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하고 단단하게, 법정의 말 - 내려놓음의 마음 공부 고요하고 단단하게
권민수 엮음 / 리텍콘텐츠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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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유의 철학으로 평생을 맑고 향기롭게 살다 간 법정 스님의 말씀은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도 큰 가르침과 울림을 주고 있으리란 생각한다.

자본주의 시대, 물질 만능 주의의 세태 속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소유해야만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는 시대를 살고 있다. 손에 쥐고 있는 스마트폰부터 옷, 자동차, 집까지.

무엇인가를 소유하고 있더라도 남들이 더 좋은 것을 가지고 있다면 우리는 더 나은 것을 가지려는 마음속의 욕망을 쉽게 이기지 못한다. 이러한 삶은 항상 우리 어깨에 무거운 짐을 지고 달리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잠시 멈춰 서서 스님의 말씀을 들으며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무엇이 참된 '나'인지를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유독 우리나라 사람은 다른 사람의 자신에 대한 평가, 판단에 대한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것 같다.

어떤 배경이 이러한 상황을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상황이 지속되다 보면 자신의 정체성이 모호해지기 십상이다.

그러다 보면 서두에서 얘기한 것처럼 남들이 추구하는 행복에 대한 관점을 그대로 따라가게 마련이다. 더 나은 것을, 더 많은 것을 가지면 더 행복해질 수 있다는 논리는 사실 물질적인 것에만 너무 국한된 얘기이다.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무엇을 하면 즐거운지를 생각해서 확고한 기준을 세운다면 남들의 평가와 시선에 흔들리는 경우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스님의 말씀처럼 나의 기준에 맞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쉽게 분리할 수 있을 것이고, 인생에 있어서 어디에 집중해야 하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성인이 되고 나니 학창 시절이 부럽게 느껴졌던 순간이 있다.

학교 다닐 때 너무나도 싫어했던 시험들이 바로 그것이다. 쉬운 시험이건, 어려운 시험이건 간에 시험은 확실한 답안지가 있다. 그 답을 맞히면 좋은 점수를 받는 것이고, 학생 때는 거기에 집중하면 됐었다.

하지만 성인이 되고 나니 시험지도 각자의 인생만큼 경우가 너무나도 다양하고, 정답을 알려주는 사람도 없다는 것이 참으로 힘들고 답답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내가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 무엇을 추구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예전부터 있었지만, 먹고살기 위한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이 고민은 묻혀 버리고 늘 반복된 일상을 경험하게 된다.

책이나 동료, 멘토 등을 통해 조언을 얻을 수는 있지만 결국 최종 선택과 실천은 오롯이 자신의 몫이다. 그렇게 때문에 인생이 외롭고 힘든 것일지도 모르겠다.

10여 년전 회사에서의 일이 생각난다.

수 많은 업무와 상사의 압박 속에서 스트레스가 너무 커져 휴가를 쓰고 덕유산으로 무작정 떠났다. 추운 날씨 속에서 산행은 힘들었지만, 정상에 오르고 나니 정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위를 둘러봐도 정상보다 높은 것은 하나도 없었고, 지상에 보이는 도로, 차들도 그냥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미니어처 정도로만 느껴지며 '호연지기'라는 고사성어가 이런 느낌이구나 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우리는 늘 남들에게 뒤처지길 두려워하고, 계속 전진하기를 강요받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 그러다 보면 내가 가는 길이 맞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수동적인 삶을 살아가게 마련이다.

하지만 인생의 방향성이 옳고 그런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다른 관점에서의 고민과 잠시 멈춤이 필요하다.

주변을 돌아보는 여유와 함께 지금껏 치열하게 살아왔던 자신을 칭찬하고 격려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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