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만 돌리면 어디서든 만날 수 있는 편의점.편의점이 이렇게나 따뜻할 수 있다니... 단순한 일상을 따뜻하게 그려낸 일본 특유의 감성.소설에서 만나는 따뜻한 감성이 기타큐슈의 모지항에 다시 한 번 가보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다. 단편 같은 하나의 이야기.등장인물이 가진 사연들 모두 주변에 있을 법한 이야기이다. 이야기들 모두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하다.
만물상이자 심부름센터 달나라를 운영하는 다카에달나라에서 숙식하며 일하는 다이고 은둔형 외톨이인 나는 심부름 센터에 의뢰된 사건을 우연히 해결하게 되고 그렇게 닫혀 있던 자신의 세상을 넓혀가게 된다. 고요한 듯 분주했던 밤이 끝나면 아침이 밝아오듯.하나의 이야기로 연결되지만 단편같은 느낌.추리소설같지만 성장소설같은 느낌."모든 일은 그곳에 네가 있었기 때문에 일어났단다." 띠지에 써 있던 말만 보고 이렇게 무서운 말이라니... 라고 생각했다.하지만... 무서운 말이 아닌 세상 이토록 담백한 위로라니...
제주 앞바다에서 살아가고 있던 돌고래 세친구들고등어 떼를 쫓아가다 고기잡이배에 잡혔다.그리고 수족관에 갇혀버렸다.돌고래 친구들은 자유롭던 제주의 바다로 돌아갈 수 있을까..동물원, 수족관.. 체험과 관람을 목적으로 좁고 답답한 실내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고 있는 동물들.그곳을 동물들의 집이라고 할 수 있을까?무거운 주제지만 무겁지 않게 아기자기한 그림들로 이야기를 풀어냈다. 다시금 자연 생태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이제 갓 대학에 입학한 도모치카.비밀이 많은 대학선배 와카나.그리고 도모치카를 싫어하는 료.도모치카 앞에 나타난 소녀 교코.각자의 어깨에 짊어진 가족에 대한 단상들. 가족은 미워도 싫어도 내칠 수 있는 관계가 아니다.보통의 삶에서 가족이라는 존재는 의미가 큰 편이다.일반적으로 가족이라는 울타리는 안정감을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미워한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고 인정할 수 없는 가족이 주는 불편함이 있다.그 불편함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위해 도모치카처럼 끊임없이 노력하던가와카나처럼 그 끈을 끊어버리던가그건 각자의 선택이니까.그 선택도 존중되어야 한다.여담이지만.. 표지만 보고 몽글몽글한 청춘의 연애이야기를 기대했는데... 이렇게 심오한 깊이라니..
남편과 사별 후 남편의 고향 밀양에서 새롭게 시작하기로 한 신애와 그녀의 아들 준.그녀는 허세를 부리면서까지 정착하려 한 곳에서 아들이 유괴된다. 그리고 아들은 살해된 채 발견된다.이창동 감독의 영화을 보면 시원통쾌한 것이 아니라 먹먹함을 넘는 답답함에 숨이 안쉬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영화 밀양이 그랬고... 다시 읽은 이 각본집이 그러하다.용서의 사전적 의미는 잘못을 벌하지 않고 덮다 이다. 그 용서의 주체는 과연 눈에 보이지 않는 신이어도 괜찮은것인가..피해자의 마음의 상처에 기름을 붓는 그 폭력적인 구원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가해자에게, 신에게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