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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더더 먹고 싶은 고양이 ㅣ 그림책봄 23
케이티 사호타 지음, 나오미 티핑 그림, 강수진 옮김 / 봄개울 / 2022년 11월
평점 :
더더더 먹고 싶은 욕망을 가진 고양이라면 그 결말이 어떻게 될까?
가볍고 귀여운 고양이 책이라고 생각하며 펼쳐든 책,
<더더더 먹고 싶은 고양이>는 단순히 먹보 고양이에 관한 책이 아니었다.
작가는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시대를 풍자하며 쓴 이야기라고 했지만
이 한 권의 책 속에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환경의 문제까지도
다 담고 있는 상당히 무게감 있는 책이었다.
팬데믹 시대에 유럽 사회를 강타한 사재기 열풍,
재택 근무 및 원격 수업으로 인한 일상의 변화,
클릭으로 완성되는 온라인 쇼핑의 신세계,
그리고 온라인을 통해 만들어지는 가짜 뉴스와 정보들의 홍수 속에서
진실의 모습을 찾기 어려운 사람들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해줬다.
사람들과 함께 팬데믹 상황을 겪으며 변화 속에 동참하는 고양이, 까만 쥐, 하얀 쥐들을
등장시켜 사람들의 일상을 바라보게 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사람들이 앉았던 줌 화면 앞에 고양이들이 모여 회의를 하고
사람들이 잠든 사이에 클릭으로 음식들을 주문하여 쌓아두는 고양이들의 모습 속에는
사재기를 하던 사람들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있는 장면이었다.
또한 가짜 뉴스로 서로를 이간질 시키며 그 이슈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이용하는 고양이들의 모습도 현 시대에 너무나 자주 보게 되는 일이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방법은 무엇일까?
하얀 쥐와 까만 쥐들의 소통하고 연대하는 모습을 통해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배부르게 먹고도 쌓아두며 배고픈 척 했던 고양이와 달리
쥐들은 자신들에게 필요한 만큼만 챙기는 모습을 보여주며 악한 것들에 대해 저항하며 응징하는 태도를 보여 줬다.
마치 까만 쥐와 하얀 쥐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민주시민으로서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는 것 같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여전히 변화를 통해 진화한다고 생각한다.
아이러니 하게도 마지막 장면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빌런 강아지의 모습을 통해
이 사회는 늘 새롭게 대두되는 문제들을 만나게 될 것이고
시민들은 또 참여와 소통, 연대의 힘으로 그 문제를 극복하게 될 것이라는
희망을 던져주는 듯한 묵직한 고양이 그림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