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동냥 미스터리, 더 Mystery The 1
나가오카 히로키 지음, 추지나 옮김 / 레드박스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귀동냥

작가
나가오카 히로키
출판
레드박스
발매
2013.09.13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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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동냥> 왠지 훈훈한 미스테리 스릴러?
 

<귀동냥>은 일본 미스터리계의 신성이라 불리며 갑작스레 인기를 얻고있는 '나가오카 히로키'의 단편소설집이다. 책의 제목인 <귀동냥>은 책속에 담겨있는 단편 4개중 한편의 제목이기도 하다.

 

미스테리 스릴러라고 말하고 있지만 그동안 읽었던 미스테리 스릴러와는 많이 다른 느낌을 받은 책이다.

 

총 223페이밖에 안되고, 책도 작고 얇은편이다. 그안에 4가지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왠지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 물론, 부담이 없다해도 재미가 없으면 도중에 덮어버리는 경우도 많은데 확실히 몰입도는 있는 책이었다. 

 

재미없는 책을 읽을땐 며칠씩 걸려서 겨우 완독하는 경우가 있는데 재밋는 책은 적어도 이틀안에는 읽어버린다. 이 책 <귀동냥>역시 가벼운 마음으로 단번에 읽어내려갔다.

 

신선한 느낌도 있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었던 이 책의 간단한 후기를 적어본다.

 



책의 표지는 솔직히 맘에 들지 않는다. 그냥 주택가의 빼곡히 집들이 들어선 모양의 사진.

하지만, 어찌보면 이 표지가 책의 내용에 대한 표현을 제대로 해낸것 같기도 하다.

 

<귀동냥>에 등장하는 4편의 단편들의 공통점은 우리 주변에서 있을 수도 있는 이야기라는 점이다. 아니, 충분이 있었을 이야기들이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다시한번 느낀건 일본과 한국의 사회분위기는 너무나도 닮아있다는것. 저자가 일본인이란걸 모르고 봤으면, 그냥 한국의 어느동네에서 일어난 이야기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것 같다.

 

각각의 내용을 소개하기에 앞서 이 책에 담겨진 이야기들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훈훈한 스릴러'라고 말하고 싶다. 미스테리나 스릴러라 하면 항상 뭔가 잔인하거나 무서운 장면들이 많이 포함되어있기 마련! 그래서 그런 장르를 피하는 사람도 있을것이다. 

 

하지만, <귀동냥>은 내용에 그렇게 잔인하거나 한 장면들은 포함되지 않았다. 누구나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훈훈한 느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몰입도가 있는 내용은 꽤나 매력적이다.




첫번째 이야기인 [경로이탈]

119 구급대원이 이야기 이다. 구급 활동중 마주치기 싫은 구조자를 만나게 되는 주인공들.

예전에 교통사고로 딸이 다리를 잃게 되었는데, 그 가해자를 무죄로 풀려나게끔 했던 지방검사가 이번 구조자이다. 무슨 원한을 샀는지는 몰라도 칼에 찔린채 쓰러져 있었다.

 

딸의 남편이 될 사람과 함께 구조활동중이던 주인공은 갑작스레 이동을 명령하고, 병원에도 들어가지 않은채 주변만 빙글빙글 돌면서 시간을 버리고있다. 긴급할 정도의 상처는 아니었지만, 피를 너무 많이 흘리기되면 어찌될지 모르는 구조자의 상태.

 

혹시 과거의 원한을 가지고 복수하려는걸까? 1분 1초가 촉박한 상황에서 구급대원과 구조자간의 심리전이 시작된다. 짧지만 긴장감있게 전개되는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결말은 당연히 언급 안하겠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귀동냥]

 

이번 주인공은 초등학생 딸을 둔 여형사이다. 살인사건도 정신없는데, 동네 좀도둑까지 신경써야하는 업무과중의 여형사. 언제나 어린딸에게 신경을 못써주는걸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당장 눈앞의 현실은 너무 바쁘게 돌아간다.

 

그러던 중 도둑 용의자로 잡혀들어온 사람중 한명이 예전에 자기가 잡아서 감옥에 보냈던 사람이라는것을 알게되고...

