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 (양장) -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하여 Memory of Sentences Series 1
박예진 엮음, 버지니아 울프 원작 / 센텐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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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얼핏 들었던 여성 작가, 버지니아 울프의 책을 처음으로 접하게 되었다.

여성들이 인권적으로 억압받던 19세기 말~20세기를 살며 독학으로 지성을 쌓아 당대의 학자들과 토론했던 어찌 보면 시대를 앞서 나갔던 인물이었다.

안타깝게도 자살로 삶을 마감하였지만, 그녀가 남긴 문장들 속에서 누구보다 고심했던 인생의 의미를 어느 정도는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That was the strange thing, that one did not know where one was going, or what one wanted, and followed blindly, suffering so much in secret, always unprepared and amazed and knowing nothing; but one thing led to another and by degrees something had formed itself out of nothing, and so one reached at last this calm, this quiet, this certainly, and it was this process that people called living.

그것은 이상한 것이었습니다. 한 사람은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몰랐고, 맹목적으로 따라갔고, 비밀리에 너무 많은 고통을 겪었고, 항상 준비되지 않았고, 놀랐으며, 아무것도 알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일이 또 다른 일로 이어졌고, 점차 무에서 어떤 것이 스스로 형성되었고, 그래서 마침내 이 고요함, 이 확신에 도달했습니다. 이 과정이 곧 사람들이 삶이라고 부르는 것이었습니다.(삶의 복잡성과 미지의 미래를 묘사하며 우리가 때로는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는 채로 살아가지만 시간에 따라 모든 것이 조화롭게 결합할 것임을 의미)

무엇을 삶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먹고살기 위해 돈을 벌는 다람쥐 쳇바퀴 같은 삶이 적지 않은 세월 반복되다 보니 삶의 정의가 궁금해지는 요즘이다. 학창 시절에는 열심히 공부를 해서 좋은 학교에 진학을 하는 등의 구체적인 목표가 있었다면, 지금은 도무지 무엇이 목표인지를 쉽게 얘기할 수 없게 되었다.

돈을 많이 벌어 편하게 인생을 즐기고 싶다는 것이 삶의 목표라고 하기에는 너무 세속적인 것 같고, 어디로 가는지 정확히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잘 모르겠다.

남이 좋다고 하는 길을 맹목적으로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지금의 길에 도달했지만, 이제는 이 길의 방향과 목적지를 살펴봐야 할 시점이 된 듯하다.



The strange thing about life is that through the nature of it must have been apparent to every one for hundreds of years, no one has left any adequate account of it. The streets of London have ther map; but our passions are uncharted. Whar are you going to meet if you turn this corner?

인생에 대한 이상한 점은 수백 년 동안 모든 사람에게 그 본질이 분명히 드러나 있었지만, 누구도 충분한 설명을 남기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런던의 거리는 지도가 있지만, 우리의 감정은 아직 탐험 되지 않은 영역입니다. 이 구석을 돌면 무엇을 만나게 될까요?

인류가 지구상에 등장한 이후로 지금까지 못해도 수 백억 명의 사람이 인생을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왜 아직까지 정답지가 없는 것일까? 사람 수만큼 존재할지도 모를 고차원 방정식을 하나로 합칠 수 없을 만큼 난해하기 때문일까?

불과 3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차의 필수품이었던 지도는 너무나도 쉽고 간편한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등장하며 기억 저편으로 사라진지 오래다. 각자 인생의 목적지를 입력하면 가는 길을 알려주고, 심지어 막히면 우회할 수 있는 길을 알려주는 내비게이션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처음 가는 길임에도 당황하지 않으며, 앞에 장애물이 있어 정체가 발생해도 미리 알 수 있게 된다면 인생의 많은 고민이 사라질 것은 자명한 일이다.



What is the meaning of life? That was all-a simple question; one that tended to close in on one with years, the great revelation had never come. The great revelation perhaps never did come. Instead, there were little daily miracles, illuminations, matches struck unexpectedly in the dark; here was one.

인생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이것은 단순한 질문입니다. 몇 년이 지나도록 하나에 가까워지는 이 질문에, 위대한 깨달음은 절대 오지 않았습니다. 위대한 깨달음은 아마 오지 않을 것입니다. 대신, 일상의 작은 기적, 깨달음, 어둠 속에서 일어난 불꽃이 있을 것입니다. 이것 또한 하나의 깨달음입니다.

요즘 인생의 전환점을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뭔가 나를 변화시켜줄 깨달음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속으로만 때로는 말로만 인생을 바꾸자, 바꾸자 되뇌며 노력을 하지 않은 채 깨달음과 같은 행운이 스스로 나에게 다가오기만을 기다리는 수동적인 모습에 벗어나지 않은 채 말이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여 노력하며 조금씩 전진하는 발전된 모습만이 누적되어 훗날 큰 성과로 나타나는 것이지 요행을 바라며 나의 행동 양식과 주변 환경이 한 번에 바뀌길 바라는 것은 너무나도 허황된 욕심일 뿐이다.

어둠을 밝히는 커다란 횃불도 그 시작은 작디작은 불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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