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겐슈타인 - 오리일까? 토끼일까? 필로니모 4
알리스 브리에르아케 지음, 로익 곰 그림, 박재연 옮김 / 노란상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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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록색 표지의 주황색 바탕의 동그라미 안에 그려진 그림 하나.

오른쪽에 집중하면 영락없이 오리 얼굴이 나타나고,

왼쪽에 집중해보면 또 딱 고개 든 토끼 얼굴이 나타난다.

이렇게 아리송한 그림은 <필로니모4 비트겐슈타인> 책의 표지 모습이다.

그리고 제목도 오리일까? 토끼일까? 이다.

 

20세기 오스트리아의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관점에 대해 이야기 했다.

우리가 무언가를 바라볼 때 각자의 해석과 판단이 큰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이다.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관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우린 누구나 자신이 보고 느끼는 게 전부가 아님을 인식해야 하고

보이지 않는 이면의 세계가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신의 관점에 따라 대상을 바라보고 판단하는 세상 속에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숨겨진 이면을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을 기른다면

우리가 만들어 가는 마음의 세계가 훨씬 다양하고 풍성한 의미들로 채워질 것이다.

 

오늘은 오리의 관점에서

내일은 토끼의 관점에서

살펴보고 헤집어보고 분석해 보다보면

누구나 철학자의 마음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은 책이다.

 

작고 얇고 짧지만 묵직한 울림을 주는 철학책 시리즈,

필로니모 장자, 쇼펜하우어, 하이데거, 비트겐슈타인!

아이들과 재밌게 읽으며 이야기하기 좋은 책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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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 사탕 신나는 새싹 180
김희진 지음 / 씨드북(주)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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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 사탕>!

제목이 똥 사탕이라니, 뭘 의미하는 것일까? 혼자 궁금해하며 책을 기다렸다.

아이들이 똥 이야기를 좋아하니까 작가님이 제목에 똥을 넣은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책을 여는 순간 나의 생각이 빗나갔음을 확인했다.

 

[사향고양이는 커피 열매를 먹고 커피 똥을 누어요.

사람들은 사향고양이를 잡아 커피 열매만 마구 먹이고

커피 똥으로 만든 커피를 비싸게 팔아요.

불쌍한 사향고양이를 떠올리며 이 책을 지었어요.]

바로 작가의 말 덕분이었다.

 

인도네시아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지인으로부터 “00커피를 선물 받은 적이 있었다.

바로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사향고양이가 커피 생두를 삼키고 똥으로 배설한 커피콩으로 만든 커피였다.

라벨에 붙은 가격표를 보니 일반 커피 가격을 훨씬 넘는 가격이었다.

그래서였을까? 기분상으로 더 맛있는 느낌이 들었던 건...

이 책을 읽은 후엔 다시는 00커피는 못마실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바로 책 한 권의 메시지가 전해주는 힘인 것 같다.

 

새콤달콤 맛있는 응가 사탕을 누는 삐융이.

우연히 맛있는 삐융이 응가 사탕을 맛본 욕심쟁이 욕심이.

그리고 삐융이의 어려움을 도와주는 다람이가 주인공이다.

욕심이는 삐융이의 응가 사탕을 맛본 후 자신의 어금니 속에 삐융이를 가두고

삐융이가 만들어낸 사탕을 팔아 큰 부자가 된다.

삐융이를 욕심이 어금니에 갇힌 채로 응가 사탕을 만들며 힘든 나날을 보내다가

단거 많이 먹으면 많이 아파. 많이 아프면 치과에 가야 해.” 라는 다람이 말을 듣고

응가를 할 때마다 욕심이 어금니에 사탕을 문질러 댄다.

과연 삐융이는 탈출할 수 있을까?

 

이 책은 동물들을 빗대어 인간의 욕심이 얼마나 다른 동물들을 아프게 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 욕심의 결과물이 마치 자신의 노력과 능력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느끼며 자랑하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드러내기도 한다. 자아도취에 빠진 사람 곁에 남아 있을 친구들은 없다. 그러나 진정으로 뉘우치고 반성하며 삐융이에게 사과한 욕심이처럼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친다면 용서받지 못할 일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친구의 어려움을 도와 해결해주고 지켜줄 수 있다면 모두가 행복한 공동체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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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들의 정원
파니 뒤카세 지음, 정원정.박서영(무루) 옮김 / 오후의소묘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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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들의 정원>

너무너무 아름답고 세밀한 그림들이 채워져 있고

아름다운 곰들의 정원을 가꾸시는 곰 할아버지들이 계셔.

난 곰들의 정원에 사는 아기곰인데 이 분들을 소개할테니 잘 들어봐~~~.

 

분홍 털의 파피 할아버지는 아침마다 체조를 하고

상추를 돌보며 찻잎을 따고 정성이 가득 담긴 요리를 만드셔.

물론 소금 버터 토스트를 먹으며 티비도 보시고.

또 파피 할아버지가 만든 바삭한 크러스트 요거트 케이크는 얼마나 맛있다고.

나도 꼭 레시피대로 따로 해보고 싶었어.

 

푸른 털의 페페 할아버지는 그늘에서 낮잠도 자고,

나랑 카드게임도 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노래도 부르시지.

산딸기를 따서 한입에 털어넣기도 하고.

 

이 두 분이 가꾸시는 정원엔

봄의 수선화와 수국이랑 라일락으로 가득 채워져 있어.