그자가 어째서 자기동네 집근처에서 붙잡혔는지 불안감에 휩쌓이게 된다. 혹시 예전 자신을 잡은것에대한 보복을 하려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그자와의 아슬아슬한 면담까지 하게되는 여형사... 과연 그의 목적은 무엇일까?

 

이 단편을 읽으면서 귀동냥에 대한 명확한 뜻을 알게된듯하다. 그리고, 너무 그럴듯한 상황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관계의 힘! 그리고 사람을 믿게하기위해서는 어떤것이 필요한지...

 

이 작품역시 인간의 심리를 교묘하게 파고드는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이번에는 소방관의 이야기인 [899]

첫번째 이야기가 구급대원의 이야기였는데 이번 내용역시 비슷한 직업이다. 

화재현장에서 갓난아기를 구하면서 생기는 에피소드를 그렸는데, 나름 충격적인 반전이 있다. (사실, 이 단편집의 모든 내용드에는 반전이 쏠쏠하게 숨어있다.) 

 

자신의 본분과 도덕심 사이에서 갈등하는 한 소방관의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

앞의 두 작품을 봤더니 결말이 조금은 예상이 되긴 했지만 나쁘진 않았다.

 

 

 

마지막 작품인 [고민상자]

 

4가지 이야기중 분량도 가장 적다. 뭔가 3개로 끝내기는 아쉽고, 어느정도 페이지도 채워야해서 덤으로 넣은 듯한 이야기.

역시나 심리에 관련된 이야기이다. 짧은 내용이라 이 작품에 대해선 제목만 언급하고 소개는 패스~

 

4가지 이야기들 모두 어느정도 공통점이 있는데 대략적으로 정리해 보겠다.

 

- 일단 각 이야기 주인공들의 직업에대한 공통점. '구급대원','형사','소방관' 등 갑자기 어떠한 돌방상황이 일어나도 어색하지 않은 직업들이다. 주인공들에대한 설정을 충분히 풀어놓을 수 있는 일반 스릴러 소설과는 다르게 짧은 단편이기에 이런 직업군을 선택한것 만으로도 어떠한 특이한 소재로 이야기를 끌어나가도 어색함이 없어지는것 같다. 꽤 영리하게 설정한 주인공들의 직업이라 생각된다.

 

- 이야기에 교훈이 담겨있다. 일본의 문학이나 영화들의 공통적인 부분이기도 한데, 항상 뭔가 교훈을 주려고 한다. 일본의 영화에서 특히나 심하긴 한데 문학쪽에서도 그 경향은 비슷하게 느껴진다. 물론, 모든 책들이 그렇지는 않지만 교훈을 전달하는 작품들이 많다. 이 책역시 무려 미스테리 스릴러임에도 불구하고 그 짧은 이야기들 속에 많은 교훈과 훈훈한 미담들이 숨이있다.

 

- 비슷한 분위기의 반전. 확실히 각 이야기들마다 소재는 다르지만 기승전결의 방식이 굉장히 비슷하다. 등장하는 반전들도 첫번째 이야기 이후로는 그렇게 놀라울 정도는 아니다. 어느정도 예상이 된다랄까? 하지만 그 중간 과정의 몰입감은 계속해서 책을 읽게 했다. 뻔한 내용일듯한걸 알면서도 뒤의 내용이 궁금해지는~ 이상한 마력을 지닌 작품들이었다.

 

은근히 스포일러를 많이 해버린듯한 이번 후기... 하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에는 딱인것 같다. 단편이라서 큰 부담도 없고, 서점에서 첫번째 이야기정도는 직접 읽어보는것도 나쁘지 않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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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아버지 - 세상의 모든 아버지에게 바치는 감사의 글
신현락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13년 9월
평점 :
품절



 

 

택배 배송문제로 책이 분실되어 더욱 골치를 앓게 만들었던 책. 관심있던 책이라서 이번에는 직접 서점에가서 구입해서 읽게되었다. 100% 택배 배송업체의 과실인데도 아직까지 보상도 안해주고 있는 XX택배회사! 서평 후기에서 이런 이야기를 다룰 필요는 없지만 괜시리 화가 안풀려서...

