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바라보는 상대를 추측하거나 단정하지 말자. 추측은 실제 사실과 맞지 않을 때가 많다. 잘못된 억측으로 바라보면 자신만 폐쇄적인 세계 또는 공포스런 세계에 빠지게 된다. 상대는 그대로인데 자신의 시각의 문제로 불리한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상처받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것 중의 하나는 아마도 상대방을 자신의 기준에서 판단하여 예단하는 것이다. 상대방은 자신과는 전혀 별개의 인격체임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이 한 말이나 행동을 자신과 동일하다는 판단하에 자신의 기준으로 해석한다.
실제로는 상대방이 자신에게 한 행동은 아무런 뜻이 없거나 도리어 호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걸 부정적으로 해석하여 자신만의 폐쇄적인 세계에 가두거나 심지어 공포스러운 상황에 빠뜨리기도 한다.
상대와 나가 조금이라도 친밀감이 있다면 서로 동일시하려는 인간의 본성 때문이 아닐까? 공생의 상대가 되면 상대방과 자신을 동일시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자신이 굳이 말하거나 행동하지 않아도 상대방은 자신의 의중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수 십 년 동안 다른 부모 밑에서 다른 환경, 다른 인격체로 살아온 사람이 어떻게 짧은 인연만으로 동일화될 수 있을까? 아니 과연 동일화될 수 있기는 한 걸까? 저 사람과 나는 다른 사람이며, 독립적인 인격체라는 생각을 기반으로 한다면 상처받게 되는 경우가 조금은 줄지 않을까?