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조직이 살아남는다 -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뉴노멀 시대 새로운 비즈니스 경쟁력
엘라 F. 워싱턴 지음, 이상원 옮김 / 갈매나무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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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오랜 기간 회사 생활을 해온 직장인의 관점에서 바라보게 된 책 제목에 호기심이 절로 간다.

서로를 챙겨주고 격려하며 구성원들 간의 조화를 우선시하는 조직이 최고의 조직이라는 생각은 아직까지는 변함이 없지만 여태까지 이런 조직에 몸을 담은 적은 없었다.

문자 그대로 이상향에 가까운 의미임이 분명한데 이런 얘기를 또 한다고? 그것도 성과에 대한 신상필벌이 확실한 서양에서 말이다.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가장 먼저 DEI라는 용어가 등장한다.

D(Diversity), E(Equity), I(Inclusion)으로 우리 말로 번역하자면 다양성, 형평, 포용이 되겠다.

Diversity(다양성): 사람 간 관계와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치는 실재하거나 인식된 차이. 인구학적 다양성뿐 아니라 모든 측면을 포괄한다.

Equity(형평성):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동등한 지점에서 평등하게 출발하지 않았다는 것. 따라서 모두가 성공할 기회를 만들려면 체계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하는 바탕에서 마련된 공정성과 공평성

Inclusion(포용성): 모두가 성공할 수 있는, 그리고 가치 있고 환대 받고 존중받고 지원받는다는 감정을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의 적극적 조성. 행동과 감정, 즉 실천과 결과는 진정한 포용을 실현하는 두 가지 핵심 요소이다.

인터넷에 DEI를 검색해 보니 우리나라 기업에도 관련 조직을 내부적으로 설치한 곳이 있는 걸 보면 전 세계적으로 DEI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확산되고 있는 과정인 듯하다.

이러한 DEI로의 여정은 크게 다섯 단계로 구분할 수가 있는데,

인식 -> 순응 -> 전술 -> 통합 -> 지속

이 바로 그것이다.

인식: DEI는 새로운 개념이고 이제 그 중요성을 인식했다.

순응: 우리의 DEI는 EEOC 등의 법규 준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전술: DEI는 우리 회사의 사업 계획 및 결과에 연결된다.

통합: DEI는 우리 회사가 하는 모든 것의 일부이다. 내외부적 노력이 DEI에 맞춰진다.

지속: 최고 수준의 DEI 노력이 장기적으로 굳건히 지속되며 개선이 이루어진다.

아직은 여전히 많은 기업이 DEI 2단계(순응, 31.4%)에 머물러 있다고 한다.



혁신의 출발은 직원의 마음을 얻는 것이라는 소제목에 참으로 공감한다.

한때는 세계시장을 호령하며 혁신의 대명사라 불렸던 거대 기업들이 변화하는 트렌드에 시기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해 한순간에 고꾸라지는 경우를 우리는 많이 봐 왔다.

기업이 오랜 세월 살아남기 위해서는 한때가 아닌 끊임없이 지속적인 혁신을 추구해야만 하는데 기업 수뇌부 일부만이 공허하게 혁신 구호를 외쳐서는 결코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

바로 내부 고객인 직원의 마음을 얻을 때만이 하나로 합심해서 혁신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친밀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리더라도 늘 자부해온 그로서는 직원과 한 번도 나눠보지 않은 민감한 대화 주제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조차 고통스러웠다. "제가 사는 집 안에서 문을 열어 보니 있는지도 몰랐던 방들이 나온 셈이었어요. 자신이 무심하고 무책임했다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좋은 일이었어요. 제가 모르는 영역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중요하고요. 그 불편함과 대면하는 일 자체가 엄청난 경험입니다."

이번 챕터에서 언급되는 기업은 아이오라 헬스라는 회사다.

2010년에 창립한 회사로 새로운 1차 의료를 도입함으로써 망가진 의료 체계를 전환하겠다는 의지로 아픈 환자로 돈을 버는 대신 환자의 건강 유지를 돕는 등 회사의 이익이 아닌 환자를 중심에 두는 헬스케어를 제공하겠다는 비전을 가진 회사다.

2020년 미국 미니애폴리스에서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에 살해당한 사건으로 미 전역이 들끓었을 때 CEO인 페르난도풀과 패커드는 직원들이 보이는 감정적 폭발에 대처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고 슬픔과 불안의 순간에 동료들을 지원할 방법도 알지 못함을 깨닫고 외부 전문가의 도움으로 본격적인 DEI의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

CEO가 아무리 좋은 정책과 제도를 적용하고자 하더라도 중요한 것은 직원의 마음과 호응을 얻는 것이다. 서로 간에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될 때만이 혁신도 성공할 수 있음을 우리는 알 수 있다.



이번 챕터는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위스키를 만드는 엉클 니어리스트에 대한 얘기다.

엉클 니어리스트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세우고 소유한 베스트셀러 증류주 브랜드로 직원 수 100명 미만의 작은 회사이다. 와인 및 증류주 산업은 700억 달러 규모에도 흑인이 소유한 양조장이 1% 미만일 정도로 유색인종이 희귀한 산업인데 흑인 여성 CEO인 위버는 여러 장벽을 깨뜨리면서 포용의 역사를 이루려 했고 여기서 더 나아가 최고 실적까지 달성하고자 했다. 전략은 생각의 다양성을 비롯해 모든 형태의 다양성을 포용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인구학적인 다양성에만 너무 함몰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다양한 유형의 사람은 인구학적인 소수 인종이 아니라 생각의 다양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회사 문화란 맥주를 사주는 게 아니라 함께 마시고 싶게 만드는 것

회사는 외부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거기다 좋은 성과까지 낸 제도나 프로세스가 있다면 적용하려는 경향이 크다. 하지만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제도나 프로세스를 단순히 들여온다고 해서 그것이 회사의 자산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것을 회사에 맞게끔 변형하고 관리하며 잘 운영되는지를 지속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맥주를 사줬다고 직원에게 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하지 말고 맥주를 함께 마시고 싶은 회사를 만드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조직 문화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DEI가 필수불가결한 요소라는 생각이 든다.

DEI를 종착점이 정해진 마라톤이라 생각하지 말고 직장 문화에 영구히 통합해야 할 요소라 생각하길 바란다. 회사 인력 구성이 인구학적 다양성을 확보하고 성 평등 정책이 자리 잡았다 해도 해야 할 일은 여전히 많다. 모든 직급의 직원들이 존중받고 가치를 인정받는지 늘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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