 

아무튼 우여곡절끝에 읽게된 <고맙습니다, 아버지>라는 책은 직접 발품팔아 서점까지 가서 재구입할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었다.

 

일단, 이책은 시인 신현락의 에세이집이다. 지금은 50대의 아버지가 되어있는 신현락의 유년시절부터 지금까지 자라오면서 느끼고 그의 눈에 비친 아버지에 대해 담담하고 때론 존경을 담아 글을 써내려갔다.

 

무뚝뚝한 성격이지만 화를 내거나 잔소리를 하지않으시고 묵묵히 지켜봐주시던...

사글세 생활을 하는 힘든와중에도 자신의 간식을 아껴 자식의 입속에 넣는걸보며 흐믓해하시던 그 아버지. 

 

흔히들 아버지에대한 회상록이 담긴 책들을 보면 누군가의 아버지는 항상 바르고 멋진말들을 전해주셨다. 자신의 아이의 앞날에 빛이 될만한 거룩한(?) 명언들을 남기며 자식에게 있어선 마치 영웅과도 같은 존재로 비춰지는 강인한 아버지들..

 

하지만, 작가의 실화를 담고있는 이 책에 등장하는 아버지는 그렇게 빛나지도, 특별한 명언같은걸 남기지도 않으신다. 무려 때론 도망치는것이 예의라고 가르쳐주기까지 하는 지극히 현실적인 아버지의 모습이다. 수많은 우화들처럼 미화되지 않은 우리주변의 생동감 넘치는 아버지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하지만 신현락 작가의 글을 읽어나가다 보면 가난하고 힘든 삶을 살게한 아버지이지만 작가가 얼마나 아버지를 존경하고 그리워하는지 잘 나타나있다. 누구라도 그럴것이지만, 항상 시간이 지나고 나서 후회하고 마는 수많은 기억들. 그런 안타까움과 아버지가 그에게 전해주었던 수많은 이야기들을 독자와 함께 공감하길 원하고 있는듯 하다.

 


 

사진과 함께하는 작가와 아버지의 이야기

 

 

 

 

 

책에는 특별한 삽화나 그림같은것이 지면을 차지하진 않는다. 다만, 낡고 바랜듯한 흑백사진들이 그 자리를 매꾸고 있을뿐이다. 그리고 그런 사진마다 작가가 느낀 한마디들을 주석처럼 달아 놓았다.

 

많지는 않지만 이런 사진들과 함께하는 에세이는 더욱 생동감있고 진실성있게 다가왔다.

 

그리고, 계속해서 작가가 얼마나 아버지에대한 사랑과 그리움이 큰지 반복적으로 전해져왔다. 책을 읽어나가는 동안에... 나의 아버지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된다.

 

사실, 누가 나의 아버지에 대해 책을 내라고 한다면 나는 무슨 이야기부터 써야할지 모르겠다. 지금껏 내 중심의 세상에서만 살기에 바빴지 이나이 먹도록 아버지와 어머니가 어떻게 만나서 사랑했고, 내가 태어날때의 기분과 나를 키우면서 어떠한 일들이 있었는지... 그런것은 알지도 못했고 물어볼 생각조차 못했다. 이런 부분까지도 나라는 존재를 결부시켜 생각하다니 역시 바보같다.

 

나를 배제하고 아버지의 유년시절...

아버지가 느꼈던 할아버지에 대한 이야기. 아버지의 친구들과의 이야기 등...

궁금해서 물어보려고만 한다면 한도 끝도 없을텐데 나는 아버지와 그런 진솔한 이야기를 할 시간을 갖지 못했던것 같다. 가끔씩 명절때나 아버지와 단둘이 드라이브를 하는중에 아버지가 먼저 이야기를 꺼내시는 옛 이야기들을 들은적도 있지만 그렇게 주의깊게 듣지 않은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버지는 자식에게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더 많이 해주고 싶었던것은 아닐까? 대화가 점점 줄어들고 아버지 얼굴뵈러 집을 찾는 횟수조차 점점 줄어들고 있는 현재 나의 모습. 마음속으로는 반성해야한다고 100번이 넘게 외치고 있지만 또 하루가 지나면 무감각 해져버린다.