색색의 아름다움으로 가득 채워진 정원은 너무나 사랑스럽다고.

 

비 온 뒤엔 달팽이를 보호하려고 조심조심 걷고

난 빨간 토끼를 정성껏 돌본단다.

 

이제 추억이 되어버린 나의 정원.

하지만 괜찮아.

파피 할아버지와 페페 할아버지 그리고 나의 빨간 토끼는

언제나 날 우리의 정원으로 데려다 주니까.

 

파피 할아버지와 페페 할아버지의 정원의 색깔은 다르지만

그곳은 두 가지 색이 모두 피어나는 나만의 정원이 되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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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네
김현주 지음 / 바이시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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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으로 가득 차 신나게 놀았던 어린 시절의 추억을 꺼내 보기 딱 좋은 책을 만났는데

바로 김현주 작가님의 <그네>이다.

제목부터 뭔가 흔들흔들 재미있는 일이 생길 것만 같다.

 

난 어릴 때 그네를 좋아하기도 했고 잘 타기도 했다.

높이 올라가 뛰어내리기까지도 재미있어하는 아이였으니까.

 

남원 광한루엔 춘향이가 타는 긴 줄의 그네가 있었다.

줄이 길고 무거워서 어지간해서는 잘 굴러지지 않는다.

그 긴 줄의 그네도 타기를 시도했었고 절반의 성공도 했었다.

(처음엔 누군가 살짝 밀어줬었기 때문에)

 

난 지금도 밤 산책을 나가는 날은 가끔 아파트 놀이터에 있는 그네에 앉는다.

눕다시피 그네에 앉아 바라보는 밤하늘은 늘 포근하다.

그 느낌이 좋아 어른이 아이들 그네에 앉는 만행을 저지르곤 한다.

 

김현주 작가님은 자신의 어린 시절 친구들과 함께 타던 그네를 떠올리며

그네만 타면 집 마당이 우주만큼 커졌다고 고백한다. 그 기분을 알 것 같다.

 

oo....

그네하면 떠오르는 의태어를 만들어 가며

육지, 하늘, 바다의 동.식물 친구들이 하나 되는 그네놀이가 얼마나 재미있었을지는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기다 보면 충분히 전해진다.

점점 늘어가는 친구들, 급기야는 줄이 끊어질 위기가 오는데

또 이것을 해결해 주는 멋진 친구도 등장한다.

 

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친구들과 어울려 목젖이 보이도록 웃으며 놀면 좋겠다.

함께해서 즐겁고, 내 힘으로 친구들을 도와줘서 행복한 기쁨을 알게 되는 아이들.

그 세계가 <그네> 속에 들어있어서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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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1948 바람청소년문고 15
심진규 지음 / 천개의바람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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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한 시간 동안 가장 인기 있었던 여행지는 제주도였다.

사람들이 쉼과 일상의 여유를 누릴 수 있도록 아름다운 자연을 내어 주는 섬, 제주도.

하지만 그 아름다운 섬에도 기억하고 싶지 않은 아픔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였음이 부끄러울 정도로 근현대사에 관심을 두지 않았었고

제주 4.3항쟁에 대한 역사적인 사실을 알게 된 시기는 10여년이 조금 넘은 때였던 것 같다.

 

연수원에 근무하며 제주 4.3항쟁에 관한 연수프로그램을 접하게 되었고

자세히 알면 알수록 기가 막히고 어처구니 없는 사실에 부하가 치밀어 오르기도 했었다.

제주에서 진행된 연수 중 한OO 장학사의 강의는 너무너무 충격적이었고,

그 고통의 장소와 순간들을 보고 들으며 그동안 아름답기만 했던 제주가 아픔의 섬으로 다가왔었다.

내가 서 있던 그 장소에서 이유도 모른 채 죽어 갔던 많은 영혼들에게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만 가득했을 뿐 내가 뭘 해야 하나? 라는 숙제를 안고 왔던 시간이기도 했었다.

너븐숭이 기념관에서 만났던 그림 한 장면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죽은 어미의 저고리를 풀어 젖가슴을 찾던 아이의 그림...

 

이렇게 아픔의 섬 제주를 기억하기에 충분한 책 <, 1948>

<강을 건너는 아이>로 잘 알려진 심진규 작가의 역사 소설이다.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사형 집행 1호로 역사에 기록된

문상길과 손선호 두 사람을 주인공으로 씌여진 이 책에서 작가는

여러분, 제주 4.3민중 항쟁을 기억해 주십시오. 희생자들이 살아서 돌아올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우리 기억에서 잊히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한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내가 해야 할 숙제를 찾아 낸 기분이 들었다.

4.3항쟁에 대해 말하고 기억하고 전달하는 것.

이것이 내가 빚진 마음으로 찾아낸 숙제이다.

 

진수와 친구들에게

진숙과 순옥에게

기욱과 상길과 선호에게

잊지 않겠다고, 기억하고 전하겠다고 다짐하며 이 책을 덮었다.

 

흰 눈밭에 쓰러진 선량한 시민들의 붉은 피가

벌겋게 피었다가 툭 떨어지는 동백꽃을 닮았다고 해서 4.3항쟁을 동백으로 비유하기도 한다.

제주 4.3항쟁을 기억하기 위한 그림책이며 소설들이 더 많이 나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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