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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의 나라 여왕님
연두콩 지음 / 아스터로이드북(asteroidbook) / 2021년 8월
평점 :
엄마들의 차모임.
그 곳에서 엄마가 내준 숙제를 40쪽이나 풀어야 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거의 고민 수준에 해당하지 않을까요?
바로 ‘차의나라 여왕님’ 책의 주인공이 처한 상황이예요.
하지만 주인공은 엄마들이 마시는 찻잔을 보며 자기만의 즐거운 상상 속으로 빠져 듭니다.
엄마가 차를 마실 때마다 묻어나는 입술 모양의 립스틱 자국으로 얼굴을 만들고
찻잔에서 솟아나는 몽글몽글한 김으로 향긋한 머리카락을 삼아
예쁜 찻잔 문양의 드레스를 입은 찻잔 공주님들을 만들죠.
그리고 찻잔 공주들이 준비한 드레스를 입은 주인공도 차의 나라 공주가 되어 즐겁게 춤을 춥니다.
하지만 공주가 되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예요.
달려도 안되고, 큰 소리를 내도 안되고, 질문이 많아도 안된답니다.
답답했지만 꾹 참았죠.
그러던 중 주전자 왕자님이 나타났고 무도회가 시작되어 함께 춤을 추었는데 12시가 되자 우롱차 공주님과 춤을 추던 왕자님이 달아났어요. 주인공은 왕자님을 쫓아가 12시가 되면 발이 10개로 변하는데 구두는 2개 밖에 없어 춤을 추지 못한다는 자초지종을 들은 후 우롱공주님에게 사실대로 말하자고 해요. 얘기를 들은 우롱공주는 자신의 구두를 벗어버리고 왕자님과 함께 신나게 춤을 춥니다. 또한 춤 밖에 출 줄 모르는 주전자 왕자님에게 주인공은 비눗방울놀이, 숨바꼭질 놀이 등을 하면서 신나게 놉니다.
신나게 놀던 주인공은 공주가 자기와 맞지 않다고 말하고 떠나려 해요. 그러자 차의 나라 공주님들이 찾아와 차의 나라 여왕님이 되어 달라고 부탁해요. 자기들에게 깊은 영감과 자유롭고 당당한 모습을 보여준 주인공이 차의 나라 여왕님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거죠.
주인공은 차의 나라 여왕님이 되기로 하고 다시 사람들과 신나게 춤을 춥니다.
엄마들의 모임 속에 앉아서 숙제만 해야 했다면 얼마나 지루했을까요? 아마 지루함을 견디다 못해 엄마에게 계속 집에 가자고 칭얼거렸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주인공은 상상력을 동원해 자기만의 세상에서 자유롭게 꿈꾸다 돌아옵니다. 당당하고 신나게 자기 세상을 만들어 가는 주인공이 앞으로도 엄마들의 차모임에 자주 따라 나설 것 같아요. 저도 예쁜 문양의 찻잔을 보면 어느새 차의 나라 공주님과 여왕님을 만들어 보고 있을 것만 같은 책, ‘차의 나라 여왕님’ 책을 읽고 여러분만의 차의 나라를 상상해 보세요.
그리고 아스터로이드 출판사의 그림책들은 파스텔 계통의 밝고 따뜻한 색감이 참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