 

참 다행인것은 아버지가 아직 계시다는것이다. 내가 이런 글을 쓰고 있는 동안에도 하루하루 늙어가시겠지만, 그런 아버지에게 더 잘해드려야겠다는..

그리고 아버지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들어드려야겠다는 생각을 계속 가슴속에 새겨넣으려 한다. 또 잊지 않기위해 수첩에라도 적어놓고 계속 상기시켜야지.

 

그리고 이번 주말에는 아버지와 옛 이야기에 빠져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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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폴리스맨 - 자살자들의 도시
벤 H. 윈터스 지음, 곽성혜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1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은근한 리얼리즘이 느껴지는 작품

 

제목그대로 <라스트 폴리스맨>은 마지막 남은 정의감 넘치는 경찰에 대해서 그리고있다. 이책을 읽어나가면서 떠오른것은 그동안 수도없이 소재가 되어왔던 지구종말을 다룬 영화들! 그중에서도 가장 최근에 국내에서도 개봉했던 <세상의끝 21일...>이라는 영화가 가장먼저 떠올랐다.

 

거대 운석과의 충돌이 6개월밖에 남지않은 상황. 지구에 사는 모든 사람들은 언제 세상이 멸망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없다. 모두들 자포자기 하는 심정으로 의욕이 없어지고 자살자들이 넘쳐나는 세계...

 

그것이 이 소설의 배경이다. 그동알 지구 종말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지만, 주된 공통점은 지구종말 자체에 관점을 두고있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딥임팩트>나 <아마겟돈>등의 영화가 나온것이 아닐까. 혜성이 지구를 향해 날아오고 그것을 몇명의 위대한 조종사들이 목숨바쳐 막아내는 영웅물들...

 

그것이 아니라면 지구종말이라는 재난자체게 포인트를 맞춘 영화들과 소설들이 많았다. <2012>같은 영화가 그 예 일것이다.

 

게다가 얼마전에는 실제로 운석이 떨어져서 사상자가 나오기도 했다. 올해 초에 있었던 러시아 운석충돌... 아주작은 소형운석이지만 부상자가 1400명가량 나왔다고 하니 가히 공포스럽다. 이제는 지구도 언제까지나 안전하지만은 않다는것이 사실확인이 된지금 이 소설은 은근히 리얼리즘을 표방하고 있다.

 

어쩌면... 그런일이 있을 수도 있어. 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는 소설의 배경과 그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냥 허무맹랑한 SF 소설이라고 치부할순 없는것이다.

 

주인공이 찾는것은 대체 무엇일까? 

 

총 3부작으로 기획된 시리즈의 첫번째편인 '부제 -  자살자의 도시'

 

소행성 마이아가 지구에 충돌하기까지 남은 시간은 고작 6개월. (소행성의 이름은 지구종말론에 여지없이 등장하는 '마야'에서 따온듯하다.) 사람들은 의기소심에 무기력해지며 자신들만의 버킷리스트를 실천하겠다며 이곳저곳으로 떠나는통에 정상적인 사회가 돌아가지 않고있다.

 

그러던중 어느 맥도날드 화장실에서 한남자가 목을매서 죽은채 발견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자살이 너무도 많은지라 아무도 신경쓰지않고 그저 자살로 마무리지으려고 하는데...

 

주인공인 형사 '팔라스'는 자살로 마무리 짓기에는 의심스러운 부분이 많아 사건의 조사를 시작하게 된다. 이런 장면들까지 최근의 <세상끝까지 21일...>과 너무도 닮아있다. 단지 주인공이 좀 다를뿐이지 등장하는 에피소드와 분위기까지 너무 흡사해서 막 데쟈뷰현상이 일어났다.

 

어차피 곧 죽을목숨 아무도 누군가의 죽음에대해서 신경쓰지 않는다. 그 죽음이 자살이던 타살이던 이제 그런것은 중요하지 않은것이다. 자신을 위해 시간을 쓰기도 바쁜 시점에서 주인공 형사는 사건을 조사한답시고 엄청난 정의감에 휩싸여있다.

