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력감과 정반대로 낮은 자존감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 하나 있다. 바로 존중받기 위한 도구에 집착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도구를 획득하면 자존감이 높아질 수 있을 거라고 착각한다. 이 또한 결국 가짜 자존감에 불과하다. 안타깝게도 오늘날의 한국인들은 대부분 존중받기 위한 도구를 획득하는 데 필사적으로 매달리고 있다. 이들에게 존중받기 위한 도구란 한국 사회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것들이 될 수밖에 없다. 학생의 경우에는 성적, 여성의 경우에는 외모, 직장인의 경우에는 연봉이 존중받기 위한 대표적인 도구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명품, 외제차, 학력, 사회적 지위 등도 이러한 도구로 간주된다."
다른 사람의 내면을 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우리는 사람의 외부적인 모습들을 보고 사람을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그 외부적인 모습에는 외모, 지위, 권력, 명예, 돈 등이 있겠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리고 실제적으로 그렇게 하는 것이 더 쉽기 때문에 외부적인 모습, 도구에 집착하여 스스로를 높이려고 한다. 특히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에 대한 갈망은 참으로 대단하다. 돈만 많다면 많은 사람들이 우러러보기도 하고 돈으로는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러한 물질 만능주의, 물질 숭배주의가 팽배한 사회는 결코 건강한 사회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외부적인 것이 아니라 인간 내면 본성의 아름다움을 볼 줄 알고 그 가치를 인정해 주는 사회에서는 이 자존감이라는 사회적인 문제는 아마 생기지 않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