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둘리지 않는 말투, 거리감 두는 말씨 - 나를 휘두르는 타인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책
Joe 지음, 이선영 옮김 / 리텍콘텐츠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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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하고 어렸던 학창 시절만 해도 친구들과의 가벼운 언쟁이 있을 수 있었지만 인간관계에 대해 딱히 큰 스트레스를 받은 기억은 없다.

아닌 경우도 분명 있겠지만 학창 시절에는 이익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보니 성인이 됐을 때보다는 좀 더 순수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상대방을 대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반면에 성인이 되고 나서는 본격적으로 사회생활을 하게 되고 학창 시절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넓은 범위와 예상치 못했던 인물들을 여러 다양한 경로로 많이 만나게 된다. 대부분 바탕에는 업무와 이익이 바탕이 되다 보니 확연하게 인간관계에 대한 순수성이 떨어지게 된다.

사회생활은 곧 조직 생활과도 같아서 수직적인 계층 구조를 많이 띄다 보니 관계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많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거기다가 알게 모르게 많은 사람들이 '착한 사람 증후군'을 가지고 있어 상대방의 부탁을 거절하지 않고 잘 받아주는 등의 행동이 인간관계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실제 속 마음은 분명히 스스로에게 거절의 의사를 표현하고 있지만 많은 경우 이 속마음을 직접 상대방에게 표현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거부 의사를 전달했을 경우 상대방과의 관계가 멀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왜 가까이 가려고 할까요? 그것은 인간관계는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좋은 것이라는 잘못된 확신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신도 그럴 수 있습니다. 상대로부터 부당한 취급을 받고 있다고 느꼈을 때도 '나의 친밀함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나를 더 자주 보여주면 잘 될 것이 틀림없다.'라고 믿고 상대와의 거리를 좁히려고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것이 더욱 휘둘리는 원인이 될 가능성을 높이는 것은 아닐까요?"

책에서 말한 얘기가 정답이 아닐까 생각한다. 인간관계가 중요한 현대사회에서 인간관계의 끈을 놓치지 않기 위해 부당하거나 불합리한 대우를 받더라도 도리어 자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며 더 다가가려고 하는 것이 일반적인 특성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상황을 교묘하게 이용하려는 상대방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최근에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는 '가스라이팅'이 그 대표적인 경우라 할 수 있겠다. 이러한 구조는 악순환의 고리일 가능성이 커 점점 더 수렁으로 빠지게 되고 시기 상의 문제일 뿐 언젠가는 폭발하고 마는 시간폭탄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러한 상황이 되기 전에 우리는 스스로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나올 수 있어야 한다.


"당신은 당신을 휘두르는 사람을 곤란하다고 생각할 뿐 싫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싫지는 않다.'라고 생각하면, '그저 그렇다.' 이상의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이 됩니다. 그런 무의식의 분류에 따라 좋아하니까 더 가까워지고 싶다, 가까워지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착각하게 됩니다. 이제 '그 사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라고 자문할 때 '보통'이라고 확실히 자답할 수 있도록 합시다. '아니, 조금은 좋아하거나 싫어하거나, 그렇지 않아?'라고 물어도 '아니, 완벽하게 보통이야.'라고 단언하는 것입니다"

이분법적 사고로 인간관계를 정의하려는 사람들도 많다. '좋은 사람' 아니면 '나쁜 사람'으로 관계를 분류하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상대방도 그렇게 여길 거라 생각하고 나쁜 사람으로 인식되기보다는 상대방에게 좋은 사람이라는 각인을 새기고 싶어 한다. 그래서 '이 부탁을 거절하지 않고 들어주면 나를 좋은 사람으로 생각해 줄 거야', '내가 더 노력하면 더 좋은 관계를 가질 수 있을 거야'라는 착각 속에 빠져 있다.

하지만 관계를 무 자르듯 깔끔하게 두 가지 분류를 나눌 수는 없다. 좋은 사람이 있고 나쁜 사람이 있으면 보통인 사람도 있는 것이다. 보통과 좋은 사람 사이의 관계도 있을 수 있고 당연히 보통과 나쁜 사람 사이의 관계도 있을 수 있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고 싶은 마음은 이해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인간관계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법이다.



"객관적으로 봐도 당신에게 잘못이 없다면 거절한 뒤 일부러 먼저 연락을 하거나 상대를 만나러 갈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만일 거절하는 시점에서 당신에게 책임이 있다고 해도, 그 시점에 사과하면 그걸로 그 일은 끝난 것이고, 두고두고 그 일에 대해 질질 끌어도 바뀌는 것은 없습니다. 그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대화를 시작하면 됩니다... 거절이라는 행위를 특별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언제나 불편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거절한 후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말을 건네는 것입니다. 마치 거절하는 일이 나에게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한 표정을 하고 말을 거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애초에 상대방이 무언가를 부탁하거나, 권유하는 것은 상대방의 마음이고, 그것을 거절하는 것 또한 당신의 권리입니다... 상대의 반응이 탐탁지 않아도 뭔가 안 좋은 일이 있었겠다고 생각하고, 굳이 자신의 탓을 하지 말고 평소처럼 행동하는 것입니다. 상대의 언짢은 얼굴도 일종의 연기입니다. '얼마 전에 당신에게 거절당해 상처받았습니다. 미안하다고 느끼세요. 사과하세요.'라고. 그런 표정에 반응할 필요는 없습니다... 상대도 마찬가지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이야기를 이어나간다면 그대로 그 관계를 이어가도 좋습니다. 만약 당신이 말을 걸어도 언짢은 듯이 행동한다면 자연스럽게 그 관계를 놓아주세요. 필요한 것은 상대방의 감정을 굳이 신경 써주려 하지 않는 둔감함입니다."

어렵게 거절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 뒤의 대처(행동) 또한 중요하다. 힘을 내서 용기를 내서 상대방의 불합리한 부탁을 거절했지만 오히려 거절한 당사자가 상대방이 안 좋은 기분을 느끼는 건 아닌지 걱정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만큼 상대방에 대한 배려나 여린 마음이 기본 성격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는 책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과감하게 둔감해질 필요가 있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상대방을 평상시처럼 대하는 것이다.

상대방이 언짢아하거나 싫은 내색을 한다면 이 관계는 더 이상 깊게 들어갈 필요가 없다는 것이 자명해지는 것이고 상대방도 평상시처럼 대한다면 나와의 관계를 신경 쓰고 있는 사람이니 이 사람과는 좀 더 알아봐도 괜찮구나 하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과감함과 둔감함이다. 이어질 인연이 있다면 더한 시련에도 이어지는 것이 인연이고 연이 없다면 아주 사소한 일에도 끊길 수 있는 것이 인간관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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