 

실제로 지구종말의 상황이 온다면 그렇게 행동하는 사람이 있을지 잘 모르겠다. 사람의 성격은 천차만별이니까 주인공같은 사람도 분명 있긴할거다. 하지만 대부분의 모든사람들에게 그의 모습은 별종으로밖에 안느껴질것 같다.

 

아무튼 그렇게 사건을 파헤쳐 나가면서 부터는 굉장히 흥미를 끄는 추리소설로 변해간다. 주변인들을 조사해나가면서 남자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하나둘씩 알게되는 '팔라스'

 

하지만 나는 약간 염세주의적인 성향이 있는걸까? 책을 읽어나가면서 뭔가 흥분되는 느낌이 별로 없었다. 어차피 사건을 다 해결하더라도 지구는 멸망하고 말텐데 왜그렇게 열심히 범인을 찾아다니는거지?

재미있게 몰입을 하다가도 문득문득 그런생각이 들때면 책의 흥미도가 떨어졌다. 

 

책의 내용에 관심을 끌기위해 지구종말이라는 극적인 배경을 소재로 삼았지만 그것이 정작 추리물에는 독으로 작용하는 느낌이었다. 냉철하고 유능한 형사의 이미지보다는 그저 자신의 가치관과 이성을 마지막순간까지 유지하려고 발버둥치는 한 남자의 모습만 보였다. 나역시도 그런 주인공을 비웃을수밖에 없는 기분이었다. 열심히 살아보려 하지만, 그냥 남은 시간동안 범인을 찾아내서 정의를 이루는것이 '팔라스'의 버킷리스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주인공 형사가 범인을 쫓으며 찾던것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희망...

모두들 세상이 종말한다고 믿고있는 와중에도 그는 희망을 잃지 않고 있었던것 같다. 희망을 잃지말자는 다소 오글오글한 메시지도 전하고 있지만 중간의 수사과정을 볼만하다.

 

다소 특이한 소재를 섞어넣어 관심을 끌었지만 이 관심이 이후 2편,3편에 이르기까지 이어질지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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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화전 - 지상 최대의 미술 사기극 밀리언셀러 클럽 133
모치즈키 료코 지음, 엄정윤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대회화전

작가
모치즈키 료코
출판
황금가지
발매
2013.08.30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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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언셀러 클럽의 추천소설

 

특히 추리소설과 스릴러 소설중에 명작들을 많이 출간해온 밀리언셀러 클럽.

 

역시나 괜찮은 추리소설하나를 선보였다.

 

지상 최대의 미술 사기극이라는 타이틀을 내걸며 궁금증을 자아내는 <대회화전>

 

고흐의 그림이 표지를 장식하고 있다.

 

그림을 가지고 사기를치는 범죄자들이 주인공이지만, 범죄자들이 주인공인 영화와 소설들은 그동안에도 수없이 많았으므로 거부감없이 읽어나가는게 좋겠다.

 

물론, 범죄행위를 정당화 한다는 생각보다는 그냥 소설을 소설로 봐야 재미를 느낄 수 있을것 같다.

 

 

 


 

작가: 모치즈키 료코

 

1959년생으로 적은 나이는 아니지만 2001년에 일본 문학계에 데뷔를했다. 그리고 바로 이소설 <대회화전>을 통해 제 14회 일본 미스테리 문학대상 '신인상'을 수상한바있다.

 

늦은 나이에 신인상을 탄것이 의외이긴 하지만, 문학계에선 흔히 있는일이니 사실 그리 이상하지도 않다.

 

그의 연륜덕분에 더욱 빛을 발한 <대회화전>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의 버블경제시절을 겪은 그의 인생담이 소설에서 그대로 드러나있다.

 

일본의 버블경제가 한창이 1980년대말 넘쳐나는 돈을 주체하지 못하는 일본인들은 그림을 하나의 투기대상으로 여겼다. 부동산투기에 이은 최고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해버린 일본의 미술계...

