포스터를 보며

난 잃어버린 개가 아니야. 자유를 찾아 도망친거야라고 말하는 러프.

사랑받는 반려견으로써의 삶을 포기하고

가출에 성공한 러프의 이야기를 담은 <난 잃어버린 개가 아니야>

우리가 키우는 반려견의 입장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책이다.

 

[개 팔자가 상팔자]라는 속담 속에 담긴 뜻은

세상 걱정 근심 없이 주인의 보살핌 속에서 편안히 살아가는

개의 삶이 부럽다는 의미로 쓰일 때가 많다.

 

그런데 이런 우리의 생각에 러프는 반대의 뜻을 밝힌다.

간식을 먹기 위해 자존심을 내려놓고 주인이 시키는 대로 해야 한다던가,

강제로 귀여운 옷을 입어야 하는 일,

매번 똥 쌀 때마다 똥 싸는 모습을 다른 사람들이 보는 일 등은

정말로 창피하고 참기 힘든 일이었다고.

 

어느 날 러프는 가출을 시도하여 성공하고 개 본연의 야성을 뽐내며 살던 중

다른 개를 산책시키는 누나를 멀리서 지켜보는데....

이 때 러프는 무슨 생각을 한 걸까?

러프는 누나에게 돌아갈 수 있을까?

 

이 책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많은 사람들에게

한 번쯤 생각해 볼 거리를 던져 준다.

사람의 이기심을 사랑한다는 이름으로 포장하여 자신의 반려동물들이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길 원하고 있지는 않은지...

우리가 기르는 반려동물들을 그들 본연의 성향을 고려하여 기르고 있는지...

 

누구나 자신의 본성을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처한 상황과 형편에 따라 조절해 가는 것일 뿐.

 

러프의 가출을 통해 반려동물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해본다면

사람과 동물이 모두 좀 더 행복한 방안을 찾으며 살게 될 것 같다.

러프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게 한 이 책이 내겐 신선함으로 다가와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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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게 - 달을 사랑하는 어린이를 위하여
제인 욜런.하이디 스템플 지음, 맷 펠란 그림, 김선희 옮김 / 템북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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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달을 보여 준, 닐 암스트롱을 기리며]

아폴로 11호가 인류 최초로 달 착륙 50!

이 멋진 역사적 사건을 기념하며 아폴로 11호의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에게 헌정한 그림책 <달에게>가 나왔다.

 

한 소년이 꿈을 품게 되는 과정과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떻게 노력하고

결국 그 꿈을 이루는 감격과 희열을 느끼기에 충분한 책이다.

꿈을 키우며 자라는 아이들에게 좋은 영감을 줄 수 있도록 쉽고 간결한 내용으로 만들어진

이 책은 제인 욜런과 하이디 스템플 두 글 작가와 멧 펠란의 그림으로 만들어졌다.

 

바닷가에서 연을 날리던 소년은 문득 달을 보고

연 위에 달에게 보내는 편지를 써서 하늘 높이 날린다.

언젠가 꼭 달을 만나러 가겠어

아무도 자기를 바라봐 주지 않아 외로웠던 달에게는 얼마나 반가운 소년의 선물이었을까?

 

달은 반달이 되었다가 보름달이 되고,

수많은 별과 별똥별도 만나고

혜성이 지구를 해치지 않을까 걱정하며,

떨림으로 일식도 맞이하는 날마다의 시간을 보낸다.

 

소년은 밤마다 망원경으로 달을 보았고 쉼 없이 달에 연을 날려 보낸다.

달은 그런 소년이 자라는 모습을 지켜 보았는데

달과 우주에 관한 모든 공부를 마친 소년은

비행기와 로켓 우주선까지 조종하는 멋진 어른이 되었다.

드디어 어느 날, 소년은 큰 로켓 우주선을 타고 높이높이 위로위로 올라 달에 도착했다.

달아, 안녕! 널 만나러 왔어.”

소년은 자신이 달을 어루만지는 모습을 전 세계 사람들이 지켜보는 놀라운 광경을 만들었다.

 

닐 암스트롱의 노력과 수고와 헌신으로 인류는 달에 대한 막연한 생각에서 벗어나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연구와 달에 관한 과학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며 인류에 기여하는 삶에 대해 생각해 보며 우리의 작은 꿈들도 이렇게 선한 영향력으로 세상을 발전시키는데 사용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우주와 달에 관한 관심으로 꽉 차 제2의 닐 암스트롱을 꿈꾸는 아이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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