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르센, 잔혹동화 속 문장의 기억 (양장본) - 선과 악, 현실과 동화를 넘나드는 인간 본성 Memory of Sentences Series 2
박예진 엮음,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원작 / 센텐스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아이들은 주변에 넘쳐나는 책들과 영상 매체들로 볼 것이 차고 넘치는 세상이지만,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면 책이 참 귀했던 시절로 기억한다.

지금은 인터넷으로 편하게 책을 살 수 있지만, 그 당시에는 동네에 있는 서점 또는 방문 판매하는 분들을 통해서 책을 주로 구입했는데 백과사전류나 위인전, 동화책 등이 주를 이뤘다.

동화책도 여러 가지 종류들이 있었지만 안데르센 동화는 거의 필독서에 가까웠고 재미도 있었다. 하지만 훗날 안데르센 동화가 실은 아이들을 위한 책이 아니고 성인들을 위한 책이며, 사회 비판적이고 잔혹하기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는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던 기억도 난다.

성인이 되고 나서 읽는 안데르센 동화는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까?



"나는 한때 공주를 사랑했지만, 이제는 경멸하게 되었습니다." 그가 말했습니다. "공주는 현명한 왕자를 원치 않았죠! 공주는 장미와 새의 가치를 이해하지 못했지만, 장난감을 위해서 돼지치기와 입맞춤을 할 수는 있었어요. 이제는 공주가 원하는 것을 모두 갖게 되었네요!"

" I have come to despise you." he said. "You did not want an honest prince! You did not understand the rose and the nightingale, but you could kiss the swineherd for toy! Now you can have it your way!"

동화라면 단골로 등장하는 소재가 바로 왕자와 공주 이야기이다. 안데르센 동화 중에도 유명한 < 돼지치기 왕자 >는 단순하고 거만한 공주와 가난하지만 돼지치기 직업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왕자가 등장한다.

허영심에 가득 찬 공주는 공개 구혼을 통해 멋진 왕자를 만나려고 하지만, 외적인 부분에만 치중한 나머지 내면의 중요성을 놓치고 만다. 왕자의 첫 번째 청혼은 거절하지만 돼지치기로 변한 왕자가 준 신비로운 장난감에는 매료되어 100번의 입맞춤을 기꺼이 한다.

그걸 본 황제는 진노하여 공주를 쫓아내고, 돼지치기는 화려한 왕자의 차림으로 다시 공주 앞에 나타나지만, 자신의 가치를 알아차리지 못했던 공주를 비웃으며 자신의 나라로 돌아가 성문을 굳게 잠가 버리고 만다.

공주는 땅을 치며 후회하지만 이미 때늦은 후회일 뿐이었다.

현대 사회도 별반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SNS가 유행하며 예쁜 것, 멋진 것, 부에 치중한 외적인 아름다움에 모든 사람들이 환호를 보낸다. 정작 중요한 내면은 신경조차 쓰지 않고 살아가면서 말이다.



그러자 어머니가 비명을 질렀습니다. "둘 중 무엇이 내 아이의 미래인가요? 말해 주세요. 불행이 내 아이의 미래라면 데려가세요. 그 아이를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 주세요. 차라리 신에게 데려가세요. 나의 눈물과 애원을 다 잊고 그 아이를 데려가 주세요."

Then the mother screamed aloud with terror, "Which of them belongs to my child? Tell me that. Deliver the unhappy child. Release it from so much misery. Rather take it away. Take it to the kingdom of God. Forget my tears and my entreaties; forget all that I have said or done."

두 번째 이야기는 모성애를 다룬 < 어머니 이야기 >이다.

노인으로 가장한 죽음이 자신의 아이를 데려가게 되자 어머니는 아이를 되찾기 위해 목이 쉴 때까지 자장가를 부르고, 겨울밤에 뾰족한 가시덤불을 끌어안으며, 자신의 두 눈과 검은 머리칼까지 포기하는 등 처절한 노력과 희생을 이어간다.

결국 노인을 만나게 되지만 아이가 불행한 삶을 살지 아니면 행복한 삶을 살지 알지 못하게 되자, 결국 아이를 놓아 주게 된다는 얘기다.

옛날 동화라면 당연히 '아이를 구해서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라는 결말이 나올 거라 생각했지만 요즘 표현으로 하자면 반전이 있는 결말이 신선했지만 결국 아이를 놓아주게 되는 장면에서는 서글픔이 몰려왔다.

부모인 나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모든 것은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지만, 모두가 그것을 보지는 못하죠. 외모의 차이는 중요하지 않으며, 훌륭한 마음만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해요.

Everything has its beauty, but not everyone sees it. The difference in appearance doesn't matter, as long as you have a good heart.

마지막 동화는 바로 그 유명한 <미운 오리 새끼>이다.

외모 콤플렉스는 요즘도 만연한 문제 중의 하나이다. 의학 기술의 발달로 어느 정도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은 있지만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외모로 인한 스트레스에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아름다움과 추함의 절대 기준은 없다. 자기만의 높은 기준이 스스로의 외모를 비하하며 힘들게 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결국에 백조로의 화려한(?) 변신을 하게 되는 오리를 통해 외모 지상주의를 얘기하고 있다는 비판을 듣기도 하며 이 동화의 주제가 어릴 때 느꼈던 '외모보다 내면을 중시하자'가 아닌 '고진감래'에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같은 내용이라도 나이, 환경, 나의 심리 상태 등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음도 흥미로운 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