 

일본의 작품뿐 아니라 해외의 작품들에까지 손이 미처서 1987~1990년 4년간 전세계에서 거래된 미술품중 절반이상을 일본에서 사들였다고 한다. 물론, 지금은 그때 그림잘못 산 사람들은 쫄딱 망했을지도 모를일이지만.

 

 

   
그림의 가치는 누가 정하는가...총회꾼. 땅 사기꾼. 기업 사냥꾼. 야쿠자

 

<대회화전>에 중점적으로 등장하는 고흐의 작품 '가셰 박사의 초상'은 어마어마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미술품들이 의례 그렇듯이 고흐의 생전에는 아무도 가치를 인정해주지 않다가 그의 사후에서야 가치를 인정받게 된다.

 

고흐가 자살한후 남겨져있던 수많은 작품들은 경매를통해 여러사람들에게 판매되었는데, 그중에 '가셰 박사의 초상'은 단돈 300프랑에 프랑스여성 화가 앨리스 루벤이 구입했었다. 하지만 100년이 지난후에 미술경매에서 1억2000만달러(현제 환율로 치면 1280억 정도)에 팔렸다.

 

100년만에 이 엄청난 가치로 상승해버린 그림한점.... 과연 이 그림의 가치는 누가 정하는가?

 

책에서는 계속해서 이런 질문들을 되물어 온다.

 

현대의 사람들은 진정 그림을 보는 안목이 없다.그림에서 아름다움을 느끼기보다는 단지 금전적인 가치만을 따진다. 그림이 어떤가보다는 얼마인가가 중요한 세상이다.

 

그런 세상을 조롱하기도 하듯이 주인공들은 희대의 미술사기극을 계획한다.

  
 

이케타니 미노루에게 붙은 소문이다. 그런 기지가 없어보이지만, 사실근거를 떠나서 소문이 그저 전부 헛소문일리만은 없기에 반쯤은 믿어야할것 같다.

 

이런 인물을 보여줌으로서 미술계가 얼마나 추악하고 어두운 뒷부분이 있는지 알려주려고 하는것 같다. 

 

거액의 미술품들이 오가는 만큼 더러운 수법과 추악한 인간들이 얼마나 많을지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어째서 주인공들은 범죄자가 될수밖에 없었을까?

 

사채를 쓰고 목숨을 담보로 내놓아야 하는상황...

 

차라리 자살을 택하는 편이 더 나을지도 모르는 절박한 상황에서 주인공들이 선택한 방법은 은행금고에 고히 모셔둔 고가의 그림을 훔쳐내서 그걸 팔아 빛을 갚는다는 계획이었다.

 

그들은 그림을 훔쳐내서 자신들의 목숨을 구해낼 수 있을까? 과연 그림을 훔쳐냈다 치더라도 그런 고가의 그림을 제대로 팔수나 있을지...

 




위작, 도난, 밀매

 

일본과 세계의 미술계의 어두운면을 꼬집으며 무모하고 대담한 계획을 세우는 그들의 앞날은 인생역전이 펼쳐질수 있을지 그것이 이소설의 포인트일것이다.

 

 

 

 

<인사동 스캔들>이 떠오르다.
 

소설의 내용을 접하다보니 예전에 봤던 영화 <인사동 스캔들>이 떠오른다.

영화에선 400억원을 호가하는 '벽안도'를 복원하는 작업이 시작된다. 그러면서 어느것이 진짜이고 어느것이 가짜인지 모를정도의 제대로된 사기극이 펼쳐지는데...

 

그동안 우리가 봐온 그림들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분조차 할수없는 지경에 이른다.

이런 생각을 하고 보니 가끔씩 거장들의 전시회가 열릴때 전시되는 작품들은 진짜 진품일까? 하는 생각이 잠시 스친다. 솔직히말해서 그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는 직접 그림을 그린 본인외에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미술품 감정사들이 작당하고 속이려 한다면 그 누구도 진실여부를 따질 수 없을것이다.

 

그런 누군가의 말한마디로 진짜와 가짜가 나뉠수있는 미술계에서 엄청난 가치를 지닌 미술품들이 이사람,저사람에게 서로 팔려나갈때에는 절대 정상적인 방법만 존재하진 않을것이다.

