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이 불안에 답하다 - 감정을 다스리는 심리 수업
황양밍.장린린 지음, 권소현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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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흐를수록, 나이를 먹을수록 불안 심리가 더 커지는 것은 인지상정인 것일까?

인생에서 남은 날보다 살아온 날이 더 많다는 느낌이 들수록, 준비되지 않음에 그리고 더 나은 삶을 살 수도 있었다는 후회와 자책감에 불안감은 더욱 커지는 것 같다.

불안 심리를 완전히 없앤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이고 어떻게 하면 이런 상황에 보다 현명하고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을까?


"마틴 하이데거가 말한 '함락'을 심리학 용어로 바꿔 표현하면 가장 익숙하고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는 곳, '안전지대'이다. 하지만 계속 안전지대에 머무른다면 우리는 발전할 수 없다. 그런데 불안은 이러한 안전지대를 뛰쳐나갈 기회를 제공한다."

바로 지난 책에서도 언급했지만 우리 뇌는 본능적으로 쉽고 편한 방향으로 적응하려는 습성이 있다. 이 상태가 바로 자기 계발서에서 많이 언급하는 '안전지대'이다. 당연히 이 상태에 머무르게 된다면 발전은커녕 퇴보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러한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여러 방법 중에서 이 책은 아이러니하게도 '불안'을 언급하고 있다.

부정적이고 안 좋은 이미지로만 인식되어온 불안은 이와 같이 긍정적인 면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세상 모든 만물은 양면성을 띠고 있는 법이다. 미래에 대한 '불안'은 현재의 '나'가 움직일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리사 펠드만 바렛 교수는 30여 년간의 연구를 통해서 2.0버전의 새로운 감정 이론을 제시했다. 그녀의 주장에 따르면 감정은 태어날 때부터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며 수동적으로 유발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대뇌가 만들어내는 것이다. 기본 감정이라는 것도 존재하지 않으며 감정으로 인해 표출되는 반응 역시 고정 불변하는 것도 아니다.... 감정은 우리 몸에 '강림'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직접 만드는 것이다. 불안을 비롯해 다양한 감정은 우리의 대뇌가 만든다. 우리는 감정의 노예가 아닌 주인이다. 건강한 신체와 왕성한 에너지를 유지하고 다양한 인생 경험을 하면 감정을 장악할 수 있고 외부의 변화에 좌우되지 않는다."

몰랐다. 아니 오해했다는 것이 조금 더 정확한 표현이겠다. 감정이라는 것이 본능에 가까워 타고난 것이라고 생각했다. 기쁘고, 화나고, 슬프고, 즐거운 즉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인 희로애락이 뇌에 새겨진 본능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저명한 심리학자의 주장대로라면 이러한 감정도 인간 개개인이 직접 만든다는 것이다. 감정을 받아들이는 정도는 개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에 일정 부분 감정의 진폭에 대한 변동성은 있다고 생각했지만 오롯이 개인의 다양한 경험과 성장 배경, 환경 등에 따라 달리 경험하는 것을 기반으로 하여 대뇌가 만든다는 것이다.

그렇다는 얘기는 외부의 변화에 흔들릴 필요 없이 굳건한 감정을 우리 스스로가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독서를 통한 간접경험이든 사람을 직접 대하는 직접경험이든 다양한 경험을 쌓는다면 우리 감정을 좀 더 풍부하고 풍요로울 수가 있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외부의 어느 정도 수준의 충격에는 견딜 수 있는 내성을 만들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당연하겠지만 감정의 변동이 줄어든다면 자연스럽게 불안감을 느낄 여지도 적어질 것이다.


"관계의 불안에서 반려자, 가족, 친구 등 사회적 관계에 놓인 사람들과 잘 지내는 방법을 살펴보았는데, 사실 가장 중요한 관계는 '나 자신과의 관계'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자신을 존중할 수 있을까? 나는 자신과 연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를 사랑하면 그 사람과 무엇을 할지, 그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는지와 같은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운다. 이런 식으로 자신과 연애를 해 보자."

인간관계는 사회생활을 영위함에 있어서 그 무엇보다 중요한 덕목 중의 하나로 많은 사람들이 얘기하곤 한다. 그러다 보면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치중하게 되고 정작 중요하게 챙겨야 할 자기 자신은 소홀히 하게 마련이다.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아끼고 사랑할 수가 쉬운 일일까? 아마도 아닐 것이다. 거기다가 다른 사람에게는 한없이 유한 잣대로 판단하는 사람이 자기 자신에게는 가혹하리만치 엄격한 잣대를 들이미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다 보면 자기 자신에 대한 실망감과 자괴감만 점점 더 쌓일 뿐이다. 이러한 감정은 앞으로의 여러 가지 일을 준비하고 실행함에 있어서 불안의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책에서 얘기하는 방법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애인이라 생각해 보자. 애인을 기쁘게 하기 위해서 하는 몸짓이나 행동을 스스로에게 하면 되는 것이다. 실수를 하더라도 너그러이 넘어가 주고 잘한 게 있다면 스스로에게 칭찬을 하며 무엇인가를 이루어냈다는 성취감을 느낄 때 자신에게 선물을 주어 기념하는 것들이 있을 것이다.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오는 불안감은 자기 자신에게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을 먼저 아끼고 사랑한다면 인간관계에서 오는 걱정과 불안은 많은 부분 덜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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