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많고 많은 빨강 딱따구리 그림책 31
로라 바카로 시거 지음, 김은영 옮김 / 다산기획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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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빨강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열정이다.

새빨간 장미, 빨간 사과, 산타옷의 빨강까지가 퍼뜩 떠오르는 이미지다.

좋그연의 세상의 많고 많은 빨강책 서평단 신청에 이 책의 한 장면을 그리고 싶다고 했었다.

오구오구 모임에 먼저 올라온 이 책의 한 장면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책을 받고 주말을 기다려 이 장면을 그렸는데 생각한 빨강이 나오지 않아서 무척 어려웠다.

그 미묘한 색감의 차이가 어찌나 크고 어렵던지...

 

깊은 숲속에서 어미를 잃은 어린 늑대 빨강.

바위 위에서 밤을 지새우고 엄마를 찾아 나선 늑대 빨강이 앞에 여러 가지 고난이 찾아 온다.

녹슨 못에 찔려 발바닥에 상처도 나고 철장에 갇히는 어려움을 겪기도 하지만

소녀를 만나 철장에서 놓여나고 드디어 엄마를 만나는 빨강이의 모험담이 펼쳐진다.

그 과정들이 제목처럼 세상의 많고 많은 빨강의 다양한 붉은색으로 표현되고 있다.

그림들이 너무나 예쁘고 따라 그려보기에 안성맞춤인 책이다.

빨강의 다채로움 속에서 때로는 강렬하게, 때로는 잔잔하게 어린 늑대 빨강이의 감정들이 표현되기도 한다.

엄마를 잃은 어린 늑대의 외로움과 두려움, 그리고 화남과 진실한 사랑의 마음까지도 표현해 나가는 빨강을 만나고 싶다면 이 책을 펼쳐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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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고 커지고 커지고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7
클라우디오 고베티 지음, 미켈레 리차르디 그림, 이현경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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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채색 표지에 컴점 커져가는 커지고란 타이포와 구겨진 소녀의 그림이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처음으로 학교 가는 날은

아이나 부모님이나 모두 좋기도 하지만 긴장하게 되는 날인 것 같아요.

새 친구들을 많이 만나고 그 친구들과 즐겁게 학교에 다닐거라고 기대하겠죠?

주인공 소녀는 친구들과 어울려 놀고 싶었지만 친구들은 끼워주지 않아 슬퍼요.

그래도 엄마께 말씀도 못드리고 혼자서만 고민을 키워가네요.

열기구, 뚱뚱이, 탱탱볼 등 몸집이 큰 소녀를 친구들이 놀려요.

이 모든 말들을 가슴 속에 담아두는 소녀의 몸은 점점 커집니다.

어느날은 드디어 건물을 뚫고 나올 만큼 몸집이 커져요.

몸집이 커진 소녀를 보고 친구들은 무서워 달아났구요.

주도적으로 친구를 놀린 아이는 재미로 친구를 놀렸다고 해요.

재미로 친구를 놀린 그 아이는 결국 혼자가 되지요.

그리고 주인공 소녀는 자기와 다르다는 이유로 친구들을 놀리거나 따돌리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당당하게 선언해요.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즐겁게 지내지요.

 

1학년 학생들의 심리를 잘 표현한 책이네요.

요즘 심각해지는 학교폭력, 왕따 따돌림 문제가 걱정인 부모님들께 권하고 싶어요.

자신과 다르다는 이유로 친구들을 놀리면 안되는 이유,

그리고 고민이 있을 때 언제든지 어른들께 말해 달라는 부탁을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요.

 

나답게서 있음으로 너답게서있는 친구들을 알아줄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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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P 그림책 숲 14
유가은 지음 / 브와포레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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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P

#유가은__그림

#브와포레

#좋그연서평

 

이 책 제목이 너무 궁금했었다.

행성-P는 무얼 뜻하는 거지?

 

초록외계인들이 도착한 울퉁불퉁 감자를 닮은 작은 행성, 그렇다면 P는 감자(potato)였구나!

초록 외계인들이 감자 안으로 들어가 세포분열을 일으키고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분주하게 움직이니 싹이 나고 새로운 영양분을 실어 나를 통로들을 만들어 낸다. 그 통로를 통해 에너지를 행성 곳곳에 나누어 주고 또 다른 행성들을 만든다.(감자 알이 자꾸 생김)

잎도 무성해지고 열매도 많아지자 초록 외계인들은 행성을 어디론가 데리고 가는데 그곳은 어디일까?

 

이 책은 작가의 독특한 상상력이 감자를 심고 길러 맛있는 음식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행성에 빗대어 풀어 가고 있는 아주 독특한 책이다.

처음 읽을 때 우주 행성에 관한 책이라는 생각만으로 접했을 땐 좀 어렵다 느꼈는데 감자의 한 살이라 생각하니 너무 쉽고 재미있는 책이 되었다.

작가의 상상력은 얼마나 무궁무진한지....

 

이 책을 읽으며 독자가 작가의 생각을 파악하고 동의할 때 그 책이 비로서 빛을 발한다는 걸 깨닫게 됐다. 난 감자로 해석하고 읽었지만 또 다른 독자는 그 나름대로의 행성-P로 읽어낼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초록외계인이 되어 기르고 싶은 행성은 무엇인지 얘기 나눠보면 재밌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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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의 방 위고의 그림책
그로 달레 지음, 스베인 뉘후스 그림, 신동규 옮김 / 위고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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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바닷속으로 검은 먹물이 퍼져 내려온다.