 

그래서 <대회화전>에서도 이런 어이없는 사기극이 펼쳐질 수 있는건 아닐까? 단편의 짧은 소설이지만 세상에 던지는 웃지못할 메시지를 담고있다. 영화 <인사동 스캔들>과 비슷한 설정이 너무 많았기에 신선함은 많이 떨어졌지만 그렇다고 해서 읽다가 중도포기할만큼 재미가 없는건 아니었다.

 

책은 책대로 긴장감있게 읽어내려가는 재미가 있다. 주인공들의 블랙코미디같은 말들과 행동. 범죄자이지만 안쓰럽게 바라볼수없는 독자의 마음... 이 두가지가 공존하면서 재미있는 추리소설을 만들어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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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집
박완서 지음, 이철원 그림 / 열림원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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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집

작가
박완서
출판
열림원
발매
2013.08.30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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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노년의 회상...
 

문학계에서 인정받던 여류작가 박완서.

1970년에 <여성동아>의 장편소설 부문에 당선되여 등단했다.

그 후 <휘청거리는 오후> <도시의 흉년>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그 남자네 집> <엄마의 말뚝> <저문 날의 삽화> 등의

소설을 남겼으며, <두부> <호미>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등

의 산문집도 여러편 남겼다.

 

특히 노년에 여러가지 상을 받았고, 이번 소설집은 박완서 작가의 

미발표 소설들을 모아서 만든 작가의 숨겨진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노년에 한적한 시골의 노란집에서 생활하면서 써내려갔던 이야기부

터 과거의 회상에 이르기까지 박완서 작가 본인의 이야기를 담담하

면서 재미있게 써나갔다.

 

어릴때의 기억과 전쟁의 아픔 그리고 노년의 아련한 느낌까지...

그래서 사실, 이책이 소설인지 수필인지 판단하기 어렵게 한다. 그

녀의 일기장같은 책인지. 아니면 이 모든것도 만들어진 허구인지...

 

아무렴 어떨까? 한사람의 아련한 추억속에서 어떤 이야기들은 미화

되기도 하고 변형되기도 하는것이 당연한것을 이미 알고있다. 박완

서 작가의 섬세한 필력으로 시대를 아우르는 멋진 이야기들을 듣는

것이 좋았다.

 

 

 

 

책을 출간하려 노력했던 '호원숙'

 

실제 이 책이 출간된건 박완서 작가가 죽은지 2년즈음이 지나서이다. 박완서 작가는 2011년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은 박완서 작가가 2000년 초반부터 아치울 노란집에서 집필한 내용들로 그녀의 딸 '호원숙'작가가 엄마를 그리며 세상에 내놓게 된것이다. 

 

어머니의 영향을 받았는지 수필가로 알려지게된 호원숙 작가가 서문을 통해서 밝힌 내용들이다.

 

서문을 읽어보면서 얼마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큰지 조금은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냥 미발표로 노란집 장농속에 묻혀버릴뻔했던 박완서 작가의 소설을 세상에 내놓게 해준것에 감사를 표한다.

 

 

 

따뜻한 느낌의 삽화와 함께하는 노란집

 

책에는 중간중간 삽화들이 많이 삽입되어있다. 물론, 이야기와 관련된 그림들이지만 이야기의 주인공이 박완서 작가 본인인만큼 그림으로 만나는 박완서 작가의 모습도 독특하게 다가온다.

 

노년에 노란집에서 보낼때의 일화들 뿐아니라, 어린시절 있었던 일들이나 전쟁통에 겪은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접하면서 그녀의 자서전을 접하는 느낌마저 들게했다. 하지만 시간의 순서대로 쓰여진 것이 아니라 시간을 마구 왔다갔다 하는 이야기의 순서는 더욱 현실감을 준다.

 

사람이 무언가를 생각하다보면 언제나 시간의 순서에 맞을 수는 없으니 말이다. 특히 기억에 남는 고양이와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소소하지만 작가와 가족들의 즐거운기운이 독자에게까지 전해지는 장면이 머릿속에 그려지면서 괜히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늦었지만, 고인이 된 박완서 작가의 명복을 빌며 후기를 마친다.

 

 

  

 

by.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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