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바빠도 마음은 챙기고 싶어 - 날마다 나에게 다정한 작은 명상법
파울리나 투름 지음, 장혜경 옮김 / 갈매나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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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에서 잘 산다는 얘기는 거의 대부분 좀 더 물질적으로 풍족한 삶을 의미하는 경우가 거의 100%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돈이 조금만 더 있으면 차를 살 수 있을 텐데', '돈을 좀 더 모았으면 집을 살 수 있었을 텐데', 돈, 돈, 돈 현대인들이 모여서 담소를 나누거나 술을 한잔하거나 하면 돈 얘기는 반드시 빠짐없이 단골 소재로 등장한다. 코인이 되었든, 부동산이 되었든, 주식이 되었든 남들과는 다른 결과를 이끌어낸 사람을 보면 부러움의 눈길로 쳐다보게 된다.

하지만 물질과 더불어 양립하고 있는 마음. 정작 마음을 이야기하고 챙기는 것과 같은 소재는 이야기에 잘 등장하지도 않을뿐더러 등장한다고 하더라도 잠시 잠깐 스쳐 지나가듯 사라져 버린다.

우리가 그렇게 되고 싶어하고 부러워하는 부를 이룬 사람들도 스스로의 삶을 마감한 안타까운 뉴스들을 보면 물질이 행복의 전부인 양 삶의 전부인 양 생각하고 그걸 지향하는 우리의 삶의 자세가 허상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동양이 그 원류라고 말할 수 있는 명상은 요즘은 서양에서 더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산업혁명과 함께 일찍이 자본주의의 꽃을 피웠던 서양이 물질의 극에 도달한 후 그 반작용으로 정신에 대한 갈망이 생겼으리라.

현대인의 삶에 가장 큰 위해를 끼치는 것은 '스트레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암과 같은 난치병의 원인도 스트레스라는 연구가 있듯이 육체적인 것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부분에도 커다란 영향을 끼친다.

하지만 이 스트레스라는 것은 사람에 따라 받아들이는 바가 천차만별이다. 같은 스트레스가 누구에게는 인생을 휘청이게 할만한 태산 같은 무게로 다가올 수 있고 누구에게는 잠시 잠깐 스쳐 지나가는 티끌과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

이 차이는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냐 하는 뇌의 작용에 다름 아니다. 생각에 따라 그 크기와 강도를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명상'이다.

"명상(Meditation)은 라틴어로 '곰곰이 생각하다' '중앙을 향하다', 티베트어로 '자신과 친해지다', 산스크리트어로 '자아를 키우다'라는 뜻입니다."


명상을 학창 시절에 접하고 지금껏 아주 띄엄띄엄(?) 실천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하는 데 있어서 가장 어려운 것은 역시나 의지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겠다. 퇴근하고 나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피곤한 상태에서 매일 일정 시간을 할애해 가부좌를 하고 실천하는 것은 참으로 쉽지 않은 계획이고 목표였다.

며칠 실행하고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기를 반복하며 별다른 효과도 누리지 못하고 나의 의지박약만 느끼며 자괴감을 느끼는 삶을 계속해서 반복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생각을 전환했다. 명상이 무엇보다 인생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활동임을 알기에 꾸준히 지속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보다 쉽게 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우자고 말이다.

그동안 왜 힘들게 심신이 지쳐있을 매일 밤 자기 전에 하려고 했는지 의아함이 들었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는 도전 정신을 느끼려고 했는지는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결과는 늘 자괴감이었다.

출퇴근 시간, 점심시간, 기타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기로 하였다. 힘들게 가부좌를 틀 필요도 없고 활력이 어느 정도 충전된 아침, 낮이다 보니 확실히 진입 장벽이 낮음을 알 수 있었다.


입사 5~6년이 되었을 때 누구나 한 번씩 겪는다는 그 시점에 '내가 왜 회사를 다니고 있나'하는 근원적인 질문이 계속해서 머릿속에 떠올라 회사에 출근하는 것 자체가 힘들었던 시기가 생각이 난다.

이러다가는 그냥 사표를 쓰고 회사를 나갈 것 같다는 생각에 당시 환경으로는 쉽지 않았던 금요일 오후 반차를 쓰고 무작정 겨울 산행을 감행했다. 산 정상 대피소에서 하루를 묵었었는데 산 정상에서 지상을 바라보며 느꼈던 그 감흥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사람을 잘 보이지도 않았고 건물이나 자동차가 마치 장난감처럼 보이던 그때. 내 마음속에 가지고 있던 스트레스가 마치 티끌처럼 느껴지며 가슴속에 벅차오르는 기운을 느끼며 가슴이 벅차올랐다.

그때 그 당시를 떠올리며 우리가 산과 같다면, 산과 같은 여유가 있다면 많은 번뇌와 스트레스에 휩쓸리지 않고 담담히 쳐다볼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산이 되어 맞이한 하루를 상상해 봅니다. 해가 뜨고 사람들은 당신을 만나러 올라옵니다. 당신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불만이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다른 산에 가야 했다며 후회하는 사람도 있겠지요. 하지만 산이 된 당신은 흔들리지 않는 강인한 마음으로 모든 일을 담담하게 지켜봅니다. 하루, 또 하루가 가도 평온합니다."

20대, 30대 초중반만 하더라도 나는 감정에 별 동요가 없는 사람인 줄 알았다.

하지만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니었는지, 아니면 삶의 무게가 인생의 험난함이 나를 다른 사람으로 바꿨는지는 모르겠지만 요즘은 약하디 약한 외부 자극에도 감정이 요동침을 쉽사리 느끼게 된다.

손에 잘 잡히지도 않는 머나먼 부에 집중하며 정작 훨씬 더 중요한 나의 마음은 챙기지 못했던 당연한 결과라 생각된다. 무엇이 더 중요한지, 무엇을 위해 나아가야 하는지 고민해 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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