혼자 간직하기엔 너무 겁나는 기억으로 힘들어 하는 소녀, 금이.

반짝반짝 빛이 난다고 금이라 이름을 얻은 소녀는 어떤 사건으로 돌이 되어버린 걸까?

 

참 무거운 주제의 이야기를 다룬 책, 문어의 방이다.

타인에 의한 성폭력 문제도 피해자들의 고통은 헤어릴 수 없지만

친족에 의한 성폭력은 더 고통이 가중될 수 밖에 없는 문제이다.

 

금이는 가족들을 타조 아빠, 원숭이 오빠로 부른다.

최고로 잘 웃기는 원숭이 오빠가 어느날 문어의 모습으로 금이방에 들어오고,

차갑고 축축한 빨판이 달린 다리로 금이를 붙을 때,

금이는 손가락 하나 까닥할 수 없고,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방안이 문어의 먹물로 가득 뒤덮이고,

금이는 금빛을 잃고 물속 깊이 가라앉은 돌멩이가 되어 버렸다.

 

문어에게 싫다고 말하지 못한 자신을 자책하며 웃지도 말하지도 않던 금이는

드디어 엄마에게 사실을 털어 놓는다.

 

"그런 일은 비밀로 하면 안돼.

그런 비밀은 혼자 가지고 있기에는 너무 커.

네가 잘못한 건 아무것도 없어." 

 

그냥 엄마동물이였던 엄마가 독수리가 되어주었다.

금이를 지지해주고 어른의 모습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엄마.

엄마의 태도로 문어 오빠는 개구리가 되었고 더 이상 금이를 위협하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가족의 사랑까지 잃어버리지 않도록 기다려 주는 엄마의 모습에서

우리가 가져야 할 어른으로서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어른들은 아이들을 지캬줘야만 한다는...

 

작가는 가족이기 때문에 더 어려운 문제, 하지만 그냥 묻어주는 것이 아니라

다친 아이를 다독이며 드러내고 치유하고 용서하는 과정을 너무 어렵지 않게 써 내려갔다.

하지만 주제가 주는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나날이 늘어가고 있는 친족. 지인에 의한 성폭력 문제를 아이들과 이야기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렇게 말해 보자.

" 이런 일이 생겼다면 감추지 않고 어른들께 말해야 해, 네 잘못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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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의 나라 여왕님
연두콩 지음 / 아스터로이드북(asteroidbook)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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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의 차모임.

그 곳에서 엄마가 내준 숙제를 40쪽이나 풀어야 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거의 고민 수준에 해당하지 않을까요?

 

바로 차의나라 여왕님책의 주인공이 처한 상황이예요.

하지만 주인공은 엄마들이 마시는 찻잔을 보며 자기만의 즐거운 상상 속으로 빠져 듭니다.

엄마가 차를 마실 때마다 묻어나는 입술 모양의 립스틱 자국으로 얼굴을 만들고

찻잔에서 솟아나는 몽글몽글한 김으로 향긋한 머리카락을 삼아

예쁜 찻잔 문양의 드레스를 입은 찻잔 공주님들을 만들죠.

그리고 찻잔 공주들이 준비한 드레스를 입은 주인공도 차의 나라 공주가 되어 즐겁게 춤을 춥니다.

 

하지만 공주가 되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예요.

달려도 안되고, 큰 소리를 내도 안되고, 질문이 많아도 안된답니다.

답답했지만 꾹 참았죠.

그러던 중 주전자 왕자님이 나타났고 무도회가 시작되어 함께 춤을 추었는데 12시가 되자 우롱차 공주님과 춤을 추던 왕자님이 달아났어요. 주인공은 왕자님을 쫓아가 12시가 되면 발이 10개로 변하는데 구두는 2개 밖에 없어 춤을 추지 못한다는 자초지종을 들은 후 우롱공주님에게 사실대로 말하자고 해요. 얘기를 들은 우롱공주는 자신의 구두를 벗어버리고 왕자님과 함께 신나게 춤을 춥니다. 또한 춤 밖에 출 줄 모르는 주전자 왕자님에게 주인공은 비눗방울놀이, 숨바꼭질 놀이 등을 하면서 신나게 놉니다.

 

신나게 놀던 주인공은 공주가 자기와 맞지 않다고 말하고 떠나려 해요. 그러자 차의 나라 공주님들이 찾아와 차의 나라 여왕님이 되어 달라고 부탁해요. 자기들에게 깊은 영감과 자유롭고 당당한 모습을 보여준 주인공이 차의 나라 여왕님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거죠.

주인공은 차의 나라 여왕님이 되기로 하고 다시 사람들과 신나게 춤을 춥니다.

 

엄마들의 모임 속에 앉아서 숙제만 해야 했다면 얼마나 지루했을까요? 아마 지루함을 견디다 못해 엄마에게 계속 집에 가자고 칭얼거렸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주인공은 상상력을 동원해 자기만의 세상에서 자유롭게 꿈꾸다 돌아옵니다. 당당하고 신나게 자기 세상을 만들어 가는 주인공이 앞으로도 엄마들의 차모임에 자주 따라 나설 것 같아요. 저도 예쁜 문양의 찻잔을 보면 어느새 차의 나라 공주님과 여왕님을 만들어 보고 있을 것만 같은 책, ‘차의 나라 여왕님책을 읽고 여러분만의 차의 나라를 상상해 보세요.

그리고 아스터로이드 출판사의 그림책들은 파스텔 계통의 밝고 따뜻한 색감이 참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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