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이 분노에 답하다 - 분노라는 가면을 쓴 진짜 감정 6가지
충페이충 지음, 권소현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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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언론 지상에 분노로 인한 묻지 마 범죄가 나오면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나이가 들면서 그나마 조금은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나이가 먹을수록 우리 내부에 화가 많아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과정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인생사 고달픔이 계속되다 보면 자연스레 좋은 감정보다 나쁜 감정이 쌓이기 마련이다.

화나 분노 없이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테니 이런 감정이 발생했을 때 자연스럽게 해소 또는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분노를 억누르면 자신의 이미지를 유지할 수 있다. 분노를 표출하면 감정적이고 비전문적인 사람으로 보일까 봐 걱정하는 사람 역시 자신의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분노를 억누른다. 분노를 억누르면 너그럽고 관대하며 감정 조절력이 뛰어나 보이기 때문이다.... 분노를 억누르면 관계를 망친다. 다른 사람을 공격하지 않아서 그 사람과의 관계를 유지하더라도 관계 안에서 분노를 너무 오래 참으면 자연스레 불편해진다. 불편한 감정이 너무 많이 쌓이면 그 관계를 끝내거나 상대방을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든다. 따라서 어떤 관계에서든 분노를 계속 억누르기만 하면 언젠가는 관계가 끝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을 품고 있으면 실제 그렇게 된다."

사람들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것이 사회생활을 잘하는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 특히나 우리나라의 경우 그런 경향이 더욱 강하다. '분노'라는 것도 감정의 하나이다 보니 표출하게 되면 자신의 이미지가 깎이는 것이라 생각하여 속으로 참고 억누르게 된다.

단발성인 경우로만 그친다면야 큰 문제는 없겠지만 문제는 이러한 감정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자기 내부에서 온전히 차곡차곡 쌓이게 된다. 사람마다 이 감정의 그릇 크기가 다르겠지만 언젠가는 차고 넘치게 되고 이후에는 어떤 폭발력을 가질지는 쉽게 예상하기 어렵다.

극단적인 경우 범죄의 형태로 나타날 수도 있고 좋은 인간관계를 망치게 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화가 나는 이유는 타인의 행동이 아니라 타인의 행위에 대한 나의 해석 때문이다. 이 해석의 과정이 바로'라벨링(Labeling)이다... 상대방의 행위를 명명할수록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을 보기 어렵다. 라벨이 상대방과 나 사이를 가로막는다. 라벨에 집착할수록 진실한 유대 관계를 형성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긍정적인 라벨이든 부정적인 라벨이든 라벨링은 타인의 진정한 모습을 가린다."

상대방의 (누가 봐도 몰지각한) 일방적인 행동이나 행태가 화를 부르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인 경우 상대방의 행동에 대한 우리의 해석에 따라 감정이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책에서는 '라벨링'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데 문자 그대로 라벨링은 내가 어떤 글자나 의미를 적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나의 주관에 따라 글자나 의미를 적게 되므로 상대방의 동일한 행동이라도 나의 당시의 감정이나 기분에 따라 충분히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 여지가 있을 것이다.

게다가 이런 상대방을 향한 라벨링은 편견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상대방의 속 마음은 정작 그렇지 않은데 내가 잘못 해석하여 라벨을 잘못 붙이게 될 경우 인간관계를 망치거나 좋은 인간관계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가 사람 자체보다 문제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우리가 문제보다 우선이었던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어렸을 때부터 문제를 우선시하는 삶의 방식에 익숙해 다른 사람의 기분이나 그와의 관계보다 문제 해결이 더 중요했던 것이다....'적의가 없는 단호함'의 핵심은 '관점'과 '사람'을 구분하는 것이다. 상대방의 관점이 나와 다를 때 그의 관점에 동의하지 않으면서도 그 사람을 여전히 받아들일 수 있다면, 그를 향한 분노는 결국 줄어들거나 사라진다. 하지만 그의 관점이 아니라 그 사람이 나쁘다고 생각하면 분노는 더욱 강렬해지고 인신공격까지 서슴지 않는다... 다른 사람을 향해 분노하거나 부정할 때 먼저 자신에게 물어보자. '나는 그의 전부를 부정하는 걸까, 아니면 그의 생각을 부정할 뿐일까? 우리 사이에 문제가 더 중요할까, 아니면 관계가 더 중요할까?"

학창 시절부터 우리는 문제 풀이에 길들여져 왔다. 거기에다가 문제도 출제 확률이 높은 한정적인 부분만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달달 외우며 빠른 시간 안에 정답을 도출하는 것이 능력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회생활을 하면서 겪게 되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도 정답 풀이에만 집중하게 되었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친구 관계든 연인 관계든 인간관계에서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정작 중요한 관계는 도외시한 채 문제만 해결되면 관계도 자연스럽게 해결되리라 생각하며 문제 풀이에 집중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분노도 표출되게 되고 문제가 결국 상대방이라는 생각에 도달하는 경우 분노는 더욱 커지며 관계의 파탄까지 일어나게 된다.

문제가 중요한지, 관계가 중요한지 늘 생각하다 보면 분노는 자연스럽게 조절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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