周易 주역
조범서 지음 / 지식과감성#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경, 서경과 함께 유교 3경전 중의 하나이며, 동양 고전의 정수라 불리는 주역. 역경이라 부르기도 한다.

혹자는 길흉화복을 점치는 점술서로 치부하기도 하고, 혹자는 우주의 운행이 담긴 고차원적인 철학서로 얘기한다. 학창 시절에 동양 고전에 관심이 많아 사서삼경을 찾아보곤 했지만 이 책 주역과는 연이 크게 닿지는 않았다.

주역을 제외하고 나머지 책들은 역사적 서술뿐만 아니라 인간 군상의 모습을 묘사하여 그나마 읽기가 수월했다면 주역은 첫 장부터 그 진입장벽이 너무 높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주역을 통달하여 하늘의 이치를 깨닫기는 현실적으론 어려워 보이고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 조그마한 파편이라도 얻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주역은 상경, 하경 및 십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책은 상경, 하경을 다루고 있다.

상경은 건괘를 시작으로 해서 이괘까지 30개의 괘를 그리고 하경은 함괘부터 미제괘까지 34개의 괘를 다루고 있다. 합하여 총 64괘가 되는 것이다.

주역에서 가장 먼저 등장하는 괘인만큼 그 중요성은 따로 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고, 이 '건'이라는 글자는 하늘의 성격과 본질적 기능을 의미하는 글자라고 한다.

고대 국가는 농경 사회였으므로 국가의 견고한 기반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물을 다스리는 치수가 중요했다.

비와 연관되는 용과의 대결을 비유한 표현이 멋들어지게 느껴진다.

얘기가 삼천포로 잠시 빠지자면 항룡유회가 너무 낯이 익어 곰곰이 생각해 보니 학창 시절에 정말 감명 깊게 읽었던 김용의 무협대작 사조영웅전에서 곽정이 사용한 강(항)룡십팔장 초식 중 하나의 이름이었음을 기억해 냈다. 어찌 보면 무협과 전혀 관련이 없는 주역의 문구에서 초식을 따온 저자의 학식과 센스가 돋보인다고 하겠다.



주역의 20번째 괘인 관괘는 한자의 뜻 그대로의 의미로'보다', '바라보다', '살펴보다'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유교 경전을 보면 '군자' 그리고 반대되는 개념인 '소인'의 표현이 많이 사용됨을 알 수 있다. 군자와 소인의 정의는 시대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 있겠지만 그 본질적인 의미는 아마 시간이 흐른다 해도 불변할 것이다.

주역을 문자 그대로만 해석해 보면 치국과 부국, 정치, 인간사 등을 기술한 책으로 보이지만 그렇게 간단하게 해석만 하면 해결될 책이 아님은 분명해 보인다. 자간과 행간에 숨어 있는 본질적인 의미를 꿰뚫어 볼 수 있는 혜안을 가지는 날이 올 수는 있을까? 아니 왔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